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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대 노동자가 사망한 서울 홍대입구역 2번출구 삼성디지털플라자 공사현장.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대자보를 붙였다.
 50대 노동자가 사망한 서울 홍대입구역 2번출구 삼성디지털플라자 공사현장.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대자보를 붙였다. 지나는 시민이 이를 자세히 살피고 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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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 집에서 사고 현장까지 2분 거리다. 18일 단신 기사가 나간 걸 뒤늦게 알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집에 있던 A4용지를 이어붙여 대자보를 썼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2번 출구 정면, 삼성디지털플라자 공사현장 외벽에 처음 대자보를 붙인 홍익대 재학생 김민석씨가 23일 오후 <오마이뉴스>에 한 말이다.

그는 글에서 "이 번화한 홍대 거리에서 노동자들은 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기초적인 안전장비도 갖추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다"면서 "우리 곁에서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죽음의 릴레이를 반드시 멈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씨가 붙인 대자보 옆에는 스스로를 '(마포구) 성산동 주민'이라고 밝힌 또 다른 청년이 두 장짜리 대자보를 이어붙였다. 그는 자보에 "사건이 있을 때마다 말단 관리자들만 안전관리 미흡으로 처벌된다"면서 "기한을 맞추기 위해 빨리 일을 끝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안전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 죽음의 릴레이를 멈추기 위해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필요하다"라고 적었다.

두 사람의 대자보 옆에는 "뒤늦게 알았다. 죄송하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는 내용의 노란색 포스트잇이 연이어 달렸다.

50대 노동자의 죽음... 자발적인 자보와 포스트잇 이어져

지난 16일 오후 50대 노동자가 서울 마포구 삼성디지털플라자 공사현장에서 승강기 통로작업을 하다 갑자기 작동한 승강기에 끼어 숨졌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김민석씨가 대자보를 붙였고, 자보를 본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자보와 포스트잇을 붙이며 호응을 이어가고 있다.
 
 50대 노동자가 사망한 서울 홍대입구역 2번출구 삼성디지털플라자 공사현장.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대자보를 붙였다.
 50대 노동자가 사망한 서울 홍대입구역 2번출구 삼성디지털플라자 공사현장.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대자보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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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대 노동자가 사망한 서울 홍대입구역 2번출구 삼성디지털플라자 공사현장.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대자보를 붙였다.
 50대 노동자가 사망한 서울 홍대입구역 2번출구 삼성디지털플라자 공사현장.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대자보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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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대 노동자가 사망한 서울 홍대입구역 2번출구 삼성디지털플라자 공사현장.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대자보를 붙였다.
 50대 노동자가 사망한 서울 홍대입구역 2번출구 삼성디지털플라자 공사현장.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대자보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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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노동자의 사망사고 이후, 7월 27일부터 10월 31일까지로 예정된 삼성디지털플라자의 공사는 일단 중단된 상태다. 

서울서부지방고용노동청(아래 노동청)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산업안전법에 따라 사고가 난 후 시공사에 일부 작업에 대해 중단을 명령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청은 "전체 작업에 대해 공사중단 명령을 내린 것은 아니"라면서 "전체 공사가 중단된 것은 정확히 이유를 알 수 없다. 현장에서 자체적으로 중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동청은 "사업장에서 작업중단 해지 요청이 들어오면 4일 이내에 심의위원회가 열린다. 이곳에서 작업개시 여부를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삼성디지털플라자의 건축주는 '삼성전자판매주식회사', 시공사는 '은민에스엔디'라는 업체다. 경찰은 업체를 상대로 승강기 안전 장치 등이 제대로 마련된 채 작업을 했는지를 놓고 조사 중이라고 알려졌다.

상반기 산재사고 사망자 470명... 하루에 2.6명

지난 8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6월말 산업재해 발생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산재사고 사망자는 470명이다. 2019년 상반기 대비 5명이 늘었다. 그런데 산재사고 사망자의 절반 이상인 254명(54%)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했다. 2019년 상반기 229명이 사망한 것에 비해 25명이 늘었다. 1월부터 6월까지 182일이었던 걸 감안하면 정부 공식 기록으로 하루에 2.6명, 건설현장에서만 1.4명이 사망한 셈이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사망사고의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처벌은 집행유예나 몇 백만 원의 벌금형으로 끝난다. 

50대 노동자가 사망한 삼성디지털플라자 공사현장에 붙은 김민석씨를 비롯해 청년들의 자보에서 "지금 이순간에도 이어지고 있는 죽음의 릴레이를 반드시 멈추어야 한다. 권한에 맞는 책임을 지게 만들어야 한다. 작업과정 전체를 설계하고 감독하는 총책임자인 기업과 사업주가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경기 이천의 냉동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노동자 40명이 숨졌지만 기업 관계자들은 2000만 원의 벌금 또는 집행유예 판결을 받는 것에 그쳤다. 2018년 9월 부산지법에서 내린 판결 역시 다르지 않았다. 법원은 안전망을 설치하지 않아 추락사를 막지 못한 원청에 벌금 500만 원, 하도급업체 대표에게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지난 2019년 6월 청주지법도 아파트 공사장에서 근로자 추락 사망사고를 낸 건설사 등에 업무상 과실의 책임을 물어 건설사 대표에게 벌금 700만 원, 원청 건설사 현장 소장에게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을 뿐이다. 
 
 50대 노동자가 사망한 서울 홍대입구역 2번출구 삼성디지털플라자 공사현장.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대자보를 붙였다.
 50대 노동자가 사망한 서울 홍대입구역 2번출구 삼성디지털플라자 공사현장.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대자보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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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사망한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지난 8월 26일 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관한 청원'을 발의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청원은 22일 국민 10만 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다뤄지게 됐다. 

이 법안에는 중대 재해를 일으킨 '원청 기업의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는 실질적 조항이 명시됐다.

앞서 청년노동자 김용균이 태안화력에서 사망한 이후 '김용균법'이라 불린 산업안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고용노동부가 하위 법령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유해·위험 업무 범위'를 대폭 축소했다. 이런 이유로 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이사장은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라면 중대재해처벌법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알려왔다.

이번에 국민청원으로 발의된 법안에는 경영책임자의 위험방지 의무를 위임할 수 없다고 강조됐다. 또 중대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기업의 경우 경영책임자의 의무 위반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추정해 경영책임자 스스로 무죄를 입증토록 규정했다. 무엇보다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법인의 처벌을 강화해 중대재해 발생시 실질적인 손해가 이뤄지도록 강조됐다.

국회는 이 청원을 소관 위원회인 법사위와 환노위에 회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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