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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석 일양영화고등학교 총학생회장이 4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경남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대회"에 참석해 강선영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장과 함께 하고 있다.
 박경석 일양영화고등학교 총학생회장이 4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경남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대회"에 참석해 강선영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장과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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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7월 4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경남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7월 4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경남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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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비롯한 청소년들은 누군가가 차별받는 학교에서 배우고 싶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권리와 행복을 바쳐야만 굴러가는 학교에서 지내고 싶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머리 위에 군림해야하는 교육을 받고 싶지 않습니다."

고등학생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앞에서 외쳤다. 박경석 밀양영화고등학교 총학생회장(3년)이 4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경남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지지연설을 한 것이다.

박 회장은 학교 급식소 벽면에 학교비정규직 파업을 지지·연대하는 대자보를 써 관심을 끌기도 했다. (관련기사: 한 고등학생의 대자보 "'어머님 동지' 투쟁에 연대한다")

이날 박 회장은 "뜨거운 연대의 마음을 담아 인사 올립니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사실 잘 몰랐습니다. 아니, 알고 있었는데 외면했던 게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고 한 그는 "우리 학교에도 비정규직이 있고, 그 비정규직 노동자분들이 열악하게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고 했다.

그는 "하루는 영상을 찍어가는 과제가 있어 급식소에서 일하시는 어머님들 휴게실을 잠시 빌려 그곳에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너댓 평 될까 말까한 방에 다리 뻗고 잠시 눕기도 어려워 보이는 그곳에서 어머님들이 쉬고 계셨습니다"고 했다.

박 회장은 "배식대 너머로 보이는 육중한 철덩어리들, 시끄러운 소리들이 가득 찬 조리실에서 어머님들은 걸음걸이 한번 늦추지 않으시며 일하고 계셨습니다. 그런 모습들을 보았음에도 애써 무시했습니다"라며 "청소년들에게는 청소년들의 문제가 더 중요하니까, 학생들이 무슨 오지랖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까지 신경쓰느냐며 스스로 눈을 감았습니다"고 털어놓았다.

대자보와 관련해, 박 회장은 "학교에서 학생회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고, 대자보를 쓰고, 학우들과 함께 총학생회 입장문을 쓰고 토론회를 하고 벽보를 붙였습니다"며 "파업 날짜가 조금씩 다가오면서 점차 안색이 어두워지신 급식소 어머님들의 얼굴을 볼때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이 굳어지고 있었습니다"고 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우리 청소년들은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고 한 그는 "언제 버려질지 모른다는 불안함에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곁의 친구들, 동료들을 인정하기보단 경쟁상대로 먼저 인식해야 하는, 결국엔 가난하고 힘없는 서로가 열심히 헐뜯고 짓밟아야만, 그렇게 내가 더 쓸만한 놈이라는 걸 높은 자리에 계신 분들께 보여줘야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이 너무도 닮았습니다"고 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저희 세대도 함께 하겠다"

청소년들의 바람도 '차별 철폐'다. 박경석 회장은 "모든 노동이 존중받고, 사람이 사람을 무시하고 착취하지 않는 교육을 받고 싶습니다"며 "좁은 조리원 휴게실을 보며 마음 아파하지 않을 수 있는, 떠나가는 기간제 선생님의 뒷모습을 쓸쓸히 바라보며 눈물짓지 않을 수 있는 학교를 원합니다"고 했다.

그는 "학생이 '미래의 인적자원', '선도 인재' 따위가 아니라, 말만 번지르르한 미래 민주시민이 아니라 지금 당장 학교에서 민주적으로 존중받으며 살아가고 싶습니다"며 "그래서 청소년들이 학생인권조례를 원합니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청소년들이 비정규직 철폐를, 꼼수없는 최저임금 1만 원을 원합니다. 저는 이번 총파업이 바로 그런 교육과 학교를 건설할 밑돌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런 세상을 만들 총파업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고 덧붙였다.

