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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호 둘레길에서 바라보는 충주호. 탁트인 조망이 걷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충주호 둘레길에서 바라보는 충주호. 탁트인 조망이 걷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 이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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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같은 날씨다. 금방 지나친 동네는 쨍쨍한데 터널을 지나자마자 비가 내린다. 요즘 걸으려면 우산, 우의는 필수다. 오늘은 온천으로 유명했던 곳. 충북 충주시 수안보 주변을 찾았다. 걷다 보면 이렇게 좋은 곳이 싶었나 느낄 때가 많다. 충주는 월악산과 충주호를 갖고 있는 데다 지형이 대체로 평평하다. 사는 분들도 유순하다.

충주시 살미면 내사리에서 신매리로 이어지는 충주호 둘레길. 오른쪽으로는 충주호의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한적한 시골마을 신작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정표가 나타났다. 충주댐 26km, 충주 23km라는 표시가 반갑다. 여기저기 걷다보니 생소한 길에서 만나는 표식의 중요성을 매번 느낀다. 

아는 길이라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모르면 시간적, 경제적으로 공을 들여야 한다. 어떨 때는 불편함을 넘어 안전에도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오늘 걷는 이 길 주변은 온통 과수원이다. 눈에 보이는 것은 복숭아, 곳곳에 사과나무도 있으리라. 은근한 오르막이 운동강도를 높여준다. 등줄기를 타고 땀이 줄줄 흐른다. 어쩌다 부는 바람은 과일향처럼 달콤하고 사이다 같이 시원하다.

충주호의 수려한 경관에 걸음을 멈춘다. 충주호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라 그런지 묘지가 많다. 충주댐 건설로 수몰되기 이전 사람들이 많아 살아서 그럴 것이라는 추측도 해 본다. 
 
충주호 둘레길 곳곳에 문중의 묘소가 많다. 풍수지리에 대해 아는 것이 없지만 그만큼 명당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강릉 최씨 영령 쉼터 충주호 둘레길 곳곳에 문중의 묘소가 많다. 풍수지리에 대해 아는 것이 없지만 그만큼 명당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이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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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지만 가슴 탁 트이는 것 하나만으로도 명당 느낌이다. 후두둑, 갑자기 비가 떨어진다. 후텁지근한 날씨에 이런 빗방울은 나쁘지 않다. 비 맞을 각오를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원하다. 잠시 커다란 나무 아래에 발걸음을 멈춘다.

비가 그친다. 맴맴 매미소리에 한적한 마을이 들썩들썩한다. 충주호 둘레길은 편안하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충주댐까지 진행하고, 적당한 때 되돌아와도 그만이다. 수안보 온천이 가까워 목욕으로 피로를 풀 수 있다. 곳곳에 민물매운탕을 끓이는 곳, 손두부를 하는 식당이 손님을 부른다. 서두르지 않아도 될 때, 넉넉한 마음이 생기는 분들에게 충주호 둘레길을 권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천단양뉴스(http://www.jdnews.kr/)에도 게재됩니다. 제천단양뉴스는 여러분의 제보, 의견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태그:#제천단양뉴스, #충주호, #이보환, #충주호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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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신문에서 25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2020년 12월부터 인터넷신문 '제천단양뉴스'를 운영합니다.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다짐합니다. 언론-시민사회-의회가 함께 지역자치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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