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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 만들어진 월성 핵발전소 핵폐기물 모형 설치물. 환경단체는 퍼포먼스를 통해 핵폐기물의 위험성을 고발했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 만들어진 월성 핵발전소 핵폐기물 모형 설치물. 환경단체는 퍼포먼스를 통해 핵폐기물의 위험성을 고발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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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핵연료(고준위 핵폐기물)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의 정정화 위원장 사퇴 이후 '원점 재공론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정정화 맥스터 재검토위 위원장, 결국 사퇴

지난달 26일 정정화 위원장은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정 위원장은 "고준위 핵폐기물 관련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애초부터 판을 잘못 짰고, 이해당사자가 포괄적으로 참여하는 논의구조로 재공론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 위원장 외에 다른 위원까지 사퇴 의사를 내비치면서 재검토위 파행 논란은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정 위원장을 포함해 먼저 사퇴한 최현선 명지대 교수, 유경한 전북대 교수 등 2명까지 더하면 많게는 5명이 재검토위에서 중도 이탈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재검토위 운영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핵산업계는 월성 원전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증설 등에 미칠 영향을 당장 우려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공사 기간을 고려하면 오는 8월 안에 맥스터 증설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검토위 논란이 맥스터 증설 계획에 차질을 줘선 안 된다는 것이다.

산업부도 공백 최소화를 위해 오는 1일 임시회를 열고 새로운 위원장을 바로 선출하기로 했다. 재검토위 파행 논란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산업부는 지난 29일 "의견수렴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며, 위원장 선출 등 위원회 논의는 일관되게 지속해나갈 계획"이라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냈다.

재검토위 파행 논란 계속... 맥스터 증설 계획 영향 주나
 
지난 26일 정정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 위원장이 사퇴한 가운데, 30일 부산시청에서 70여개 단체로 이루어진 탈핵부산시민연대가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장엔 시민사회단체 인사들 외에 강아지 '탈핵'이도 함께했다.
▲ "재검토위 원점 재논의하라" 지난 26일 정정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 위원장이 사퇴한 가운데, 30일 부산시청에서 70여개 단체로 이루어진 탈핵부산시민연대가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장엔 시민사회단체 인사들 외에 강아지 "탈핵"이도 함께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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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환경단체와 진보정당 등은 "재검토위의 파행은 벌써 예견됐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부산시당은 30일 "산업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태민 정의당 부산시당 대변인은 "위원장 사퇴는 재공론화와 재검토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대로 새 위원장을 선출하겠다는 것은 갈등 해결이 아니라 그냥 덮고 핵폐기물 처리장만 짓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남영란 부산시당 집행위원장도 "핵발전소 소재지 주민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좇아가라고 강요하는 것이 현재 재검토위의 모습"이라며 "오히려 지역 갈등을 키우고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민사회는 부산시청을 찾아 "정부와 산업부는 엉터리·졸속 공론화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부산지역 70여 개 단체로 이루어진 탈핵부산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입장을 발표했다.

탈핵부산연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재검토 논란을 성실히 들여다보고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핵부산시민연대 대표인 박철 목사는 "정 위원장 사퇴의 변을 보면 우리가 애초 지적했던 문제가 다 들어있다"며 "일이 이 지경이 되었다면 재검토위를 당장 해체하고, 맥스터 건설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문제를 얼렁뚱땅 처리하기보다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한다. 원점으로 돌아가 재공론화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태그:#맥스터, #고준위핵폐기물, #재공론화, #탈핵부산시민연대, #재검토위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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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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