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택배노동자 과로사 시민대책위는 19일 오후 경북 칠곡군 쿠팡물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로사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시민대책위는 19일 오후 경북 칠곡군 쿠팡물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로사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쿠팡 물류센터에서 1년 4개월간 심야근무를 한 뒤 사망한 고 장덕준씨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업무상 질병(산재사고)'으로 판정한 가운데, 유가족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가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와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대구경북지역본부는 19일 오후 경북 칠곡 쿠팡 물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덕준이의 친구들이 일하고 있다"며 "쿠팡은 과로사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산재판정이 나지 않아서 할 말이 없다던 쿠팡은 산재판정이 나면 달라질까 기대했다"며 "하지만 그들이 내놓은 대책이라는 것은 덕준이 친구들에게 일말의 도움이 되지 않는 변명 같은 이야기 뿐"이라고 주장했다.

쿠팡 측이 임금 현실화와 고용안정, 유급휴게시간과 유급휴일을 확대하는 실효성 있는 대책 대신 노동자들에게 연속근로일수를 제한하겠다는 것은 일방적 임금삭감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고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는 "우리 아들이 산재였다는 결과를 받는 데 4개월 걸렸는데 쿠팡이 보여준 모습은 너무나 비인간적이라 화가 난다"며 "쿠팡은 산재신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홍보하고 우리에게는 필요한 자료도 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씨는 "제대로 된 곳이라면 우리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냐"며 "우리를 두 번 죽이지 말고 기업이미지에 어울리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지난 한 해 쿠팡에서 5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올해는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들을 죽일 것인가"라며 "현장노동자들이 더 이상 죽지 않도록 대책위와 함께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오는 22일 열리는 국회 산재청문회에서 쿠팡의 부당노동행위, 심야노동, 비정규노동의 실태를 파헤칠 것을 요구하고 쿠팡도 제대로 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보상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쿠팡 대구물류센터.
 쿠팡 대구물류센터.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앞서 고 장덕준씨는 지난해 10월 12일 야간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쓰러져 사망했다. 이후 4개월이 지난 지난 9일 근로복지공단 대구북부지사는 '업무상 질병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하고 유족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도록 판정했다.

고인이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업무시간 과다, 야간근무, 중량물 취급, 근무일과 휴일이 불규칙한 점, 정서적 긴장, 유해한 작업환경에 의해 사망에 이르렀다는 판단이다.

이후 쿠팡은 근로자의 연속근로일수 제한, 일용근로자에 대한 특수건강검진 체계화, 근로자 개인별 UHP(Units Per hour, 시간당 생산량) 폐지, 야간근로 시간 제한을 위한 논의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오는 22일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를 열고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를 불러 산재사고 등에 대해 따질 예정이다.

태그:#쿠팡, #산재사고, #과로사, #택배노동자, #장덕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