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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월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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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예상이 빗나갔다. 과연 북측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겠냐는 의구심, 만난다고 해도 5분여 인사만 하고 헤어지는 '이벤트' 아니겠냐는 예측은 맞지 않았다. 6월 30일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53분간 회동했다.

이날 만남으로 북미는 다시 대화의 길에 섰다. 새로운 실무협상팀이 완전한 비핵화의 정의와 상응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판문점 회동'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며 한반도 비핵화에 영향을 미칠까?

한국과 중국, 중재자 역할했나 
  
북미 정상회동에서 중국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 북이 '깜짝 회동'에 나설 수 있었던 건 사전에 북중 정상회담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6월 20일 평양을 방문해 열린 5차 북·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북이 대화에 나서도록 설득했다는 주장이다. 지금까지 북은 항상 '중국'을 만난 소통한 후에야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 나섰다. 이번에도 그 '과정'을 반복했다는 점은 중국의 '중재자' 역할에 힘을 싣는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시작된 이후 북한은 늘 중국을 만나고 나서야 남과 북을 만났다. 북·중은 밀착하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과정을 공유해왔다"라며 "(이번에도) 북한은 이 법칙을 어기지 않았다. 중국의 역할은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짚었다.    동시에 '판문점 회동'은 남측의 역할과 입지를 재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북미 정상이 판문점 남측 지역인 '자유의 집'에서 이뤄졌다는 건 남측이 이번 회동에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뜻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연을 자초했지만, 경호문제를 비롯해 남측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만남이 이뤄지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북미 정상의 단독회동이 이루어진 장소는 중요하다.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두 정상이 만났고 문재인 대통령이 옆자리를 지켰다"라고 짚었다.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은 없었지만, 3국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라는 공통적인 목표를 재확인했다는 점도 남측의 '중재자' 역할이 여전하다는 점을 증명한다.
 
포옹하는 남-북 정상, 지켜보는 트럼프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만난 뒤 북으로 돌아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포옹으로 배웅하고 있다.
▲ 포옹하는 남-북 정상, 지켜보는 트럼프 문재인 대통령이 6월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만난 뒤 북으로 돌아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포옹으로 배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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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최선희, 새로운 파트너 되나 
  
북미는 2~3주 이내에 실무협상을 꾸려 대화를 시작할 예정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만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실무협상팀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미국의 협상 책임을 계속 맡고, 실무 책임자는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모양새로 보면 지난 협상을 이끌어온 폼페이오·비건이 건재해 새로울 것 없다. 다만, 대북 협상에서 '슈퍼 매파'로 불리며 미국 내 대북강경파를 대변했던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역할은 상당 부분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날 때 참석하지 않았다. 북은 그동안 볼턴 보좌관을 향해 '멍청해 보인다' '인간 오작품' 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북측 실무 협상단은 김영철 당 부위원장 대신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제1부상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폼페이오 장관 역시 30일 오산 공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카운터파트로 (북한) 외무성을 상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노이 회담 전까지 대미·대남 라인을 통일전선부가 아닌 외무성이 대미 협상을 맡는다는 것을 공식 확인해준 것. 이에 총괄은 리 외무상이 실무 책임자는 최 제1부상이 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연구위원은 "비건은 차관보, 최선희는 차관급이라 격이 맞지 않을 수 있지만, 북미협상이 중요한 사안이니만큼 최선희를 내세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영변플러스알파, 새로운 돌파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북미 정상이 손을 맞잡은 모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북미 정상이 손을 맞잡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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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노이 회담'에서 북미 정상이 돌아선 건 완전한 비핵화를 두고 북미의 의견 차이 때문이다. 미국은 영변 핵시설 폐기에 플러스알파를 요구했고 북은 제재 완화를 원했다. 실무협상이 진전을 보이려면 북미가 제재 해제의 폭이 어느 수준인지 비핵화의 개념이 무엇인지 합의해야 한다.

가능성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30일 김 위원장과 헤어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능하면 대북 제재를 하지 않고 싶다"라고 밝혔다. 구갑우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영변 플러스알파와 대북 제재가 교환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의미심장한 발언이다"라며 "북이 적극적으로 나온 것도 미국의 태도가 변할 수 있다는 신호를 읽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라고 풀이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비핵화의 입구'를 정의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에서 "(북한) 영변의 핵 단지가 진정성 있게 완전하게 폐기가 된다면, 되돌릴 수 없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의 입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완전한 비핵화 입구를 '영변 핵 시설 폐기'로 강조한 셈이다. 이는 플러스알파를 뺀 영변 핵시설의 폐기만으로도 비핵화의 상당 부분이 진전됐다고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북미가 여기에 동의한다면 비핵화의 입구가 열린 셈이다. 트럼프가 싫다는 '제재'가 완화될 수 있을지 실무협상의 숙제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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