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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동맹이냐. 불법 도청한 미국을 강력히 규탄한다." 
"미국의 도·감청 논란은 명백한 주권침해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상임대표 황철하), 경남진보연합(대표 이병하)이 11일 낸 성명이다. 미국 정보기관이 우리나라 국가안보실에 대해 도·감청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경남지역 진보단체들이 규탄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8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을 통해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을 불법 도청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보도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출된 미 국방부 기밀문건에는 미국이 한국의 국가안보실을 도청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 비서관이 미국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과 관련해 협의했다는 것.

이에 6·15경남본부는 "이게 동맹이냐. 불법 도청, 주권 침해한 미국을 강력히 규탄한다. 굴욕외교, 망국 외교 미국 눈치만 보는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이들은  "2013년 미국 국가정보국(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불법적으로 도청을 했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며 "당시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전혀 지켜지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났다. (보도대로라면)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동맹이냐 아니냐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불법 도청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 어느 곳보다 기밀이 유지돼야 할 국가안보실에서 외교·안보 담당자 간에 나눈 대화가 도청될 지경이면 미국의 도청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가늠도 되지 않는다"며 "앞에서는 동맹, 혈맹을 떠들어대면서 국가안보실을 불법 도청까지 하면서 감시하고 국가기밀을 훔쳐 간 미국은 비열한 도둑에 불과하다"고 힐난했다.

이들은 "자기의 패권을 위한 전쟁 정책에 한국을 옭아매기 위해 도청이라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은 절대로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라며 "불법 도청으로 우리 주권을 침해하고 자신이 벌인 전쟁에 우리를 깊숙이 끌어들이려는 미국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경남진보연합 "굴욕외교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경남진보연합은 별도 성명을 통해 "이것이 바로 한미 당국이 최우선 가치로 꼽던 동맹의 민낯이다"라며 "미국은 '대적첩보활동' 차원의 문제라면서 '정보관리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이 사건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불법적인 정보 수집 활동을 해온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적과 동맹을 구분하지 않고 감시와 첩보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미국의 실체다"라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를 향해서도 "미국 정부에 도·감청에 대한 사실 규명을 요구해도 부족할 판에, 미국을 대신하여 불법을 자행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라며 "주권국가로서 자존심까지 내버리면서 미국의 편을 드는 윤석열 정부는 과연 어느 나라의 정부인가"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앞에선 동맹이라며 악수를 나누고, 뒤돌아선 불법적인 도·감청을 일삼는 미국과 이에 대해 단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는 윤석열 정부는 규탄 받아 마땅하다"며"윤석열 정부는 미국 정부에 이 사안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고, 명백한 해명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재명 조국통일범민족연합 경남연합 의장은 "미국 정보기관의 도청 논란에 대한 대통령실의 저자세 대응도 문제이지만 도청 결과를 바탕으로 파악된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질적 수행자는 미국이었다는 사실이다"라고 비판했다.
 
사진은 11일 오후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안전사회시민연대 등이 우리 정부를 도청한 미국을 규탄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레드카드'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11일 오후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안전사회시민연대 등이 우리 정부를 도청한 미국을 규탄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레드카드'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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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미국 정보기관,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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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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