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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999추진위는 30일 방통위 앞에서 '정파 2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신속한사업자 선정을 촉구했다
 새로운999추진위는 30일 방통위 앞에서 "정파 2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신속한사업자 선정을 촉구했다
ⓒ 문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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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유일한 지상파 라디오인 FM 99.9MHz 방송이 멈춘 지 어느덧 2년이 흘렀다. 그러나 새 사업자는 여전히 선정되지 않고 있다. 라디오 애청자들은 가녀린 목을 빼고 방송 재개를 이제나 저제나 애타게 기다리고 있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무심하기만 하다.

정파 사태 2주년을 맞은 30일, 결국 방통위 앞에 천막이 다시 펼쳐졌다. 지난 2021년 8월 농성을 푼 지 8개월 만이다. (구)경기방송 노동자들은 늦어도 올해 초에는 새 사업자가 선정될 것이라는 방통위의 약속을 믿고 천막을 접었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경기방송지부, 경기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새로운 999 추진위원회'는 이날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방통위가 빨리 새 사업자를 선정해 경기도민의 청취권과 경기방송 해직자들의 노동권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방통위는 정파 1년 6개월이 지나서야 사업자 공모를 하더니, 심사를 마치고 난 뒤에도 뒷걸음질 행정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심사에서 최고점수를 받은 도로교통공단(TBN)이 종합편성방송을 할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법률 검토를 한 달 넘게 끌고 있다. 방통위는 언제쯤 법률 검토를 완료할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법률 검토 기간이 무한정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방통위 앞에 다시 펼쳐진 천막농성장
 방통위 앞에 다시 펼쳐진 천막농성장
ⓒ 문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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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2년이라는 기간은 희망고문을 넘어 희망사기다. 방통위가 가진 힘과 권한을 왜 제대로 행사하지 않고 이렇게 모욕감을 주는가. 법적 하자가 있는 곳은 애초부터 심사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 100미터 달리기를 해서 1등이 나왔는데 출발부터 부정출발이면 메달을 뺏으면 된다. 법률 검토 빨리 마치고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며 "다음 주에 윤석열 당선자의 인수위를 만난다. 이번 사태에 대해 반드시 묻겠다"고 방통위를 질타했다.

연대 발언에 나선 최정명 민주노총 경기도 본부장도 "2년이라는 세월 동안 우리는 참 많은 고통을 받았다. 당신들이 입만 열면 말하는 경기도민 청취권, 노동자의 생존권은 어디로 갔나. 막판까지 왔다. 다시 천막을 친다. 천막도 안되면 수위를 높이겠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지역공동체의 커뮤니케이션 권리 회복을 위한 지역 방송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민진영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잘못은 방통위에서 하고 왜 피해는 고생은 희생은 오로지 노동자의 몫이어야 하는가. 갈 때까지 가기 전에 반드시 이 일이 정상화되길 희망한다"며 "아직도 제 차의 라디오채널 1번은 99.9이다. 경기도민으로서 경기도의 소식이 유용한 정보였기 때문이다. 많은 경기도민이 99.9를 들으면 내가 아는 지역의 이야기 내가 아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가는 거리에 대한 정보를 들으며 많은 공감을 했고 우리의 방송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정파 2년 동안 방통위는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성진 언론노조 경인협의회의장도 "정치적 판단을 할 필요조차 없다. 누군가에게는 즐거움을 줬고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줬던 라디오 방송이다. 라디오에 웃고 울었던 사람들이 왜 아직도 메마른 아스팔트 위에서 떨고 있어야 하는가. 라디오를 향한 순수한 열정이 다시 전파를 탈 수 있도록 방통위는 맡은 바 책무를 다해주길 바란다"고 외쳤다.

만약 도로교통공단이 부적격 판정을 받을 경우, 심사위 점수 2위인 OBS가 새 사업자로 선정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새로운 999 추진위는 '재공모'는 절대 안된다는 입장이다. 공모에 지원했던 모든 사업자가 허가 기준 점수(1000점 만점 중 650점 이상)를 충족한 상황에서 재공모는 명분도 실효성도 없다는 이유다. 심사위 점수는 ▲ 도로교통공단(787.01) ▲ OBS(784.15) ▲ 경기도(759.88) ▲ 경인방송(738.76) ▲ 뉴경기방송(709.15) ▲ 경기도민방송(691.01) ▲ 케이방송(686.15) 순이었다.

장주영 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장은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방통위를 규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1년 6개월 동안 공모를 준비하면서 TBN 자격 논란에 대해 방통위는 그냥 넘겼다. 알고도 넘겼다면 무책임한 것이고 몰랐다면 무능력이다. 사업자 선정까지 얼마나 걸릴지 또다시 깜깜이 행정으로 돌아갔다. 노동자들의 고통은 한없이 길어지고 있다. 이번 천막은 절대 어설픈 사탕발림에 철거되지 않을 거다. 확실히 끝을 보겠다"며 생존권 쟁취를 위한 끝장 투쟁을 선포했다.

태그:#방송통신위원회, #경기방송, #새로운999, #경기지역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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