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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초일엽' 자생지라서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 보호되고 있다. 안산암으로 이루어진 섬이다. 오른쪽 멀리에는 문섬이 보인다. 이 일대 바다 밑네는 산호초 등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보호지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 섶섬 "파초일엽" 자생지라서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 보호되고 있다. 안산암으로 이루어진 섬이다. 오른쪽 멀리에는 문섬이 보인다. 이 일대 바다 밑네는 산호초 등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보호지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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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9일 결혼식이 있어 고향인 제주를 찾았다. 고향을 찾은 김에 아내와 함께 여름철 별미인 '자리물회'를 먹기 위해 서귀포 보목동을 찾았다.

보목동은 옛날부터 보리장나무가 많이 자생하고 있어서 '볼레낭개'라고 불렸다. 나무 이름에서 지명인 '보목'을 가져왔고, '개'는 갯마을을 뜻한다.

제재기 오름에서 만난 자연
 
오름을 오르는 길에는 각종 상록수들이 우거져 있어 그늘이 좋다. 해발 94m의 높이의 오름이기 때문에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 제재기 오름을 오르는 모습 오름을 오르는 길에는 각종 상록수들이 우거져 있어 그늘이 좋다. 해발 94m의 높이의 오름이기 때문에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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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목동은 제주 올레 6코스가 지나는 곳에 있는 동네다. 보목동 마을 뒤에는 제재기 오름이 우뚝 솟아있고, 마을 앞 바다는 파초일엽 자생지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하고 있는 '섶섬'이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제재기 오름은 해발 94m 밖에 되지 않는 낮은 오름이다. 제재기 오름을 올랐다 내려오면서 꽃들이 피어있는 식물을 살펴보았다. 그 중 하늘타리 꽃은 털복숭이 강아지를 연상케 하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키우는 개들이 생각이 나서 '토리 세상'이라는 글을 한 편 써 보기도 했다.
 
전국적 마을 어귀나 하천 주변 등에 자생하는 덩굴식물이다. 잎과 마주나는 덩굴손은 나무 등을 감고 올라간다. 잎은 어긋나고 5~7갈래로 갈라진다. 괄주근이라는 뿌리는 뿌리는 당뇨를 치료하는 약재로 사용한다.
▲ 하늘타리 전국적 마을 어귀나 하천 주변 등에 자생하는 덩굴식물이다. 잎과 마주나는 덩굴손은 나무 등을 감고 올라간다. 잎은 어긋나고 5~7갈래로 갈라진다. 괄주근이라는 뿌리는 뿌리는 당뇨를 치료하는 약재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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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기 오름 정상에 자라고 있다. 남미에서 귀화한 식물로서 '금계국' 등과 같이 '루드베키아'속에 속한다. 전국의 철도나 도로변에 많이 퍼져 있다. 여름에 꽃이 핀다. 통꽃 부분은 원추 모양으로 되어 있는 갈색이다.
▲ 원추천인국 제재기 오름 정상에 자라고 있다. 남미에서 귀화한 식물로서 "금계국" 등과 같이 "루드베키아"속에 속한다. 전국의 철도나 도로변에 많이 퍼져 있다. 여름에 꽃이 핀다. 통꽃 부분은 원추 모양으로 되어 있는 갈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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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기 오름에는 우리나라 전국 어디에서나 봄부터 가을까지 피는 개망초가 빈터 지천에 널려있고, 루드베키아 속 원추천인국은 귀화해 야생을 하고 있었다. 나무를 감고 올라가는 덩굴식물인 하늘타리 꽃도 한창 피어있었다. 여름이면 우리나라 야산이나 들판에서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는 백합과 참나리, 노랑원추리도 예쁜 꽃을 피우고 있었다.

겨울철 우리나라 제주도와 남부지방의 숲 속에서 자금우와 함께 만날 수 있는 백량금은 하얀 꽃봉우리를 맺고 있었다. 가을이면 연노란꽃을 피우는 국화과의 털머위는 군락을 이루어 반짝이는 잎을 드러내고 있었다. 포자 번식을 하는 양치식물인 석위도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9~10월에 노란색의 두상화가 달린다. 잎과 줄기에 털이 많아서 머위와 구분이 된다. 전국 등산로나 가로수 밑에 많이 심어 가꾸고 있다.
▲ 털머위 9~10월에 노란색의 두상화가 달린다. 잎과 줄기에 털이 많아서 머위와 구분이 된다. 전국 등산로나 가로수 밑에 많이 심어 가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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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나 제주도 등 남부지방에 자생하는 상록 활엽수다. 제주에서는 '구럼비나무'라고 부르는데, 제주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곳에 이 나무가 많아서 '구럼지 해안'이라 부르기도 한다. 암수 딴그루이며꽃의 화피는 6개로 갈라지며 담녹색이다. 열매는 핵과로 자색으로 익는다
▲ 까마귀쪽나무 울릉도나 제주도 등 남부지방에 자생하는 상록 활엽수다. 제주에서는 "구럼비나무"라고 부르는데, 제주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곳에 이 나무가 많아서 "구럼지 해안"이라 부르기도 한다. 암수 딴그루이며꽃의 화피는 6개로 갈라지며 담녹색이다. 열매는 핵과로 자색으로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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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는 보리장나무, 까마귀쪽나무, 참식나무, 사스레피나무, 곰솔(해송) 등의 상록수도 만날 수 있었다. 낙엽이 지지만 주로 남부 지방에 자생하는 천선과나무, 예덕나무, 팽나무, 동백나무를 만날 수 있었다.
   
