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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지난 9일 저녁 보낸 수돗물 냄새 관련 안전재난문자.
 부산시가 지난 9일 저녁 보낸 수돗물 냄새 관련 안전재난문자.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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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일부 지역에서 논란이 된 수돗물의 흙·곰팡이 냄새는 남조류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낙동강의 녹조현상이 심해지고, 정수장 공사로 제대로 여과가 안 돼 벌어진 일이란 게 부산시의 해명이다. 환경단체는 사태의 진상규명과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화명정수장계통 일부 지역 수돗물에서 인체에 무해하나 냄새가 날 경우 끓여 먹기를 바랍니다."

수돗물 악취 민원이 200여 건 이상 접수되자 지난 9일 저녁 부산시는 재난안전문자를 보냈다. 남구와 북구·해운대구·연제구·수영구 등의 수돗물에 냄새가 발생하면서다. 불안감을 다독이는 안내였지만, 수돗물을 사용하는 시민들은 반발했다.

한 지역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흙냄새, 곰팡이 냄새가 너무 심하다", "설거지하는데 냄새가 올라왔다", "꼭 썩은 냄새 같다", "샤워를 할 수가 없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냐" 등의 걱정을 토로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번 사태는 낙동강 녹조와 정수장 노후밸브 교체공사가 겹치면서 일어났다. 12일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8일부터 시작된 화명정수장 고도정수처리 개선공사로 여과 작업이 중단되면서 지오스민(Geosmin)이 유입됐다.

지오스민은 오실라토리아(Oscillatoria sp) 등 남조류에 의한 맛·냄새 유발물질로 환경부 먹는 물 감시항목에 해당한다. 보통 정수 과정에서 제거돼야 하지만, 공사로 인해 걸러지지 않은 것이다.
 
6월 7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 발생한 녹조.
 6월 7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 발생한 녹조.
ⓒ 낙동강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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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상황에 비상대응에 들어간 부산시는 공사를 일단 중단하고, 정수공정을 강화했다. 이 결과 10일 오후부터 지오스민은 환경부 감시기준인 0.02㎍/L보다 낮은 0.001㎍/L 수준으로 안정화 추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시는 "기준을 초과하지 않으면 자정을 기해 비상대응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수장 관련 공사를 할 때 예비라인을 신설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시 관계자는 "공사는 무기한 보류하고, 공정을 원상태로 가동하고 있다"며 "덕산정수장에 공사가 끝나자마자 화명정수장 공사가 시작됐는데, 남조류가 갑자기 급증하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초유의 사태"라며 해법을 촉구했다. 낙동강네트워크, 부산환경회의는 이날 오후 부산시청을 찾아 항의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1일 환경부가 녹조 예방과 저감 등 종합관리대책을 발표했지만, 일주일 만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심각한 문제란 비판이다.

민은주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특히 녹조가 유발하는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도 수돗물에서 검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한 사건"이라며 "환경부, 부산시가 관련 대책을 전면 재편하고 보의 수문을 즉시 여는 등 제대로 된 재발 방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부산 수돗물 냄새, #악취, #녹조, #남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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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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