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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치상 혐의 등을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결심공판이 진행된 부산지방법원 301호 법정.  검찰이 오 전 시장에 대해 징역 7년을 구형한 가운데, 부산지법 형사6부는 오는 29일 1심 선고재판을 열겠다고 21일 밝혔다.
 강제추행치상 혐의 등을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결심공판이 진행된 부산지방법원 301호 법정. 검찰이 오 전 시장에 대해 징역 7년을 구형한 가운데, 부산지법 형사6부는 오는 29일 1심 선고재판을 열겠다고 21일 밝혔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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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치상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1심 선고 공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피해자 A씨가 다시 입장문을 냈다. 부산지법 형사6부(류승우 부장판사)는 29일 오전 10시 30분 301호 법정에서 1심 판결을 선고한다. A씨는 오 전 시장을 향해 "자신이 겪은 모든 피해는 (가해자가) 강제추행을 하지 않았다면 없었을 일"이라며 엄벌을 요구했다. 

지난 21일 부산지법 형사6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가해자 측인 오 전 시장은 '기습추행'을 주장했다. 1심 선고가 다가오자 오 전 시장 측의 변호인들은 "우발적이고 충동적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변론했다. 경도한 인지장애, 상세 불명의 치매 진단을 받았다며 심신미약 논리까지 전개했다.

특히 강제추행 치상 혐의를 인정할 수 없고, 무리한 기소를 했다며 검찰의 징역 7년 구형을 반박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도 언급됐다. 이른바 '권력형 성범죄' 사례로 이들을 거론한 오 전 시장 측의 변호인들은 "그것과 내용이 전혀 다르다"라고 주장을 펼쳤다.

결심공판 직후 "참담하다"라고 반응했던 피해자 A씨는 28일에도 한 차례 더 의견을 공대위에 전달했다. A씨는 오 전 시장 측에 "양심이 있다면 잘못을 인정하고, 상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는 "오거돈의 태도와 인지부조화라는 어이없는 주장, 쟁쟁한 변호인단의 변론이 자신의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라고 재판을 둘러싼 심경을 토로했다. 다음은 공대위가 공개한 입장문 내용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제가 겪은 모든 피해는 오거돈이 강제추행을 하지 않았으면 없었을 일입니다. 오거돈이 지난 결심공판에서 본인의 책임이 아니라고 한 언론의 관심과 수사 장기화는 모두 오거돈의 여죄와 지금까지의 행태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5분간의 짧은 추행이라는 기막힌 말로 괴소문 생성의 시발점을 만들고, 변호사를 통해 재판을 수차례 연기하는 등 사건 지연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지 않았습니까. 도대체 왜 제 고통의 책임을 여성단체의 활동이나 박원순 사건에 묻습니까. 더러운 편 가르기에 분노합니다.

손녀뻘 되는 직원들을 강제로 추행해서 재판을 받고 있으면서 검찰개혁과 같은 이야기로 논점을 흐리지 마십시오. 사건이 발생한 원인을 파악하지 않고 어떻게든 형량을 줄이려고 꼬리 자르기를 하는 모습에 소름이 끼칩니다.

저는 사퇴 하루 전 오거돈의 최측근이라며 저에게 걸려온 전화의 정체를 아직도 모릅니다. 오거돈 측에 누구인지 제발 확인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철저히 무시당했고, 아직도 그 사람이 저에게 그런 전화를 한 이유도 경위도 알 방법이 없습니다. 이것 때문에 아직도 불안감에 휩싸여 외출이 어렵고, 집조차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끼며 늘 전기충격기를 들고 다니는데 어떻게 오거돈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까. 이는 모두 다 명백한 오거돈의 책임입니다.

상해를 예견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평소 건강했기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그쳤을 뿐, 추행을 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안타까운 사례들은 너무 많습니다. 치료가 언제까지 지속되어야 하는지는 의사가 판단할 영역입니다.

저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정신병원에 가본 적이 없었는데 사건 직후부터 지금까지 매일같이 약을 먹지 않으면 잠들 수조차 없습니다. 내원할 때마다 전문의가 작성했던 소견서가 모두 오거돈의 책임이라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사건 당일의 추행은 물론이고, 이후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는 오거돈의 태도와 인지부조화라는 어이없는 주장, 쟁쟁한 변호인단을 거느리고 변호하는 모습이 제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병원 진료와 약이 필요 없는 인생은 피해자인 제가 가장 소원하는 것입니다.

제발 오거돈에게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잘못을 인정하고 그에 상응한 처벌을 받기를 바랍니다."
 

[관련기사] 1심선고 앞둔 오거돈성폭력공대위 "권력형 성범죄, 엄벌"
 
8일 부산시 연제구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전국 200여개 단체로 꾸려진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8일 부산시 연제구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전국 200여개 단체로 꾸려진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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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오거돈 성폭력, #오거돈 전 부산시장, #강제추행치상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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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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