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엄상빈 작가의 통일과 분단을 주제로 한 사진전 '용치여지도'가  고양시 소재 갤러리'꿈터'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은 경기 파주시 소재 개울가의 한 용치의 모습
▲ 사진전 엄상빈 작가의 통일과 분단을 주제로 한 사진전 "용치여지도"가 고양시 소재 갤러리"꿈터"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은 경기 파주시 소재 개울가의 한 용치의 모습
ⓒ 엄상빈

관련사진보기


오랫동안 분단 및 통일을 주제로 사진에 담아온 엄상빈 작가의 최근 작업 '용치여지도'는 동해안의 고성에서부터 서해안 교동도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접경지대에 산재한 대전차방호벽, 용치 등을 기록한 사진 작업이다.

7~8월 고양시 소재 갤러리 '꿈터'에서는 접경지역인 고양, 파주지역 내용을 위주로 한 초대전이 펼쳐진다. 지난 6월 2주간 서울 도봉구 소재 평화문화진지에서 '7.4남북공동성명 5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된 전시회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열리는 전시회이다.
 
 엄상빈 작가의 최근 작품 ‘용치여지도’ 사진전이 '꿈터'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 사진전  엄상빈 작가의 최근 작품 ‘용치여지도’ 사진전이 "꿈터"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 윤종은

관련사진보기

 
용치여지도(龍齒輿地圖)

이름조차 생소한 '용치', 한자로는 '龍齒', 영어로는 'Dragon's Teeth'라는 이 '용의 이빨'이 한반도 접경지대에 세워진 지도 벌써 50여 년이 되었다. 한국전쟁 당시 소련제 T-34 탱크를 앞세운 인민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청와대 침투를 목표로 했던 1968년 1·21사태 등으로 냉전의 초긴장 속에 전면전을 대비해 '대전차 방호벽', '용치' 등을 도로나 하천 등 예상 침투로에 대대적으로 설치했다는 게 정설이다.

평양, 개성을 지나 서울로 이어지는 길목인 휴전선 접경 파주지역과 고양지역에는 여전히 수백, 수천 개에 이르는 용치들이 곳곳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런가하면 서울 서대문구 한 상가는 1층 필로티 구조를 탱크가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했고 유사시 아파트를 무너뜨려 대전차 방호벽으로 쓸 용도였다.

'일산신도시'를 비롯하여 서울과 경기의 경계선인 '자유로 방호벽', 서울시내 '63빌딩 옥상'에 이르기까지 군사 목적이 담긴 용치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탱크 트라우마를 겪은 남쪽은 대전차 방어에, 미군 전투기의 공습으로 전 국토가 초토화된 북쪽은 방어진지를 지하화하는 데 주력한 결과이기도 하다.

또한 1970년 도봉구에 대전차방호시설로 세워진 시민아파트는 노후화로 2004년 1층만 군사시설로 남기고 철거되었다. 그 후 방치되어오다가 2017년 대전차방호시설의 흔적들은 그대로 보존한 채 '평화문화진지'라는 이름의 문화예술창작공간으로 재탄생했다. 1990년에 완공된 제주도의 통신시설 벙커는 '빛의 벙커'라는 미디어 아트 전시장이 되어 각광을 받고 있다.
 
 엄상빈 작가의 ‘용치여지도’ 중 고양시의 한 하천을 가로지르는 용치의 모습
▲ 방호벽  엄상빈 작가의 ‘용치여지도’ 중 고양시의 한 하천을 가로지르는 용치의 모습
ⓒ 엄상빈

관련사진보기

 
"역사에 남는 문화유산으로 탈바꿈 필요"

