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세는 도피하기 딱 좋은 나이다."
불법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이 언론을 통해 "64세의 나이에 어디로 도피한다는 말이냐"라고 입장을 밝히자, 정의당이 "그 나이가 어때서 그런가"라며 일침을 날렸다.
<중앙일보>는 25일자 지면을 통해, 김학의 전 차관이 보낸 A4 5매 분량의 입장문 일부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정말로 면목이 없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라며 "해외로 도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64세의 나이에 어디로 도피한다는 말이냐"라며 "죽어도 조국에서 죽어 조국에 뼈를 묻을 생각"이라고도 덧붙였다.
지난 22일 밤 태국으로 출국하려다가 제지당한 김 전 차관은 "법적으로 하자가 없어 출국이 가능하다고 믿었다"라며 "심신이 지쳐있는 상황에서 어리석은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비행기도 왕복 티켓이었다" "짐이 간단한 옷가지 몇 벌 뿐이어서 장기간 도피라는 오해는 풀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는 등 도피성 출국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법무부의 긴급출국금지 조치에 대해서도 "위법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64세. 그 나이가 어때서 그런가"라며 "그 나이에 특수강간 피의자도 될 텐데, 64세는 도피하기 딱 좋은 나이다"라고 꼬집었다. 최석 대변인은 "검찰은 신병 확보가 무엇보다 우선일 것"이라며 "김학의 특수강간 사건은 시작일 뿐이다. 그 당시 검찰, 법무부, 청와대가 개입된 정황까지 포착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 번의 거짓말을 덮기 위해선 더 많은 거짓말이 필요하다"라며 "당시 수사와 연관된 검찰에 또 다시 수사를 맡기는 것은, 미흡했던 사건 은폐를 완성할 기회를 다시 한 번 주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주장했다. "김학의 특수강간으로 시작될 재수사는 특검이 해야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최 대변인은, 김학의 전 차관이 "죽어도 조국에 뼈를 묻을 생각"이라고 말한 걸 인용하며 "옳은 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학의 전 차관은 죄에 발이 묶여 원치 않아도 대한민국에서 주는 밥 받아먹으며 꼼짝없이 뼈를 묻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