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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시내 9개 대학 캠퍼스(건국대·동국대·동덕여대·명지대·세종대·숙명여대·연세대·이화여대·홍익대)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청년공약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17일 서울시내 9개 대학 캠퍼스(건국대·동국대·동덕여대·명지대·세종대·숙명여대·연세대·이화여대·홍익대)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청년공약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 김아무개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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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다니며 처음 대자보를 써봤다. 다른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반대하는 학생이 있지는 않을까, 여러 생각이 들어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그래도 못 참겠더라. 도저히 윤석열의 청년공약에 동의할 수가 없었다."

동국대 19학번 김아무개(23·인문대)씨는 17일 오전 캠퍼스에 익명으로 대자보를 붙였다. '윤석열 후보는 청년 갈라치기 정책을 그만둬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 김씨는 "당신(윤석열)이 생각하는 공정한 사회란 도대체 무엇인가. 수많은 청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부처를 폐지하는 게 당신의 공정"이냐며 윤 후보의 '여가부폐지' 공약을 비판했다. 

김씨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청소년기 경험을 이야기하며 여성가족부(아래 여가부)가 필요한 이유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입시, 그리고 친구들과의 관계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학창시절에 병원을 찾기는 부담스럽고 상담을 받으려니 비용이 부담되었다면서 "1388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에 전화해 몇 번이나 도움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당시에는 여가부가 지원하는 제도라는 걸 몰랐다. 이렇듯 여가부는 '여성'뿐만이 아니라 아동·청소년 등 다양한 세대를 위해 존재하는 부처다"라며 "여가부의 정책과 주관사업을 꼼꼼히 살펴봤다면,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울 수는 없었을 거다. 윤석열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윤 후보의 공약을 비판했다. 

9개 대학에 붙은 '윤석열 비판 대자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열린 '공정, 상식, 법치의 대한민국!' 서초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열린 "공정, 상식, 법치의 대한민국!" 서초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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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작성한 것과 비슷한 내용의 대자보는 다른 대학에도 게재됐다. 17일 서울 시내 9개 대학 캠퍼스(건국대·동국대·동덕여대·명지대·세종대·숙명여대·연세대·이화여대·홍익대)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청년공약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대학생들은 공통적으로 윤 후보가 청년정책이란 이름을 빌려 '청년 갈라치기'를 한다고 지적하며, 그가 강성노조불법행위 엄단·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의 피부양자 등록요건 강화 등 청년의 삶과 동떨어진 정책을 '청년정책'으로 포장했다고 비판했다. 

홍익대 대자보를 쓴 류기환(28·경제학부)씨는 "윤석열 후보가 여가부폐지를 핵심공약이라고 강조한 것을 보고 더는 참기 어려웠다"라며 "최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한 윤석열의 선거 유세를 직접봤는데, 여기에서도 청년을 강조하더라. 청년을 생각하는 공약이 아니라 단상에서 퍼포먼스를 하기위해 청년을 이용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은 건강보험을 악용하는 외국인이 있다고 지적했는데, 이 때문에 청년들이 피해를 입고 있나. 전혀 그렇지 않다"라면서 "윤석열은 그저 청년 문제를 빌려 외국인 혐오, 남녀 갈등을 유발하는 것일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학생들의 지적처럼 지난 13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가 발표한 윤 후보의 10대 공약 중 7번째에는 '청년이 내일을 꿈꾸고 국민이 공감하는 공정한 사회'가 포함돼 있다. 

청년공약의 세부내용은 ▲여성가족부 폐지, 공정한 입시 및 취업환경 조성 ▲성범죄 처벌강화, 무고죄 처벌강화 ▲시민단체 공금유용 및 회계부정 방지(윤미향 방지법 추진) ▲강성노조불법행위 엄단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의 피부양자 등록요건 강화 및 명의도용 방지 ▲주취감경 처벌현실화, 음주범죄 무관용 원칙 ▲촉법소년 연령 만14세에서 만12세로 하향조정 ▲공정한 출발선 제공(빚의 대물림 차단) ▲청년세대 자산형성 지원 위해 '청년도약계좌' 도입 등이다. 

윤 후보는 여가부폐지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15일에는 "(여가부폐지가) 저의 핵심 공약이 맞다. 공정한 사회를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라고 밝혔다. 

이화여대에 대자보를 붙인 학내 인권동아리 'Right Now'의 관계자는 윤 후보의 발언과 관련해 "성범죄·가정폭력·불법촬영·성별 임금격차·유리천장·여성노동 평가 절하·여성 성적 대상화·데이트 폭력 등 여성이 처한 현실의 어려움을 말하자면 끝이 없다"라면서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 폭력이 여러 수치로 증명된 사회에서 여성과 관련한 상징적인 부처인 여가부를 폐지하는 건 여성에 대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은 유세 때마다 토론 때마다 청년을 언급한다. 그런데 청년들의 '현재'를 알고나 있나"라면서 "청년들의 주거난·생활고·경제난·취업난 등 여러 이슈가 있는데 이에 대해 윤석열이 제대로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본 적 없다. 단지 청년 갈라치기에만 몰두하는 것"이라 꼬집었다. 

태그:#윤석열, #대자보, #청년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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