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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이 인상되자 임금이 인상되는 것이 아니라 상여금 300%가 삭감되었다. 참지 못한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회사와의 교섭에 나선다. 교섭의 과정에서 상여금 100%가 회복된다. 삭감된 200%도 아쉬운데 회사는 교섭에 적극적이지 않다. 결국 참지못한 노동자들은 정당한 과정을 거쳐 파업에 돌입한다. 파업 하루 뒤 회사가 내놓은 것은 '해고통보'.
  
파어 하루 만에 해고당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고공으로 올라가서 농성하는 것 뿐이었다.
▲ 정수탑 위 농성중인 노동자 파어 하루 만에 해고당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고공으로 올라가서 농성하는 것 뿐이었다.
ⓒ 김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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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아침에 길거리로 내몰인 노동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들의 선택은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바로 잡기 위해 싸우는 길. 그렇게 대전 롯데칠성 공장 안 정수탑에 오른 노동자들은 오늘도 불합리한 대한민국 노동자의 현실을 온 몸으로 고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롯데칠성은 집단해고 대체인력투입 중단하고 하청 노동자 고용승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 전국 3개 공장의 하청 지게차 노동자들이 파업 돌입 하루만에 업체에 대한 계약해지와 출입금지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또, "대체인력 확보를 위한 채용공고가 게시되는 등 노조 파괴를 위해 원청이 준비한 치밀한 공작"이라고도 주장했다.
  
"코로나19로 어수선한 시국에 220명 하루 아침에 해고"
 
'지게차 업무용역수행은 2월 25일자로 종료'라는 표현으로 70여명의 노동자들은 하루 아침에 해고당했다.
▲ 해고를 통보하는 용역업체의 공고문 "지게차 업무용역수행은 2월 25일자로 종료"라는 표현으로 70여명의 노동자들은 하루 아침에 해고당했다.
ⓒ 공공연대노조 대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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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지게차 용역업체)에서 공고한 내용을 살펴보면 "지게차 업무용역과 관련하여 원청사와 계약은 2019년 12월 31일자로 이미 종료된 상황"이라는 것. "2020년 도급계약 체결협의과정이 지연되고 있었으나, 2020년 2월 25일자로 최종 종료되어 더 이상의 지게차 업무용역을 수행할 수 없게 된 것"이라는 것이다. 노조는 이에 대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파업에 나서자 원청이 서둘러 계약을 종결한 것"이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조할 권리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원청에 대해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롯데칠성의 이익은 하청노동자들의 피땀으로 이루어진 성과"라며, "전국에 6개의 공장을 운영하며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제품을 생산해도 생산량을 맞추지 못해 지게차 직원들이 연장근무를 한달 100시간 가까이 하고 명절, 국경일에도 가동하고 심지어 직원들이 쉬어야하는 점심시간에도 가동을 해야 한다고 직원들을 닦달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열악한 근로조건과 성과상여금 차별을 개선하여 인간답게 살겠다고 파업에 나선 하청 노동자들에 대해 롯데칠성은 직원들이 퇴근한 후에 기습적으로 업체와의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롯데공장에 대한 출입금지를 통보하였다. 게다가 인력광고업체에는 단기 아웃소싱업체를 통해 지게차 운전 채용공고를 내는 악질적인 해고를 단행한 것"이라고 원청을 비판했다.
  
파업 하루 후 계약이 종료되었다며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 원청인 롯데칠성이 게시한 계약 종료 안내 파업 하루 후 계약이 종료되었다며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 공공연대노조 대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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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롯데칠성은 하루 빨리 대체인력 투입을 중단하고 하청 노동자에 대한 고용을 보장하여 공장 가동을 정상화하도록 해야 한다. 공공연대노동조합은 이번 집단해고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사태가 정상화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으로 돌파할 것"이라고 향후 지속적인 투쟁을 예고했다.

공공연대노조 대전지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수선한 시국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며 "문중원 열사 천막을 철거하려하는 정부나 파업 하루 만에 (계약해지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해고를 통보하는 롯데칠성이나 결국 노동자들의 삶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수탑에 올라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당사자인 강문구 분회장(공공연대노조 대전지부 신영LS분회)은 "대전에 70여 명, 전국적으로 220여 명의 노동자들이 하루 아침에 해고당했습니다"라며 "노동자들에게 해고는 사형선고, 죽음입니다. 죽기 직전에 내몰린 노동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가만히 앉아서 죽을 날을 기다리거나, 아니면 투쟁하는 것 뿐입니다. 부당한 해고가 철회되고, 원직에 복직되는 그 날까지 이 자리에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노동과세계에도 실립니다.


태그:#대전, #노동자,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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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통일,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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