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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미 시인
 송유미 시인
ⓒ 송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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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산스런 우리들 일상마저 서정으로 승화해 보이고 있다"라는 평을 받는 송유미 시인이 독자들한테, 아니 세상 사람들한테 "아프지 말라"고 '애원'한다.

새 시집 <당신 아프지마>를 통해서다. 이 시집은 세상의 얼어붙은 마음들에게 띄우는 절절한 연애편지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다들 어려운 때 시인이 독자들한테 따뜻한 마음을 '선물'하고 있다.

송유미 시인은 부산일보와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으로 문단에 나왔고, 시집 <살찐 슬픔으로 돌아다니다>, <당나귀와 베토벤>, <검은 옥수수밭의 동화>를 생산하기도 했다.

시집을 읽으면 송유미 시인은 '당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사랑으로 매일 '그대 눈동자 속으로' 출근하는 것 같다. 시인은 "그대 아프면 이 세상 사람들 슬픈 인형"으로 보이기에 "제발 아프지마 / 당신만 생각하며 억지로 힘을 내봐"라고 청원한다.

최영철 시인은 "송유미의 사랑시는 세상의 얼어붙은 마음들에게 띄우는 절절한 연애편지다"라고 했다.

"버튼을 누른다 / 저 어두운 세상에 갇혀 있는 너에게로 / 따르릉 / 따르릉 / 살아있다는 기별을 울리고 있다 // 발신음이 떨어지지 않는 고장 난 / 전화기 앞에서 / 까맣게 어두워진 마음을 / 따르릉 / 따르릉 / 살아있음의 경보를 / 울리는 것이다"(시 "빨간 공중전화" 일부).

시집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시들은 "그리움은 바람이 되어", "슬픈 것들을 그리워하자", "흐르는 거울이 되어", "마음은 천이나 진정은 하나"로 담겨 있다.

그의 시를 읽은 시인이나 문학평론가들이 감탄하고 있다. 철학자 김영민 시인은 "틈의 미학, 송유미의 시, '살며시 도시의 그늘에서 날개를 펴며' 읽고 싶다"고 했다.

김말남 문학평론가는 "송유미의 시들은, 자신만의 시공간적 괘에 놓고 다룬다. 우리가 살아온 시공간을 그가 '산보(散步)'해 온 결과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정영태 시인은 "이 한 권의 시집에서, 사랑은 생명과 죽음, 생성과 소멸의 갈등과 고뇌의 과정을 거쳐, 제자리를 찾아가는 긴 노정의 모습으로 보여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며 "사랑의 여러 모습이 들어있는 이 한 권의 시집은 사랑의 기쁨과 고통, 사랑의 아름다움이 갈피마다 쌓여 있음을 볼 수 있게 한다"고 했다.

다음은 시 "당신, 아프지마" 전문이다.

당신, 아프지마

하늘에 구름이 없다면
얼마나 모래사막일까
겨울나무에 낙엽이 다 떠나버린 것 같겠지

그대 눈동자 속으로
출근 못 하는 날은
세상살이 힘들고 고달픈 날

제발 아프지 마

그대 아프면
이 세상 사람들
슬픈 인형으로 보이니까

아프지 마
당신만 생각하며
젖 먹던 힘까지 내봐

나는 착하디 착한 당신 위해
내 영혼의 피로 시를 쓸게요

태그:#송유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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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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