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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회대표회의 공고 A아파트 경비원 감축결정한 입주회대표회의 공고1
▲ 입주회대표회의 공고 A아파트 경비원 감축결정한 입주회대표회의 공고1
ⓒ 반올림
 
입주회대표회의 공고 A아파트 경비원 감축결정한 입주회대표회의 공고2
▲ 입주회대표회의 공고 A아파트 경비원 감축결정한 입주회대표회의 공고2
ⓒ 반올림
 
제가 사는 A아파트는 천 세대가 넘고 21개 동으로 이루어진 작지 않은 규모의 아파트입니다. 그곳에 현재 경비원 스물한 분이 근무하고 계시니 한 동에 한 분입니다. 야간 교대근무까지 포함하면 2개동에 한 분 정도 됩니다. 제가 예전에 살던 아파트에는 동마다 2분의 경비아저씨가 교대로 근무했고, 단지 입구 등 몇 분이 더 계셨습니다. 제가 예전에 살았던 아파트와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분들이 이 큰 아파트 단지 업무를 처리하고 계신 것입니다. 이 큰 단지에 경비원이 많지 않아 예전부터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경비원의 주된 업무는 경비가 아닙니다. 경비원들의 업무가 가볍지 않다는 것은 굳이 일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일주일에 이틀 재활용 업무만 해도 몇 분 안 되는 경비원들이 감당하기에 버거운 일입니다. 잘 모르면 언론만 잠깐 뒤져봐도 이 분들이 얼마나 과중한 업무와 감정노동에 시달리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A아파트에서는 이번에 경비원을 21명에서 11명으로 감원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결정이 줄어든 경비원들의 업무를 주민들이 나눠서 하자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혹은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이 업무를 같이 해주실 것이라고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절반으로 줄어든 분들에게 업무를 모두 감당하라는 말이 됩니다.

저는 이런 결정이 바로 주민들의 갑질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아침에 이렇게 생계를 빼앗는 것도 일종의 갑질이라고 생각하구요. 경비원에 대한 주민들의 갑질이 사회적으로 많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리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이런 결정에서 무엇을 배울지 두렵습니다.

입주자 대표회의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감원의 근본적인 원인이었다고 하며, 연간 감축되는 비용을 2억 원 정도로 추산했습니다. 그런데 천 세대가 넘는 우리 아파트에서 월 2천만 원이 안되는 경비원 임금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저는 납득되지 않습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아주 곤란한 분들이 없지 않겠지만, 우리 단지에 사시는 대부분의 분들에게 부담이 되는 비용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로 시설 개선 필요성을 얘기하십니다.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면, 별도의 비용을 마련하여 추진할 수 있는 일입니다. 주민들의 안전과 환경개선의 필요성이 크다면, 이에 대한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비용을 추가로 부담할 일입니다. 추가로 부담할 여력이 안된다면 불편을 감수할 일입니다.

코로나로 다들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나 사회적 약자들이 더욱 고통받고 있습니다. 함께 나누고 살아도 힘든 시절에, 아파트 환경개선의 비용을 경비원을 해고하여 마련하는 아파트라니요. 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자괴감이 듭니다.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노년의 나이에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 다리 건너면 알 수 있는 우리 가족이고 친척이고 친구입니다. 그리고, 저임금을 받고 긴 시간동안 아파트 단지에서 가장 고단한 일을 맡아서 해주시는 고마운 분들입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주민들을 위한 결정을 내린다고 고심을 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단지 경제적 이익이 주민들의 이익은 아닐 것입니다. 대단한 선행은 못해도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만한 결정은 주민들의 마음도 편치 못하게 합니다. 주민들의 이런 마음도 함께 헤아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반올림 이상수 활동가가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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