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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2022.6.12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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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의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었던 이준석 대표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제대로 '자기정치'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금까지 선거 승리를 위한 정치를 했다"며 "제가 이루고 싶은 세상, 옳다고 생각하는 정책과 당을 만들기 위해 제 의견을 더 많이 투영시키겠다. 아직까지 저는 하고 싶은 게 많다"고 했다.

이 대표는 12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무려 34분간 모두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중요한 기자회견임에도 대본 하나 안 쓰고, 종이 한 장 안 들고 와서 제 마음의 소리를 하고자 이렇게 말씀드린다"며 "지난 1년 동안 화나는 일도, 절치부심한 일도 많아서 앞으로 1년 동안 하고 싶은 것도 많이 축적됐다. 그게 북받쳐서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지휘관으로서 선거승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했던 1년과 앞으로의 1년은 참 다를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1년 다를 것… 제대로 '자기정치' 하겠다"

"당대표가 된 뒤로 저는 무수히 지적을 받으면서 여기까지 왔다. 보통 제 태도와 '싸가지론'에 관한 게 굉장히 많다. 그런데 메시지전을 강하게 하라는 주문과 동시에 어느 누구도 화나게 하지 말라는 주문을 받는다. 불가능에 도전하라는 얘기다. 그런데 지난 1년간은 어떻게든 선거에서 이겨야 되는 상황이었고, 그 안에 '자기정치'는 설 수 없다. 저 스스로 하고 싶지 않은 역할도 많이 했다. 그런데 저한테 '자기정치 한다'는 분들도 있는데, 이제 제대로 자기정치 해보겠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제게 주어진 '전시(戰時)'의 역할 때문에 항상 무기를 들고 싸워야 했다"며 "이제는 그 무기를 녹여서 농기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왔다. 그 농기구를 어떤 형태로 만들어서 농사를 지을지가 앞으로 1년 간의 고민"이라고 비유했다. 지방선거 직후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킨 것 역시 같은 맥락일 뿐 아니라 탄핵 전 새누리당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윤석열 정부가 절대 그렇게 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혹자는 '어차피 공천은 다음 당대표가 할 텐데 왜 공천룰을 정하냐'고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 자체가 굉장히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발상"이라며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탄핵의 아픔, 공천파동의 아픔을 거치면서 몇 년 간 쌓아올렸던, 어렵게 5년 만에 구축했던 새로운 기회를 무너뜨리려는 것이 아니라면 그런 관성과 타성에 젖은 얘기는 절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아주 오랜만에 온 기회들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기회"… 탈영남 그리고 탈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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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6.12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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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탄핵의 강'을 건넌 보수가 '신 보수'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그는 "앞으로 1년도 굉장히 적극적, 공세적으로 확장해나가겠다"며 그 계획 중 하나로 '탈영남', 즉 "다음 총선에서 호남지역에서 많은 당선자를 낼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5.18기념식 참석,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호남 안배를 언급하며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강한 수준의 서진전략이 7월부터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새로운 보수정당의 또 다른 핵심노선은 '탈권위'다. 이 대표는 "청와대 관저에 사는 것을 그렇게 메리트(이점)로 느낀다든지, 그걸 꼭 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없는 대통령이 들어섰기 때문에 꼭 관용차를 타지 않아도 된다는 당대표와 같이 할 수 있는 탈권위의 영역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탈권위는 보수의 어젠다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그게 지금까지 우리가 지난 1년 동안 항상 상대정당인 민주당보다 앞서나갔던 지점이고 더 파격적인 지점이었다"고 자평했다.

다만 그가 말하는 게 '탈권위=청년정치'는 아니다. 이 대표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한 발언을 모두 찾아보면 제 입에서 '제가 청년정치인'이란 발언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을 것"이라며 "저는 그 표현을 안 쓴다. 그것이 제 역할을 얼마나 속박하는 이야기인지 잘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2년부터 이어진 소위 '청년정치담론'의 끝이 저였으면 좋겠다"며 "청년비례대표 실험 등은 청년주자들을 청년의 바운더리(경계) 안에 묶고 역할을 축소시켰다"고 비판했다. 

"앞으로 정치권의 젊은 세대는 절대 배려의 대상도 되어선 안 되고, 이제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것도 젊은 세대 할당이 아니라 그들이 보여준 능력을 바탕으로 해서 전혀 역차별받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이 꼰대문화, 권위의식에서 더 빨리 탈피할 수 있을 때, 아직까지도 허우적거리면서 문제가 뭔지 모르는 민주당보다 '초격차'로 앞서나갈 수 있다."

"아직도 허우적거리는 민주당… 반면교사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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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6.12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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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지금까지 우리가 당에서 만들어내지 못했던 담론들을 유튜버나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내면서 보수세력의 담론이 저열해졌던 것을 다시 되돌릴 필요가 있다"며 보수 유튜버들과의 결별도 강조했다. 또 "박근혜 정부가 아무한테나 종북이라고 하면서 초기에 개혁할 수 있는 기회를 날리고, 문재인 정부가 세상의 절반을 적폐·토착왜구로 몰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민주당이 재집권에 실패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물가인상 등에 관한 정부여당의 태도가 한심하다'는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서도 "5월 9일 전까지 모든 걸 이끌었던 분들이 우리가 딱 한 달 이끌었는데 '뭐했냐'고 그러면 어이없는 상황"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물가상승)가 나타나는 것은 코로나로 양적 완화를 많이 했기 때문인데, 한 달 전만 해도 민주당은 돈을 더 풀자고 했다"며 "굉장히 무책임하다. 역시 '비대위의 비대위'는 성공하기 힘들겠다(는 생각)"고 저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