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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총리 집무실인 프놈펜 평화궁에 도착해 훈센 총리의 영접을 받고 있다.
 캄보디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총리 집무실인 프놈펜 평화궁에 도착해 훈센 총리의 영접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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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대 7억 달러에 이르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을 캄보디아에 지원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훈 센((Hun Sen) 캄보디아 총리는 15일 오전(현지 시각) 캄보디아 총리실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에 대한 기본 약정'을 체결했다. 

EDCF란 개발도상국의 산업화와 경제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자금(ODA, 선진국이 개발도상국 등에 하는 원조)이다. 공적개발원조자금에는 무상원조와 유상원조가 있는데 EDCF는 후자에 해당한다.

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을 통해 우리의 2대 개발협력파트너인 캄보디아에 대한 지원이 확대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훈 센 총리는 이러한 한국의 EDCF 차관 지원에 감사 인사를 건네면서 캄보디아 경제성장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이 지속되기를 희망했다.

대캄보디아 ODA 규모는 총 6억7000천만 달러(1987~2017년 누계)로 이는 수혜국가 중 베트남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EDCF 차관에 대한 기본 약정에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 정부가 캄보디아에 제공할 EDCF 차관의 지원기간과 한도, 지원조건·절차 등이 규정돼 있다.

이 약정이 체결됨에 따라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 정부가 캄보디아에 지원할 수 있는 EDCF 차관의 한도는 이전의 3억5000천만 달러(2016~2018년)에서 최대 7억 달러로 늘어난다.

양국 합작 최초의 농산물검역시설 개소... 농업협력 지속하기로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인적 교류와 교역액이 크게 늘어난 점을 평가하면서 앞으로 농업과 인프라 건설, 제조업, 금융업 등을 중심으로 상호보완적이고 호혜적인 방향에서 상생번영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과 캄보디아는 재수교한 지난 1997년 1430명에 불과했던 인적 교류는 지난 2017년 37만5000명으로 262배 이상 늘어났고, 같은 기간 교역액에도 5400만 달러에서 9억7000만 달러로 약 18배나 늘어났다.

이어 두 정상은 캄보디아에 진출한 200개 이상의 한국 기업들이 양국의 동반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중과세방지협정' 협상을 가속화해 기업지원과 투자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중과세방지협정이란 기업이 외국에서 소득을 얻었을 경우 본국 또는 외국 중 한 나라에서만 세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국가 간 협정을 가리킨다. 한국의 경우 사업소득 과세, 국제운수업소득 면세, 배당소득 과세, 이자소득 과세, 로열티 과세 등에서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양국 기업의 합작 투자로 캄보디아 최초의 농산물검역시설(농산물유통센터)이 문을 열었다. 두 정상은 이 시설의 개소가 캄보디아의 농산물 수출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러한 농업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올해 말 열릴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성공 위해 협력

또한 문 대통령은 "양국이 1997년 재수교 이래 발전시켜온 긴밀한 협력관계를 신남방정책을 통해 더욱 성숙하고 상생 번영하는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훈 센 총리도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을 적극 지지한다"라며 "신남방정책 기조 하에서 앞으로 한-캄보디아 및 한-아세안 관계가 더욱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화답했다. 

한국과 캄보디아는 지난 1970년 수교했지만 지난 1975년 크메르 루즈(지난 1967년 결성된 캄보디아의 급진좌파 무장단체)가 집권한 이후 단교했다가 지난 1997년 재수교했다.

두 정상은 올해 말 한국에서 열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2018년 11월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제안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올해 말 한국에서 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당시 문 대통령은 '넥스트 베트남'으로 부상하고 있는 메콩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아세안 내 개발격차 해소를 지원하기 위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올해 말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를 개최하겠다고 제안했고, 메콩지역 국가들이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처음 열리는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에는 캄보디아와 베트남, 태국, 라오스, 미얀마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국립의과대 부속병원 설립 등 지원

정상회담이 끝난 뒤에는 정부간 협정 1건(2019~2023년간 EDCF 차관에 관한 기본약정'), 기관 간 양해각서(MOU) 3건과 계약 1건을 체결했다. 양해각서와 계약에는 마이크로그리드 및 충전소 보급사업, 투자증진 협력, 학술 협력, 국립의과대학 부속병원 건립사업 차관공여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캄보디아 농촌지역 21개 학교와 마을에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 저장장치를 결합한 독립형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와 배터리 충전소를 지원하고, 캄보디아 국립의과대학 안에 병상 200개의 부속병원을 설립한다. 여기에 의료장비 및 시스템 구축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양국 싱크탱크인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왕립학술원 사이에 학술협력이 체결됨에 따라 농업과 농식품가공업, 도시개발, 교통, 환경, 관광, 금융, 정보통신기술, 국제협력, 문화, 국가보건, 교육 등 12개 분야에서 양국의 공동연구와 정책자문, 학술교류 등이 진행된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지난 2018년 9월 '한국-인도네시아 산업혁신 연구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에서는 우리 신남방정책의 성과와 한-아세안, 한-메콩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을 확인함으로써, 양국 간 협력이 양자 차원에서 지역 차원으로 확대됐다"라고 평가했다.

한국 대통령의 캄보디아 방문은 10년 만(양자 차원)이다. 문 대통령은 내일(16일) 세계에서 가장 큰 불교·힌두교사원인 앙코르 와트를 방문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전날(14일) 저녁 훈 센 총리 부부가 문 대통령의 숙소로 찾아와 90분간 친교만찬(social dinner)을 열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훈 센 총리 쪽에서 공식회담과 별도로 친교의 시간을 갖고 싶다고 요청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태그:#대외경제협력기금 차관 , #한-캄보디아 정상회담, #문재인, #훈 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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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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