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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3회째인 퇴계 선생 마지막 귀향 재현단에 참가하기 위해 16일 아침 일찍 영주시 이산면 두월리로 향했다. 이른 아침부터 모인 재현단은 대략 40여 명. 도포 차림의 복장을 한 재현단과 일반 참가자들은 지방도로와 산길을 따라 이날 목적지인 안동 삽골재로 향했다.
 
영주시 이산면 두월리 출발 전(2022년 4월 16일)
▲ 퇴계 귀향길 재현단 영주시 이산면 두월리 출발 전(2022년 4월 16일)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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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경복궁을 출발한 이래 13일차인 이날은 영주 이산면과 봉화군 상운면, 안동시 녹전면을 거치는 20km 구간이다.
 
영주시 이산면 두월리에서 안동 삽골재까지 구간(13일차 일정)
▲ 퇴계 귀향길 재현단 걷기  영주시 이산면 두월리에서 안동 삽골재까지 구간(13일차 일정)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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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4일부터 4월 17일까지 전 구간은 270km, 700리 길로, 13박 14일간 일정이다. 전·현직 교수, 유학도, 걷기를 좋아하는 일반인 등으로 구성된 재현단은 벚꽃 등 봄 향기가 물씬 묻어나는 산천을 만끽하며 퇴계 선생의 발자취와 화기애애한 이야기로 힘든 여정을 이겨낸다.

퇴계 이황 선생은 1569년 선조 3년, 음력 3월 1일, 병을 이유로 선조를 만나 사직의 청을 올린다. 이 자리에서 선생은 선조에게 군자의 마음으로 정치를 하고 소인을 경계할 것을 당부한다. 
 
선조 2년 1569년, 3월 1일 기사
▲ 조선왕조실록 선조수정실록 "퇴계 병을 이유로 귀향하다" 선조 2년 1569년, 3월 1일 기사
ⓒ 국사편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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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은 선조와의 만남을 끝으로 음력 3월 4일 서울을 떠나 고향인 안동까지 14일 동안의 긴 여정에 들어간다. 이때 귀향은 선생이 살아생전 마지막 귀향길이다. 그 이듬해 선생께서 세상을 떠나신다. 이 마지막 귀향길을 현대 후학들이 재현하고자 기획하고 실천에 옮긴 것이 지난 2019년 '제1회 퇴계 선생 마지막 귀향길'이었다.

2020년 제2회 행사는 코로나19로 연기됐다가 지난해(2021년) 소규모로 이어졌고 마침내 올해(2022년) 제3회 퇴계 선생 마지막 귀향길 재현이 성사된 것이다. 특히 13일째 귀향길은 선생께서 영주를 거쳐 꿈에도 그리던 고향 안동으로 들어오는 날이었다. 이날 안동을 비롯한 영주, 봉화 등 유학도들이 재현단에 동참했고 필자도 그 일원으로서 동참하는 영광을 얻었다.
 
이한방 전 대구대 교수의 퇴계 족보학 해설
▲ 안동시 녹전면 임도에서 전문가 해설 이한방 전 대구대 교수의 퇴계 족보학 해설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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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안동시 녹전면을 넘어 도산면에 이르는 용두산과 용수사 길은 선생에게 많은 회한을 안기는 길이었다. 이 고개만 넘으면 어릴 때 공부하던 절 '용수사'와 태어난 '노송정' 큰 집이 있기 때문이다.

후학들은 용수사 입구에서 선생의 숙부인 '송재 권학시(勸學詩)와 퇴계 권학시' 시비(詩碑) 제막식을 가졌다. 시비는 용수사 입구와 노송정 마당. 선생이 처음 집을 지었던 '지산와사'(芝山蝸舍) 등 3군데에 세웠다. 
 
퇴계 숙부 송재 선생과 퇴계 권학시 시비 제막
▲ 용수사 입구 시비 제막식 퇴계 숙부 송재 선생과 퇴계 권학시 시비 제막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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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용수사 입구와 도산서원 등에는 '퇴계 귀향길' 안내판을 세우는 등 다채로운 관련 행사로 뜻을 더했다. 
 
안동 도산서원, 용수사 등에 세운 퇴계 귀향길 안내판
▲ 퇴계 귀향길 안내판  안동 도산서원, 용수사 등에 세운 퇴계 귀향길 안내판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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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걷기 도중 주요 유적지에서 퇴계 선생과의 인연에 대한 해설과 전문 유학자들의 설명이 곁들여지면서 퇴계 선생 귀향길 재현의 의미를 더했다.

퇴계 선생 마지막 귀향 재현단 행사는 걷기 행사 14일째인 17일 도산서원 입구에서 '전교당'까지 1km 구간을 걷고 '상덕사' 사당에서 고유제와 후학들의 좌담회로 끝을 맺었다.

당시 도산에는 선생이 아끼고 사랑했던 매화가 곳곳에 피었다고 했지만 올해는 매화가 모두 지고 선생의 정신만 찾을 수 있었다. 
 
제3회 퇴계 선생 귀향길 걷기 행사 마무리 고유제
▲ 도산서원 상덕사 고유제 제3회 퇴계 선생 귀향길 걷기 행사 마무리 고유제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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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선생은 '선인다'(善人多) 착한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소원과 배우기를 강조하셨다. 또 '나아감보다 물러남'을 실천하며, 자신과 끊임없는 수양으로 학문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썼다.

김병일 도산서원 원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당시 퇴계 선생이 추구하던 인간다운 삶을 각인하는 계기가 되고, 특히 제주도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처럼 서울 경복궁서부터 안동 도산서원까지 '퇴계 선생 구도의 길'이 하루속히 마련됐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퇴계 선생 귀향길 노정, 270km, 700리]
서울 경복궁-남양주-양평-여주-원주-충주-제천-단양-영주-안동(10개 시군).
참가자 : 연인원 1830여 명.
전 구간 완주자 : 5명.

 
서울 경복궁에서 도산서원까지
▲ 퇴계 귀향길 노정 지도 서울 경복궁에서 도산서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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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퇴계 선생 귀향길, #서울 경복궁, #안동 도산서원, #700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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