'연대'를 강조했다. 박경석 회장은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해 여러분들께서 총파업으로 나서신다고 하셨지요. 저희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분들과 청소년들의 오늘을 위해 함께 연대하겠습니다"며 "지금 당장 아프지 않고 일하실 수 있는 학교를 함께 꿈꾸기 위해 학생들이 급식소 선생님들과 손을 맞잡겠습니다"고 했다.

이어 "지금 당장 무시당하지 않고 일할 권리를 위해 아르바이트 청소년들과 교무행정원 선생님들과 어깨를 걸겠습니다. 저희 세대도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손에 손잡고 함께 하겠습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박경석 회장은 "여기 계신 어머님들, 기운 잃지 말고 꼭 총파업 승리해서 학교로 돌아와 주세요. 전국의 수많은 청소년들이 여러분을 지지하고 있습니다"고 했다.

그는 "청소년들이 비정규직이라는 수렁이 아닌 하고 싶은 일에 대한 희망을 품고 나아갈 수 있는 학교, 교육공무직 노동자의 오늘이 행복한 교육을 가슴에 안고 돌아와 주십시오! 비정규직 노동자 동지들께서, 어머님들께서 가시는 아름다운 꽃길 위에 청소년들이 함께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고 했다.

박경석 회장이 발언을 마치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박종훈 교육감, 격려방문 "도울 수 있는 것 돕겠다"
  
7월 4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경남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대회'에 박종훈 교육감이 집회 직전에 방문해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7월 4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경남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대회"에 박종훈 교육감이 집회 직전에 방문해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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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경남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대회'에 박종훈 교육감이 집회 직전에 방문해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7월 4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경남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대회"에 박종훈 교육감이 집회 직전에 방문해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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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는 경남도교육청 앞 3차선 도로 위에서 열렸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로 구성된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소속 조합원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집회가 시작되기 전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방문해 관계자들을 만나고 돌아갔다. 박 교육감은 이진숙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장과 손두희 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장, 강선영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장과 악수하기도 했다.

박 교육감은 "교육 가족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왔다. 교육청이 할 수 있는 부분은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 교육청은 집회 참가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화장실을 개방했다.

이진숙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장과 손두희 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장, 강선영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은 (공동)대회사를 통해 "우리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로서, 우리의 삶을 주인답게 일궈가겠다고 선언한 지 몇 해가 흘렀다. 더 이상 학교의 유령으로 살지 않겠다는 다음으로 숨 가쁘게 달려왔다"고 했다.

이들은 "세상은 우리의 힘만큼 바뀐다.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우리의 결심과 실천만큼 바뀐다. 이번 집단교섭과 총파업 투쟁을 통해 우리부터 각성하자"며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결의를 높게 세우고 우리의 힘을 무한히 강화하자. 다른 비정규직 동지들과 더 넓고 더 크게 연대연합하자. 우리가 다시 한번 12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희망의 불꽃이 되자"고 다짐했다.

또 이들은 "가장 먼저, 학교에서부터 비정규직 철폐하라는 구호를 중심으로 모든 교육가족과 연대연합 해야 한다. 학생에게 인권을, 교사에게 노조할 권리를, 학교에서부터 비정규직 철폐를, 우리의 구호를 앞세워서 사용자 기득권과의 공동 투쟁을 조직하자"고 했다.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과 전희영 전교조 경남지부장이 연대사를 했고, 참가자들이 "비정규직철폐연대가"를 함께 불렀다. 학교비정규직들은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창원광장을 돌아오는 거리행진을 하기도 했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3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 이어 이날 지역집회를 열었고, 이번 파업은 5일까지 이어진다.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7월 4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경남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7월 4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경남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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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7월 4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경남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7월 4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경남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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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7월 4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경남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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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7월 4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경남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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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학교비정규직, #총파업, #경남도교육청, #박종훈 교육감, #박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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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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