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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식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 공훈록 사진)
 박은식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 공훈록 사진)
ⓒ 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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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철과 대종교가 특히 경술국치를 전후하여 국학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그 시기에 발간된 대종교의 각종 경전은 민족사학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로 인해 1914년 그가 망명하여 정착한 만주 화룡현 청파호의 대종교총본사는 민족사학자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집결지 또는 순례의 코스가 되었다. 이런 모습은 김교헌ㆍ윤세복으로 이어진 후계자들 시대에도 다르지 않았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제2대 대통령을 지낸 백암 박은식(1859~1926)은 개화파 지식인으로 『황성신문』과 『대한매일신보』등의 주필을 역임하면서 각종 계몽ㆍ항일논설과 많은 사론을 집필하였다. 1911년에 국경을 넘으면서 "나라는 망해도 역사만 지키면 반드시 부흥한다"는 신념으로 망명길을 택하였다. 나철의 '국망도존'과 같은 인식이었다. 

망명한 박은식은 윤세복의 집에 1년간 머물며 대종교 교도가 되었고, 고대사와 관련된 유적지를 답사하는 한편 다수의 고대사 저술을 하였다. 박은식이 언제부터 대종교에 가입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그는 유근이나 김교헌과의 교유를 통해 망명 이전부터 대종교를 체득하고 있었으며, 망명을 전후하여 정식으로 입교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그가 대종교를 경험하기 이전에는 단군의 의미를 거론하지 못하였고, 강역인식도 한반도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으나, 망명 직후 서술한 고대사 저술에서는 커다란 인식의 차이와 변화를 보이기 때문이다. 
 
박은식은 대종교의 종(倧)은 신인(神人)의 칭호이며, 단군의 신교를 받드는 '역사적 종교'라고 하였다.
 
언론인ㆍ민족사학자ㆍ독립운동지도자로서 큰 역할을 한 박은식은 『한국통사』ㆍ『독립운동지혈사』 등의 저술로도 일가를 이루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 고대사 연구에 크게 기여하는 『동명왕실기』, 『몽배 김태조』, 『대동고대사론』 등을 집필하는 한편 단군의 신교(대종교)에 관한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와 관련한 기록이다.

 단군의 신교(檀君之神敎)

시조 단군은 신도(神道)로써 교를 베풀고 제천(祭天)으로써 보본(報本)하였으니, 부여ㆍ고구려ㆍ백제ㆍ고려가 대대로 그 교를 준수하였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자식을 낳으면 반드시 삼신(三神)께 제사하여 생산의 신을 위한다고 하노니, 삼신은 환인(桓因)ㆍ환웅(桓雄)ㆍ단군(檀君)을 말함이다. 
 
기자조선 때에 단군묘(檀君廟)를 세우고 받들었으며, 삼국시대에 와서 불교가 홍기해도 환인제석을 높여 화엄경중에 게재하여 국내 사찰들이 모두 환인제석으로 받들었으니 이제 와서도 바뀌지 않았다.
 
제석(帝釋)이란 곧 인도어로 상제(上帝)를 칭하는 것이다. 고려 때에 묘향산에 3백 6십여 개의 암자를 지었으니 단군시조가 정치하던 3백 6십여 사를 상징한 것이며, 중 무극 일연(無極一然)이 『삼국유사』를 찬하매 삼신의 이화(理化)한 사적을 논했고, 본조(朝鮮時代)에 와서 명유 이익(李瀷 號는 星湖)이 말하되 우리 나라의 종교는 단군에서 나왔다고 했고, 다산 정약용이 삼신을 말하되 인민의 시조라 하였으니, 이것은 모두 신교의 원류(源流)를 고증함에 족하다. 제천ㆍ보본함으로써 배천교(拜天敎)라고도 하며 또한 대종교(大倧敎)라고도 하니, 종(倧)이란 것은 상고시대에 신인(神人)을 칭하는 말이다. (주석 5)


주석
5> 박은식, 『백암 박은식전집』제1권, 1062쪽, 동방미디어, 2004.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민족의 선각 홍암 나철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국난기와 국망기에 온몸을 바쳐 구국과 독립을 위해 나섰는데, 역사가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국민에게 잊혀진다면 어찌 건강한 사회라 할 것이며, 그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태그:#나철, #나철평전, #홍암, #홍암나철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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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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