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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은 유학의 고장으로 잘 알려 있지만 예전에는 안동시가지 안에 절이 많았다고 합니다. 지금의 법흥동에서 당북동(약 2km)까지 거리에 여러 절이 있었는데, 비 오는 날, 절 회랑으로만 다녀도 옷이 젖지 않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경북불교문화원이 31일 개최한 '안동 (구) 역사驛舍에 묻힌 법림사의 가치' 학술포럼에서 토론자로 나온 전 안동시청 학예연구관 손상락씨는 안동시가지에 절이 상당히 많았다며 오래전부터 안동에 전해오던 이야기를 소개했다.
    
안동 (구) 역사에 묻힌 법림사의 가치(3월 31일)
▲ 경북불교문화원 학술포럼 안동 (구) 역사에 묻힌 법림사의 가치(3월 31일)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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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 철도가 폐쇄되고 2020년 12월 신 안동역사가 송현동으로 이전하면서 남은 안동역터를 두고 현재 '공원으로 개발해야 한다' 혹은 '아파트를 세워야 한다' 등
다양한 개발 계획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경북불교문화원은 (구) 안동역터에 남은 보물 56호 '운흥동 오층전탑'과 경북 유형문화재 100호 '운흥동 당간지주' 등 유물에 주목한다.

전탑과 당간지주는 이곳이 예전에 절터였음을 말하고, 이 절은 바로 법림사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물 56호 (구) 안동역 터에 남아 있다. 전탑 등으로 이곳이 예전 법림사 절터로 추정된다.
▲ 운흥동 오층 전탑 보물 56호 (구) 안동역 터에 남아 있다. 전탑 등으로 이곳이 예전 법림사 절터로 추정된다.
ⓒ 안동 대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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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유형문화재 100호. 법림사 당간지주로 추정됨
▲ 운흥동 당간지주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100호. 법림사 당간지주로 추정됨
ⓒ 안동 대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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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년 용만 권기 선생이 편찬한 안동 지리지인 '영가지(永嘉誌)' 기록을 보면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범림사는 안동부 읍성 남쪽에 있다. 지금은 다만 3칸의 집과 흙으로 만든 불상 셋, 흙으로 만든 코끼리, 사자상 각 1개씩 있다."

'영가지' 안동본부도(永嘉誌 安東本府圖)를 보면 법림사의 위치가 더 확연히 드러난다.
 
안동 읍성 남쪽에 있던 '법림사' 사찰 위치 표시
▲ 『영가지』 안동본부도(永嘉誌 安東本府圖) 안동 읍성 남쪽에 있던 "법림사" 사찰 위치 표시
ⓒ 박순 발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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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술 포럼 기조 강연에서 경북불교문화원 상임이사인 박순 박사는 "(구) 안동역사 개발 때 법림사지(法林寺址)에 대해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지표조사가 있어야 하고, 개발 계획 시행 이전에 탑과 당간지주, 사찰 관련 전문 연구자들과 문화재 관계자 등의 심도 있는 논의과정을 가져달라"라고 주문했다.

또 안동대학교 사학과 태지호 교수는 (구) 안동역사 개발 계획에 "범림사지 전탑을 활용한 불교문화유산의 콘텐츠 방안"을 제안했고 안동대 전성건 교수는 "법림사 전탑과 화엄세계'를, 안동대 국어국문학과 신호림 교수는 "법림사와 오층 전탑의 편린을 활용한 사라진 이야기 흔적"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불교문화원 호성 이사장은 "이번 학술 포럼을 시작으로 지역 불교 문화재에 대한 발굴을 이어가고, 화쟁(和諍)에 바탕을 둔 사회통합과 지역문화의 균형적 발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라고 학술 포럼 의의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특히 10여 년 전 구 안동역 주변에 대형 매장이 개발되면서 출토된 사찰 관련 유물이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를 아는 사람이 없다'며, 향후 시행될 구 안동역사 개발 계획에 법림사지 발굴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과거 잘못을 다시 범하지 말기를 강조했다.

통일 신라와 고려 시대 안동에 많았다고 알려진 사찰과 불교문화에 대한 연구와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향상할 수 있다. 또, 관광객에게도 안동의 다양한 정신 세계를 알릴 수 있다. '안동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란 자부심에 맞는 다양한 개발 계획을 기대한다.

태그:#운흥동 오층전탑, #법림사, #(구) 안동역사, #영가지, #경북불교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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待人春風 持己秋霜(대인춘풍 지기추상)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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