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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연합(EU)의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지지를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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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결선에서 한국이 아닌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
AFP통신은 26일(현지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경쟁 상대인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지지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앞서 27개 EU 회원국 대사들은 WTO 사무총장으로 지지할 후보를 정하기 위해 모여 논의한 결과 대부분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2개 회원국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반대하면서 EU 대사들은 이날 오후에 다시 모였고, 결국 의견 일치에 도달했다. 이들은 27일 성명을 내고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AFP통신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반대했던 나라가 헝가리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오후 회의에서도 7개 회원국이 유 본부장을 선호한다는 것을 성명에 기록할 것을 요구했으나, 다른 나라들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대한 지지가 "아프리카에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자 상호 신뢰의 신호"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도 헝가리와 라트비아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대한 지지를 거부했으나, 오후에 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EU 회원국들은 아프리카와의 관계 강화를 위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반면에 유 본부장은 미국, 아시아, 오세아니아 국가들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일본은 유 본부장이 사무총장에 오를 경우 WTO에서 진행하는 한일 무역 분쟁 절차에서 불리해질 것을 우려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WTO는 164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이달 27일까지 최종 선호도를 조사해서 전원 합의(컨센서스)로 차기 사무총장을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두 후보의 선호도가 팽팽할 경우 규정상 투표로 승부를 낼 수 있지만, WTO는 전원 합의를 중시하기 때문에 의견이 다른 회원국들 설득하느라 사무총장 선출이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999년 사무총장 선거에서는 결선에 오른 마이크 무어 전 뉴질랜드 총리와 수파차이 파니치팍디 전 태국 부총리가 치열하게 경합하다가 결국 전원 합의에 실패하면서 사무총장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늘려 두 후보가 3년씩 나눠 맡은 사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