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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에 있는 '일해공원' 표지석. '일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
 경남 합천에 있는 "일해공원" 표지석. "일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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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90)씨 아호(일해)를 딴 경남 합천 '일해공원' 명칭을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적법한 절차를 거친 '공식 명칭' 여부를 두고 논란이다.

합천군 합천읍 황강 쪽에 있는 공원으로, 당초에는 '새천년생명의숲'이었다가 2007년 '일해공원'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당시는 고 심의조 합천군수가 맡고 있었다.

생명의숲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3일 낸 자료를 통해 "일해는 공식 명칭이 아니다. 문준희 군수는 지명위원회를 소집하라"고 했다. 그러나 합천군은 "당시 절차를 제대로 거쳤다"는 설명이다.

합천군민운동본부는 "2007년 당시 합천군이 '일해공원'이라고 지명을 결정하면서 정부가 권고한 원칙과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당시 측량법과 2006년 건설교통부의 '지명 표준화 편람'에는 현존 인물의 인명 사용은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었다"고 했다.

이어 "지명 결정의 절차인 지방과 각 시·도, 중앙의 지명위원회를 거쳐 결과를 관보에 고시하도록 돼있지만, 이 과정도 무시했다"며 "행정행위는 법과 규정에 근거하여야 그 정당성을 인정받는다. 일해 명칭 변경은 애초에 그 정당성이 결여되었고 지명으로서 아무런 법적, 공식적 지위가 없다. 소위, 오래 살라고 험하게 이름붙인 개똥이와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합천군민운동본부는 "합천군은 전두환씨 아호 '일해'라는 이름을 내세워 대외적으로 합천을 알리겠다고 하였다.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했다.

아어 "대외 홍보가 목적이라면 적법한 절차를 거쳐 국가기본도와 국토정보플랫폼에 등재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 아닌가? 귀하디 귀한 아이를 낳고도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것과 똑같은 경우인데, 왜 그렇게 한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법적 절차를 거치게 되면 반려될 것이 뻔한 사안임을 알면서도 일해라는 대못을 박은 이유는 정치적 셈법이다. 전두환씨는 지역이 배출한 큰 인물이라는 일부 지역민들 정서를 이용해 군수의 정치적 이득만 챙기면 그만이었던 것"이라고 했다.

'일해공원' 명칭은 '미고시'이기에 지명위원회를 열어 이름을 다시 결정하라는 것이다.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심의조 전 군수가 엎질러놓은 오물을 문 군수가 뒤집어 쓸 이유가 없다"며 "늦었지만 문준희 군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조례에 근거한 지명위원회 소집을 시작으로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절차를 밟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들은 "다른 시도는 일본식 지명을 포함하여 미고시 지명을 정기적으로 정비하는 행정업무를 수행한다"며 "경남도 또한 일해공원을 비롯한 미고시 지명정비 행정업무를 소홀히 하지 않기를 요청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합천군청 관계자는 "현재 '일해공원'은 '소공원·도시숲'으로, 국토지리원에 '지명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에 대해 질의를 했더니 '소공원이나 도시숲은 지명 허가신고의 강제규정이 아니고 임의사항으로 지자체 판단에 따른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했다.

'지명위원회'와 관련해, 그는 "군 지명위원회는 1981년 만들어졌다가 관련 규정에 따라 1984년에 계기되었고, 2011년에 새로 만들어졌다"며 "2007년에는 '군 지명위원회'가 없었고, 당시에는 관련 조례에 따라 '군조정위원회'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명칭 결정은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일해공원' 명칭에 대해, 그는 "현재는 중립 입장이고,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했다.

태그:#전두환, #일해공원, #합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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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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