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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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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또다시 '툭' 하나를 던졌다. 이른바 공정경제3법(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뿐 아니라 임금 등 노동시장 유연성을 강화하는 노동관계법을 함께 손대자는 제안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낙연 당대표가 직접 "부적절하다"며 선을 그었다.

지난 5일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모든 구조를 근본적으로 새롭게 가져가려고 할 때 반드시 노사관계, 노동관계의 변화를 함께 해야 한다"며 "정부·여당은 공정경제 3법뿐 아니고 노사관계, 노동관계 법을 함께 개정하는 시도를 해주길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회의 후 취재진에게 "OECD 기준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동법, 노사관계법, 임금 결정과정 이런 것은 후진국 수준"이라고도 말했다.

다음날 주호영 원내대표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노동유연성을 높이지 않고는 경제가 살기 어렵다는 것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며 "민주당이 지금까지 노동계 입장을 지지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했는데, 집권세력의 결단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했다. 또 "민주당은 공정경제 3법이라고 하고, 기업들은 기업규제 3법이라고 얘기한다, 민주당 내에서도 김진표 의원 등이 (공정경제3법에) 반대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정경제3법에 부정적인 의중을 드러냈다.

주 원내대표는 공정경제3법과 노동관계법의 동시처리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공정경제3법 처리에 '노동관계법 동시 처리'라는 조건을 붙인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툭 던지기'와 주호영 원내대표의 '쓱 떠보기'는 '공정경제 3법 처리 역시 만만치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낳는다. 물론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 내에 해당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의석 수도 넉넉하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공정경제 3법과 노동관계 법 동시처리'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으면 공은 민주당에게 넘어간다. 부동산 대책 입법처럼 밀어붙일지, 공수처법처럼 상황을 저울질할지도 민주당 책임이 된다. 여당으로선 야당이 노동관계 법 개정을 들고나온 '진짜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종인이 던지고, 주호영이 떠보고... 민주당은 '단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백범로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열린 경총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백범로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열린 경총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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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이낙연 대표는 국민의힘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6일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방문한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노동자의 생존 자체가 벼랑에 서있고 노동의 안정성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 이번에 드러나고 있다"며 "이런 시기에 해고를 좀더 자유롭게 한다든가 임금을 유연하게 하는 메시지가 노동자들에게 매우 가혹하게 들릴 것이다,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곧바로 페이스북에 같은 내용의 글을 올리며 거듭 "야당이 거론하는 노동법 개정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도 <오마이뉴스>에 "이낙연 대표 발언 그대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탄력근로제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현재 최대 3개월인 탄력근로제 기간을 6개월까지 늘리기로 지난해 2월 노사정 합의한 내용 – 기자 주)가 있으니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한 의장은 이날 오전 국감대책회의에선 "공정경제 3법은 대한민국 경제생태계가 더 건강해지고, 시장경제를 더 튼튼하기 위해 꼭 필요한 법"이라며 "민주당은 꼭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안호영 의원 역시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언급한 임금체계 개편 등 고용유연성 문제보다 우선과제들이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노동관계 관련해서 시급한 문제는 우리의 여러 노동관련 기준을 국제 기준에 맞게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국회에 제출된 ILO협약 비준안, 관련 정부법안 등을 해결해나가고 전국민 고용보험제도 실질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여야가 진지하게 논의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국민의힘이) 이슈만 던져놓지 말고, 진정성을 갖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태그:#이낙연, #김종인, #주호영, #한정애, #공정경제 3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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