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4일 오후 CJ대한통운을 찾은 고 김원종씨의 아버지.
 14일 오후 CJ대한통운을 찾은 고 김원종씨의 아버지.
ⓒ 김종훈

관련사진보기

 
"(CJ대한통운) 회장이 죽으면 젓가락과 숟가락 몇 개 갖다준다고 해라."

14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1층에서 임원진을 면담하고 나온 고 김원종 택배기사의 아버지가 분을 감추지 못하고 기자들을 향해 외친 말이다.

아버지 김씨는 "택배하는 사람들이 (회사에) 돈 다 벌어다 주는데 밥 먹을 시간도 없는 게 말이 되나. 먹을 시간은 줬어야지. 우리 아들이 마지막이 돼야 한다"라고 소리쳤다. 이날 김씨는 기자회견 내내 아들의 이름 '원종아, 원종아'를 부르면서 아들을 잃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들아, 한 시간만 아팠다 가지"라고 아들의 마지막을 확인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해 한탄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CJ대한통운 소속의 택배기사 고 김원종씨는 지난 8일 배송업무를 하던 중 호흡곤란을 호소하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김씨는 CJ대한통운 소속으로 2020년 들어 사망한 다섯 번째 택배기사다. 

고 김원종씨는 사망 당일 출근 할 때 아버지 김씨를 향해 "어제보다 더 늦는다"라는 말을 남겼다. 20년 경력의 택배기사 김원종씨는 평소 매일 오전 6시 30분께 출근해 오후 9시 넘어까지 일하다 변을 당했다. (관련기사 : "어제보다 더 늦어" 말하고 출근한 아들, 주검이 돼 돌아왔다 http://omn.kr/1plnw)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고 김원종씨가 사망한 후 CJ대한통운 차원의 공식조문은 없었다. 젓가락과 숟가락, 종이컵 등의 장례 물품 지원만 겨우 받았다. 고인의 아버지가 "회장이 죽으면 젓가락과 숟가락 갖다 준다"라고 외친 이유다.

"산재적용신청서 강제로 받아... CJ대한통운에 사과 요구"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를 찾은 고 김원종씨 아버지 모습.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를 찾은 고 김원종씨 아버지 모습.
ⓒ 김종훈

관련사진보기


이날 김씨와 함께 CJ대한통운 사측을 면담한 박석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CJ대한통운에 유족과 국민들 앞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포함한 세 가지 사안을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추석 특송 기간에 CJ대한통운은 국민들 앞에 추가인력 투입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행을 하지 않았다. 산재적용제외 신청서도 (대리점에서) 바람몰이를 하며 받았다. 이에 대한 사과가 요구사항 1번이다."

이어 박 공동대표는 "유가족에 대한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면서 "분류인력 투입 등 당장의 응급조치를 요구했다"라고 말했다.

박 공동대표는 "회사 측이 유족 보상과 관련해 '곧 찾아 뵙고 상의드리겠다'는 말을 했다"면서 "시스템 개선과 관련해서는 '10월 혹은 11월 초까지 시장과 고객 등에게 공지하겠다'라는 답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유족과의 면단에 CJ대한통운 측은 택배부문장인 정태영 부사장과 안재호 전략기획팀 상무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대책위는 사측과 유가족 면담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죽음을 부르는 장시간 노동의 근본요인인 분류작업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죽어도 보상조차 받지 못하는 산재적용제외신청서를 폐지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사망한 김종원씨는 지난달 '산재적용제외' 신청서를 작성했다. 이로 인해 업무 중 사망했지만 산재를 신청할 수 없는 상태다. CJ대한통운의 올해 7월 입직자(직장에 들어간 자) 4910명 중 64.1%(3149명)가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위는 지난 12일부터 2주간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한 추모기간으로 정했으며, 추모기간 토요일인 17일과 24일에 배송을 멈추기로 했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