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목포 구도심 투기 논란으로 제기된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의혹이 자유한국당 장제원·송언석 의원으로 옮겨 붙었다.
한국당 예결위 간사인 장제원 의원의 경우, 지난해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자신의 가족이 운영하는 대학 관련 예산 지원 확대에 관여한 의혹이 제기됐고, 송언석 의원은 본인 관련 부동산이 소재한 김천역 구도심 활성화를 주문하며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엄정하게 조사해서 공당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라"고 압박했고, 한국당은 "손혜원 의원을 구하기 위한 물타기"로 맞섰다.
민주당 "손혜원 사건은 검찰 수사 중, 한국당도 합당한 설명 내놔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아침 조간을 보면 두 야당 의원이 공적 권한을 사적 이익에 썼을 개연성이 크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한국당은) 두 의원에 대한 의혹제기에 대해 합당한 설명을 해야 한다, 이것이 국민의 요구"라고 지적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최고위 결과 브리핑에서 "장제원 의원에 이어 송언석 의원도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졌다"며 "한국당은 침묵으로 일관하지 말고 엄정하게 조사하여 공당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기회에 필요하다면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와 그 기준을 마련하는데 여야가 함께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는 앞서 같은 당 표창원 의원도 장제원·송언석 의원 관련 기사를 본인의 페이스북에 게재하면서 제안한 내용이다. 표 의원은 이날 이 페이스북 글을 통해 "모든 국회의원과 그 친인척에 대해 이익충돌 여부를 전수조사해야 한다"며 "후안무치, 내로남불, 정쟁 구습 타파하고 깨끗한 정치, 정치혁신으로 물갈이 하자"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홍 수석대변인은 "우리도 손혜원 의원의 경우는 이해충돌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며 한국당의 '물타기' 지적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목포 구도심 투기 논란은) 이미 국무총리가 말한대로 검찰 수사하고 있다"며 "비슷한 이해충돌 내용으로 두 분(장제원·송언석)도 (의혹이) 나왔으니 (손 의원과) 같은 수준으로 상임위에서도 나오고, 한국당도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재차 주문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또한 "고위공직자들의 이해충돌 문제에 대해 국민들의 비판, 분노가 있는 걸 아는 만큼 차제에 기준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전수조사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관련한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이와 관련, "의정·입법활동의 이해충돌 가능성, 지역구 활동과 의정활동의 기준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특정 정당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국회 차원에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당 "권력형 비리를 물타기로 일관... 이해충돌 부분은 조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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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총 소집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
| ⓒ 남소연 | 관련사진보기 |
그러나 한국당은 이를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국회의원 이해충돌 전수조사 요구 등을 일축한 상태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두 의원의 사례를 거론하면서 "권력형 비리를 물타기로 일관하는 것이다. 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뿐 아니라 권력남용 범죄행위를 묻어버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해충돌 사례로 보도된) 한국당 의원들은 이해충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그렇다고 해도 (범죄행위가 아닌) 이해충돌에 불과하다. 이 부분은 당에서도 사실을 조사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오늘부터 민주당은 소위 물타기를 시작하고 있다"며 "우리는 (청와대 전직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사건의 특검, (청와대의 국채발행 외압 폭로) 신재민 사건 청문회, 손혜원 사건 국정조사 이 모든 것에 대해 답을 들어야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논평을 통해서도 이번 논란을 '손혜원 구하기용 물타기 술수'라고 비난했다. 특히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전날(27일) JTBC <썰전>에 출연해 나경원 원내대표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거론한 것에 대해 맹비난했다. 표창원 의원은 해당 방송에서 "나 원내대표가 (목포로) 간 건, 패착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이미 건물 투기 의혹이 일었던 분"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나 원내대표의) 신당동 건물이나 성남 토지에 대한 의혹 제기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 충분히 설명된 내용임에도 손혜원 구하기용 물타기를 위해 무리하게 다시 의혹을 끄집어낸 것"이라며 "향후 이런 식의 악의적 음해와 물타기 시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법적 책임 등 강력대응할 것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