양치식물인 일색고사리 포자가 별모양으로 달렸다는 별고사리, 줄기를 뻗어 자라는 실고사리 등을 만날 수 있었다. 잎면이 유난히 반짝이는 도깨비고비는 남부지방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으며, 이곳 바다 인근의 바위 틈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자리 물회 맛있게 먹는 방법

식물들을 관찰하면서 제재기 오름을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자리물회로 유명한 식당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나와 아내는 자리물회 한 그릇씩 시켜 먹었다. 그 전에도 이곳에 들러 자리물회를 시켜먹었는데, 내가 어릴 때 집에서 만들어 먹던 맛은 아니었다.

육지에서 여행 온 관광객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된장 대신 고추장으로 간을 하고 감미료를 넣어 달게 만들었다. 각종 야채가 많이 들어가야 맛이 제격인데, 무우 채를 많이 넣고 있었다. 가격은 1인 분에 1만 3천 원이니 다른 음식값들과 대비해 보았을 때 비싸지는 않았다.    

우리가 어릴 때 집에서 만들어 먹었던 자리물회에는 초피 잎을 다져 넣었다. 초피를 제주도에서는 '죄피'라 부근다. 초피는 제주도는 물론이고 지리산 등 남부지방과 서해 바닷가 쪽 섬에도 많이 자생하고 있다.

전에 영종도 인근에 있는 무의도의 호룡곡산을 찾았을 때, 그곳 골짜기에도 자생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초피와 산초는 둘 다 운향과 관목인데 나무 모양이 비슷하여 눈으로만 봐서는 구분이 잘 되질 않는다.

확실한 차이는 초피는 잎자루와 가시가 마주나고, 산초는 잎자루와 가시가 어긋나기를 한다. 또 초피는 따뜻한 지방에 자라지만, 산초는 우리나라 전역의 야산에서 자생한다.

알싸하고 자극적인 초피의 맛이 자리물회의 독특한 맛을 만든다. 전에 제주를 찾은 지인들에게 초피를 넣어 만든 자리물회를 대접했는데 알싸하고 톡 쏘는 맛 때문에 먹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초피 외에 부추와 미나리, 오이, 풋고추, 당근, 양파 등의 채소를 곁들인다. 국물은 고추장을 사용하지 않고 된장을 사용한다. 그리고 식초 대신 독한 빙초산을 넣어서 더욱 신맛을 내게 했다.

나와 아내가 찾은 식당에서는 일반 발효식초와 식용 빙초산을 식탁 위에 비치하고 골라서 사용하도록 하고 있었다. 초피를 준비해 주는 식당도 있는만큼 각자 취향에 맞는 식당을 찾아 이용하면 될 것이다.

나는 고향을 찾을 때 자리물회가 먹고 싶으면 서귀포 올레시장에 가서 손질해 놓은 자리돔을 사와 직접 만들어 먹는다. 내 취향에 맞게 자리물회를 만들어 먹을 수 있고, 비교적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서다.

초피, 부추, 미나리, 마늘, 양파, 오이, 당근 등을 넣고 다진 마늘, 고춧가루, 참깨 가루 등의 양념을 쳐 한라산 소주 한 병을 곁들이면 이보다 행복한 식도락이 없다. 

나와 아내는 자리물회를 먹은 후 보목포구로 나와 바닷가를 산책했다. 
 
제재기 오름 정상에서 소나무 가지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포구와 섶섬의 모습이다.
▲ 보목동 포구 제재기 오름 정상에서 소나무 가지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포구와 섶섬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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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가에는 옛날 제주인들이 통나무를 엮어서 만들어 배로 사용했던 테우(지붕이 있는 건물)과 등대 역할을 했던 '도대'가 보인다.
▲ 포구에서 바라보는 제재기 오름과 테우 포구가에는 옛날 제주인들이 통나무를 엮어서 만들어 배로 사용했던 테우(지붕이 있는 건물)과 등대 역할을 했던 "도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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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 입구에는 보목동 출신 한기팔 시인의 시비가 세워져 있는데 시의 제목이 '자리물회'였다. 시인이 어린 시절 자리물회에 얽힌 마을 사람들과의 정을 나누는 내용의 시였다.

위에서 말한 섶섬은 태풍이 불 때 큰 파도를 막아준다. 이 때문에 보목동은 포구로서도 안성맞춤이다. 섶섬 주변에는 산호초 등 각종 해저 자원이 풍부하여 해양생태계 보전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섶섬 동쪽 바다를 보면 섶섬과 같이 우뚝 솟지는 않았지만, 넓적하게 떠 있는 섬이 보인다. 그곳은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섬 지귀도이다. 배들이 정박해 있는 포구 가까이 다가갔더니 옛날 등대의 일종인 도대와 제주 사람들이 통나무를 엮어서 만든 배 태우를 볼 수 있도록 설치해 놓고 있었다.

태그:#보목동, #제재기 오름, #올레 6코스, #자리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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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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