우리의 생활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대전차 장애물' 또는 '용치'들을 찾아 강원도 고성에서부터 서해 교동도까지 발품을 판 그야말로 '용치여지도'이다. 엄상빈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당시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방호시설이었겠지만 많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변의 지리적 환경과 시대적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대전차 장애물'이든 '용치'이든 많은 사람들이 지혜를 모아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유산으로 탈바꿈하도록 방안을 찾아야 마땅하다. 시대를 기록하는 한 사진작가의 간절한 바람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엄상빈 작가는 17일 오후 5시 꿈터갤러리 전시 개막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서울 도봉과 경기 고양에 이어 분단의 상징인 휴전선 접경을 포함 전국에 걸쳐 있는 용치들을 소재로 작품 전시회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사진작업과 전시회가 문화예술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회를 관람한 장제환씨(고양시 거주)는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는 용치들이 햇빛발전소의 전환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하면서 평화적인 목적으로도 활용되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엄상빈 사진작가가 ‘용치여지도’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고양시 소재 갤러리 '꿈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작가  엄상빈 사진작가가 ‘용치여지도’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고양시 소재 갤러리 "꿈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윤종은

관련사진보기

 
전시명 : 『용치여지도』
일시 : 2022 7. 11(월) ~ 8. 17(수)
장소 : 꿈터 갤러리(김정용 관장, 김은주 김태우 대표)
주소 : 경기 고양시 덕양구 토당로 52 능곡역프라자, 201호 (경의중앙선 능곡역 앞)
문의전화 : 031.970.4100 010.8932.5579
작가와의 대화 : 7월 16일(토) 오후 5시
관람시간 : 10:30~ 20:00/ 매주 일요일 휴관

■ 작가 프로필

엄상빈(嚴湘彬)은 1954년생으로 강원대 사대에서 수학을, 상명대 예술‧디자인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1980년부터 20년간 속초고등학교 등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퇴직 후에는 상명대학교 등에서 사진을 가르쳤다. 민예총 강원지회장, 강원다큐멘터리사진사업 운영위원, 동강국제사진제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남북사진문화교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개발지구」(1987), 「Mt. Mckinley」(1988), 「신평리 풍경」(1995), 「고성 오늘 전」(1995), 「청호동 가는 길」(1997), 「고성산불」(1998), 「환경사진초대전」(2001), 「생명의 소리」(2006), 「학교 이야기」(2006), 「들풀 같은 사람들」(2008), 「창신동 이야기」(2015), 「강원도의 힘」(2015), 「또 하나의 경계 - 분단시대의 동해안 1986-2016」(2017), 「아바이마을 사람들」(2017), 「두만강변 사람들」(2019), 「서른 살 엄주현」(2020), 「용치여지도」(2022) 등의 개인전을 했다.

그리고 광화문 갤러리 개관기념 초대전 「서울의 화두는 평양」(2000), 「한국다큐멘터리사진 33인전」(2004), 20세기 민중생활사 연구단 기획초대전 「어제와 오늘3」(2008), 「베이징국제사진주간2015」(2015), 「제3회 수원국제사진축제」(2016) 「남북사진전, 통일의 꽃이 피었습니다」(2018), 「안녕! 민주주의」(2018), 「남북사진전, 금강산 가는 길」(2019), 「분단의 지시대명사」(2021) 등 다수의 기획전 및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사진집으로는 『Mt. Mckinley』(대성, 1988),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팡』(광명, 1993), 『청호동 가는 길』(일, 1998), 『생명의 소리』(눈빛, 2006), 『학교 이야기』(눈빛, 2006), 『들풀 같은 사람들』(눈빛, 2008), 『평창 두메산골 50년』(공저)(눈빛, 2011), 『아바이마을 사람들』(눈빛, 2012), 『창신동 이야기』(눈빛, 2015), 『강원도의 힘』(눈빛, 2015), 『또 하나의 경계 - 분단시대의 동해안 1986-2016』(눈빛, 2017), 『두만강변 사람들』(눈빛, 2019), 『서른 살 엄주현』(눈빛, 2020), 『용치여지도』(눈빛, 2022)등이 있으며, 동강사진박물관, 속초시립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태그:#분단 및 통일, #엄상빈, #용치여지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정론직필(正論直筆) 시민기자 되기] .....서울대 영문과, 시민단체 대표, 민주화운동에 참여, 민생 민주 평화에 관심 [기사제보] 010-3341-7670 / tomayoun@hanmail.net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