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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 출석, 안경을 쓰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 출석, 안경을 쓰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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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 "장관님, 여기는 진실의 자리이지 해명의 자리가 아닙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 "네, 진실의 자리죠. 그러나 왜곡의 자리도 아닙니다."


예상대로였다.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 첫 질의자인 전주혜 의원 질의가 끝나마자, 여야 의원들은 서로 고성을 지르고 싸웠다. 이후 질의는 더 이어지지 못하고, 오전 국감은 끝났다.

전 의원과 추 장관의 질의와 답변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서로 하고 싶은 말만 하기 바빴다.

전 의원은 추 장관이 지난 9월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2017년 6월 보좌관과 연락한 적이 없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면서 대국민 사과 의향을 물었다. 지난 9월 서울동부지검은 추 장관 아들 관련 의혹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당시 추 장관과 보좌관이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발표했다.

추 장관은 "카톡에 이런 문자가 있다는 것을 휴대폰 포렌식으로 나와서 아는 것일 뿐이고, 기억하지 못한다"이라고 밝혔다. 전 의원이 질의를 이어갔지만, 추 장관은 여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답변을 이어갔다. 그러다보니 서로 목소리가 높아졌다.

전주혜 : "장관님 말씀의 취지는 이 카톡 내용은 보좌관에게 전화하라고 지시한 게 아니라는 말씀이시고요. 그 전에 대정부 질문에 대해서 전혀 허위 발언 한 바 없다(는 말씀이고요.)"
추미애 : "부정한 청탁이나 지시와 관련한 것이 없다는 것을 명확히 말씀드렸습니다."
전주혜 : "장관의 정직성은 검찰개혁 책임자로서의 자격과 관계가 있습니다. 이것이 지시인지 아닌지, 그전 발언이 허위인지 아닌지는 장관님이 판단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상식선에서 판단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추미애  : "저 문자가 제가 지시하지 않은 것을 증명하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미 수사가 끝난 추 장관 아들 문제를 질의한다는 이유로 계속 항의했다.

전 의원은 2017년 6월 21일 아들과 통화한 적이 있는지 묻자, 추 장관은 "아들과 통화한 기억은 없다"라고 답했다. 전 의원은 "28번째 거짓말이 아니길 바란다"라고 비꼬았다. 전 의원의 '군무이탈' 발언을 두고도, 두 사람은 공방을 벌였다.
 
전주혜 : "이번 아드님 군무이탈 사건에서 국민들은 대한민국 검찰과..."
추미애 : "군무이탈, 사실 아닙니다."
전주혜 : "국방부가 혼연일체가 돼서 (추 장관 아들) 서 일병 구하기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미 수사결과 예측을 했습니다."
추미애 : "서 일병은 구해지는 사람이 아니고요. 서 일병은 군복무를 다 이행한 사람입니다. 굳이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장제원 "발언 끼어든 거 반성하세요"... 김남국 "민생 챙기는 국회 만들어 주세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자료사진)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자료사진)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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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자료사진)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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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질의는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결론은 파행이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여당 위원 측의 질의 방해에 거세게 항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장 의원은 특히 김남국 민주당 의원을 향해 "말끝마다 (야당 의원의 질의에) 개입해서 장관의 답변을 왜 본인이 하느냐"며 "이렇게 그냥 두면 야당 의원도 민주당 의원들이 질의할 때 방해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제원 : "상대 의원 발언 껴든 거 반성하세요. 사과하세요."
김남국 : "상대 의원 존중하면서 민생 챙기는 국회 만들어주세요."
김도읍 : "본인이 조금 전 한 행동도 기억이 안나요?"
윤호중 : "위원장이 언제까지 참아야합니까. 여기 장마당 아니잖아요."


소란은 계속 이어졌다. 김 의원은 장 의원이 자신에게 반말을 했다며 계속 사과를 요구했고, 장 의원은 급기야 "껴들지 좀 마"라며 소리를 질렀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 위원석을 향해 읍소했다. 윤 의원은 "우리 당은 3분의 1이다. 여러분들 2번할 때 우린 1번 한다"면서 "여러분들이 입법부인지 행정부 공무원인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여당에선 김종민 의원이 중재에 나섰다. 김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장관의 답변을 정해놓고 의도적으로 공격하기 위한 질문을 하면 (장관의) 답변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장관의) 답변을 충분히 듣도록 운영해야 한다. 답변을 듣지 않고 정치적 공격만 하면 회의에 임하는 사람으로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의사진행발언에도 '껴들기'와 '반말'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언쟁은 계속됐다. 윤 위원장은 결국 "더 이상 감사 진행이 어렵겠다"면서 감사 중지를 선포한 뒤 "오후 2시에 감사를 계속하겠다"라고 고지했다.

태그:#법사위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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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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