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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일인 지난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선거대책본부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미국 대선일인 지난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선거대책본부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 알링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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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이후 현직 시절 입수한 기밀을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유출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날 전직 당국자와 전문가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이 되어서도 고급기밀을 선택적으로 누설할 우려가 크고 이에 따라 조 바이든 행정부에 특이한 국가안보적 딜레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기 중 정치적 이득을 얻거나 외국정부를 위협하는 과정에서 공개적 기밀누설도 마다치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이후에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에게는 핵무기 발사 과정과 미 당국의 정보수집 역량 등 갖가지 중대 기밀에 접근할 권한이 있다. 외국 정부에 심어둔 정보자산과 신형 무기 시스템 개발도 포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대선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지만 뒤집기 시도가 불발돼 백악관을 떠나게 되면 이러한 고급기밀과 함께 떠나는 셈이다.

더구나 대통령은 임기를 마칠 때 다른 고위 당국자들과 달리 기밀누설금지조항에 서명하지 않는다. 전직 대통령들은 임기를 마치고도 자신의 임기와 관련된 기밀에 대한 접근 권한을 갖는다고 WP는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기밀유출 가능성에 대해 걱정할 이유가 별로 없었지만 취임 이후의 바이든은 다를 수 있다. 특히 트럼프의 '전력'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인 2017년 백악관 집무실에서 러시아 외무장관과 주미대사에게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시도와 관련한 첩보를 언급했다. 동맹국에서 얻은 정보였는데 이 때문에 이 정보를 건네준 인사가 위험해졌다.

2019년 8월엔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를 촬영한 항공 사진을 트윗에 첨부했다가 기밀누출 논란을 빚었다.

이런 사진이 공개되면 어느 위성으로 찍은 것인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정찰 역량을 노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WP는 지적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세부사항을 자세하게 알 가능성은 작다. 이를테면 미국이 외국 정부에 심어둔 정보자산의 이름이나 감시장치의 위치와 같이 구체적인 내용까지 기억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첩보가 수집되는 과정과 관련한 중대한 사실들은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고 이는 적에게 귀중한 정보가 될 수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중앙정보국(CIA)에서 일했던 데이비드 프리어스는 WP에 "불만이 있고 불만족하고 억울한 사람 누구나 전직이든 현직이든 기밀을 공개할 위험이 있다. 트럼프는 그에 딱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언행을 가리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주의하게 기밀을 유출할 위험도 있지만 개인적 이익을 위해 기밀을 의도적으로 거래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전직 대통령이 방첩법으로 형사처벌을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일 때 면책특권을 갖지만 자연인으로 돌아가면 이러한 특권을 더는 누릴 수 없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미국 대선,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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