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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회원들이 3일 오전 서울 노원구 북부교육지원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쿨미투 운동 지지 선언을 하고 있다. 지난달 6일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 학생들은 교사 성폭력을 공론화하기 위해 학생들이 포스트잇으로 '미투, 위드유' 문구를 만들었다.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회원들이 2018년 5월 3일 오전 서울 노원구 북부교육지원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쿨미투 운동 지지 선언을 하고 있다. 2018년 4월 6일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 학생들은 교사 성폭력을 공론화하기 위해 학생들이 포스트잇으로 "미투, 위드유" 문구를 만들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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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생활지도부실에서 (피고인은) 왼쪽 손등으로 피해자의 성기 부위를 쳤습니다. 피고인은 지각한 피해자에게 지각처리 안 하는 대신 열심히 공부하라고 양팔로 피해자를 안았습니다. 고등학교 국어수업 중 질문하는 피해자 왼쪽에 선 피고인은 손등으로 피해자 가슴부위를 쳤습니다. 2012년 가을 피고인은 상담을 위해 찾아온 피해자의 교복 치마 속으로 양손을 넣어 허벅지를 만졌습니다. 2012년 생활지도부실에서 청소하는데 속옷 끈이 있는 부위를 만졌습니다. 피해자가 야간자율학습에 참석하지 못하자 피고인은 입술로 피해자 왼쪽 볼을 1회 깨물었습니다." (피고인 A씨의 공소 사실)

23일, '스쿨미투'를 촉발시킨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 교사 성추행 사건의 첫 공판(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 부장판사 마성영)이 열렸다.

A씨는 전직 국어교사였다. 1990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에 재직했다. 2012년 그는 용화여고 2학년 1반 담임교사였다. A씨는 2011년 3월부터 다음 해 10월까지 제자 5명을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 검사가 공소 사실을 읽는 동안 A씨는 눈을 꼭 감은 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피고인의 변호사가 입을 열었다.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피고인과 피해자들은 담임과 제자 관계이고, 공소사실에 나온 장소들 모두 교실이나 교무실 등 학교 내부인 만큼 피고인이 학생들의 학습 훈련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상황입니다. 8년 전 일이고 피고인은 수십 년 (교직에) 종사했기 때문에 피해자들의 주장처럼 신체적 접촉이 있었을 수는 있지만, 의도적으로 특정 신체부위를 치거나 만진 것은 아닙니다."

피고인 측 변호사는 "치마 속으로 허벅지를 만졌다거나, 속옷 끈을 만졌다거나, 입술로 볼을 깨물었거나 성기를 친 것 등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자 재판부가 질문했다.

판사 : "(부인하지 않은) 다른 행위는 인정하는 겁니까? 나머지 접촉은 기억은 안 나지만 있었을 수는 있다?"

변호사 : "네."

변호인은 "(신체 접촉이) 있었을 수는 있지만 강체추행 의도를 갖고 한 것은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시민모임 "18명 중 15명 학교 복귀... 끝까지 싸울 것"

앞서, 2018년 3월 용화여고 졸업생들은 '용화여고 성폭력 뿌리 뽑기 위원회'를 만들어 성폭력 피해 사실을 SNS에 폭로해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한 달 뒤인 2018년 4월 용화여고 재학생들은 교실 창문에 'Me, too', 'with you'등의 문구를 붙이며 '스쿨미투'에 불을 당겼다. 

당시 성폭력 사건에 연루된 교사는 무려 18명이었다. 그 중 기간제 교사 1명이 계약해지 됐고, 각각 1명씩 해임·파면됐다. 특히 파면된 A씨에 대해서는 수사가 이뤄졌지만 2018년 12월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이후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 모임(이하 노원시민모임)'이 나서 진정서를 내자 검찰은 추가 보완 수사를 진행했고, 지난 달 21일 피고인을 기소했다.

1차 공판 후 최경숙 노원시민모임 활동가는 "이번 재판은 용화여고 스쿨 미투의 본격적인 시작을 의미한다"라며 "재판이 진행되기까지 2년 2개월이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지쳐 있다, 정확하고 빠르게 재판이 진행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최 활동가에 따르면, 성폭력 사건에 연루된 18명 교사 중 15명의 교사가 학교에 복귀했다고 한다. 사실 확인을 위해 학교 측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44개 여성·시민단체들은 '용화여고 스쿨미투 사법정의 실현을 위한 기자회견'을 23일 서울북부지법 앞에서 열었다.
 44개 여성·시민단체들은 "용화여고 스쿨미투 사법정의 실현을 위한 기자회견"을 23일 서울북부지법 앞에서 열었다.
ⓒ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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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44개 여성시민단체는 공판 전 서울북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문숙 한국 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상담팀장은 "용화여고 학생들의 용기 있는 말하기를 시작으로 일상에 스며들어 있었던 학내 성폭력 문제의 실체가 드러났다"라며 "(당시) 이슈가 되고 해결하는 척 했지만 무엇이 달라졌나, 2년이 지나도록 스쿨미투는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손 팀장은 "스쿨미투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받는 그 날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소 당사자인 용화여고 성추행 피해 학생도 대독을 통해 메시지를 전했다.

"주변 사람들은 아직도 하냐고 한다.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가려는 것이다. 미투가 아닌 다른 방법을 택해야 했을까. 다른 방법이 통하지 않아서 발생한 게 미투였다. 새삼스레 두렵고 무거운 마음이 든다. 조금은 지친 그리고 조금은 기대하는 마음으로 우리가 갈 수 있는 곳까지 계속 갈 예정이다."

다음 공판은 오는 7월 21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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