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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 ⓒ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아래 특별연설)은 71%의 국정지지율(5~6일 한국갤럽 조사)만큼이나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특별연설의 앞부분과 뒷부분에서는 "국민들이 대한민국을 재발견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따르고 싶었던 나라들이 우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우리가 표준이 되고 우리가 세계가 되었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말하기 시작했다" 등의 문장들을 구사하며 자부심을 고취시켰다. 그러한 자부심을 만들어낸 공을 국민에게 돌리며 '위대한 국민'을 치켜세웠다. 

"국민 스스로 만든 위대함이다. 양보하고 배려했고, 연대하고 협력했다. 위기의 순간 더욱 강해졌다. 국민이 위대했다. 국민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다."

이러한 자부심의 고취는 특별연설의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다. 특별연설은 코로나19 위기를 겪고 있는 국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자부심을 고취하는 차원에서 기획된 행사였기 때문이다.

"전국민 고용보험시대의 기초 놓겠다" 선언

그래서인지 특별연설에는 취임 3주년에 걸맞는 '특별한 제안'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일각에서 기대했던 '새로운 남북대화' 제안도 없었다. "남과 북도 인간안보에 협력해 하나의 생명공동체가 되고 평화공동체로 나아가길 희망한다"라는 추상적인 문장 한 줄에 그쳤다.  

다만 "임기를 마치는 그 순간까지 무거운 책임감으로 전력을 다하겠다"라는 특별연설 앞부분의 문장을 뒷부분에서 "정부는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겠다"라는 문장으로 변주해가며 '책임감'을 거듭 강조했다. 임기 2년을 남겨둔 문 대통령의 다짐은 "국민과 함께 국난 극복에 매진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라는 것이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길"을 만들기 위한 총 4가지 '포스트 코로나 구상'을 내놓았다. ①'선도형' 디지털 경제, ②고용보험 확대 등을 통한 고용안전망 수준 높이기, ③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위한 '한국판 뉴딜' 추진, ④연대와 협력의 국제질서 선도가 그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구상은 '고용안전망 수준 높이기'다. "지금의 코로나 위기는 여전히 취약한 우리의 고용안전망을 더욱 튼튼히 구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라는 진단에 기초하고 있는 구상이다. 고용안전망 수준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고용보험 적용의 획기적 확대'와 '국민취업지원제도의 조속한 시행'을 제시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모든 취업자가 고용보험 혜택을 받는 '전국민 고용보험시대'의 기초를 놓겠다"라고 '선언'했다.

직접 '전국민 고용보험시대'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여당에서 부정적이었던 '전국민 고용보험제'의 불씨를 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국민 고용보험제 추진은 '최초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이어 '의미 있고 중요한 포스트 코로나 의제'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단계적 추진' 제시하며 부정적인 여당 압박?

'전국민 고용보험제'를 가장 먼저 언급한 쪽은 청와대였다. 강기정 정무수석은 지난 1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에서 연 정책세미나에서 "전국민 건강보험처럼 전국민 고용보험을 갖추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의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가 문 대통령의 '포스트 코로나 구상'의 핵심내용을 사전에 공개한 셈이다.   

하지만 열흘도 못가 '브레이크'가 걸렸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9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전국민 고용보험은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라고 보고한 것이다. 그러면서 "대신 고용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다른 형태의 고용안전망을 고민해보겠다"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담 등을 들어 현실적인 추진이 어렵다고 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국민 고용보험시대의 기초를 놓겠다"라는 문 대통령의 '선언'이 나왔다. 그가 "전국민 고용보험시대의 기초를 놓겠다"라고 표현한 것은 '단계적 추진'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별연설에서도 "아직도 가입해 있지 않은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보험 가입을 조속히 추진하고,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예술인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빠르게 해소해 나가겠다"라며 "자영업자들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고용안전망 확충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위해서도 필요한 과제다"라며 "법과 제도를 정비해 고용보험 대상을 단계적으로 넓혀 나가겠다"라고도 했다. 

재정 등 현실적 문제를 헤아려 '단계적 추진론'을 공식화함으로써 전국민 고용보험 가입에 부정적인 여당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도 엿보인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 공감과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라며 "입법을 뒷받침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이날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대한 그 방향('전국민 고용보험의 단계적 확대')을 향해 나아가겠다"라고 화답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고용보험을 확대하되 그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얘기다(관련기사 : 문 대통령 '전국민 고용보험' 주문에 여당 "야당과 합의" ).

노동계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 자영업자 등 고용보험 미가입자가 1000만 명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전국민 고용보험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강기정 수석은 앞서 언급한 세미나에서 "고용보험 대상이 1300만 명인데 나머지 1500만 명에 이르는 사각지대를 잡아내는 것이 우리의 최고 목표다"라고 말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11일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해 정은경 본부장을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11일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해 정은경 본부장을 만났다. ⓒ 청와대 제공
 
질본, 올해 안 '청'으로 승격?... 정은경 본부장, 초대 청장 유력

한편 '세계를 선도하는 방역 1등국가'가 되기 위한 방안으로는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청'으로의 승격,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 감염병 전문병원.국립감염병연구소 설립 등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라며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지역체계도 구축해 지역의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는 정부조직개편을 통해 코로나19 대응의 중심조직인 질병관리본부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특별연설 전부터 당정청이 결정한 사안으로 알려졌는데 문 대통령이 이날 공식화한 것이다. 앞서 지난 4월 2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정세균 국무총리는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에 대해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올해 안에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면 현재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에서 분리돼 예산과 인사 등을 독립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지역체계 구축"을 언급한 것을 헤아리면 질병관리청이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처럼 권역별 산하조직을 직접 지휘하며 각 지역의 방역기능을 청 산하로 통합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03년 12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 국립보건원을 개편해서 만든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이다.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직후인 2016년 1월에는 차관급 조직으로 격상됐다. 이어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될 경우 정은경 현 질병관리본부장이 초대 청장으로 유력하다. 

#문재인 취임 3주년#대국민 특별연설#전국민 고용보험제#포스트 코로나#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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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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