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단이 25일 오전 이재명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최근 검찰의 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 등에 대해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을 "정치 검찰에 의한 '검찰 독재', '공안 통치'로 규정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고문들 사이에선 "정부가 굳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집권 초기에 민주당을 궤멸시켜 정치 지형을 재편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취지의 말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당대표를 비롯해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당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 앞에서 진행한 간담회 브리핑에서 "간담회에 참석한 상임고문들은 최근에 민주당 압수수색과 관련한 야당 탄압에 대해서 크게 규탄했다"라며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민주당의 단합이 중요하다. 당원이나 의원들이 비장하고 절실한 심정으로 적극적으로 한 목소리를 내서 대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라고 밝혔다.
안 수석대변인은 "(고문단은) 한편으로는 민주당이 국회에서 제1당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정부가 국회를 무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고문단은) '국민과 함께 해서 정부의 야당탄압과 부당한 점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서 국민 여론과 지지를 얻어가야 한다, 특히 민주주의를 지키는 문제는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민주세력들과 연계해서 위기상황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원기·임채정·문희상·이해찬·정동영·이용득·박병석 등 7명의 고문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선 최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이 대표 측근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 고문단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도 있었다. 검찰 수사 상황과 관련해서는 조정식 사무총장이 고문단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 측근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 "간담회에서 '조작된 수사'라고하는, 여러 정황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라며 "민주당 의원들이 소통하고 한 목소리를 내는게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고문들 사이에서 "민주당 궤멸"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선 "야당 중앙당사를 이렇게까지 압수수색해서 들어온 전례가 없었고, 대선 후보였던 사람에 대해서 이렇게 대선자금을 가지고 검찰이 압박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굳이 이렇게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게 얘기를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문들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때도 이회창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여러가지 대선 자금 문제가 있었음에도 크게 문제되지 않고 넘겨왔던 얘기도 하시면서, '(이런 압수수색 등은) 집권 초기에 민주당을 궤멸시켜서 일종의 정치지형을 바꾸려는 게 아닌가'라고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