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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쌈채소의 대명사 상추.
쌈채소의 대명사 상추. ⓒ 전갑남

어느덧 한 해의 반환점을 지나는 7월이 가까워져 옵니다. 내리는 비에 초록은 양껏 배를 채우고 더욱 힘을 키우고 있습니다. 텃밭 상추 키도 껑충 자랐습니다.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해가 길어졌으니 장일식물(長日植物)인 상추도 꽃을 피우려 합니다. 자연의 질서이고 순리입니다.

쌈채소의 대명사, 상추

아직 며칠은 더 거둬 먹을 것 같습니다. 아래 잎부터 수도 없이 뜯어먹었건만 층층이 위로 자라면서 널찍널찍 자랐습니다. 상추는 심어 놓고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아도 잘 자랍니다.

여느 작물에 비해 벌레도 크게 달려들지 않고, 병해 피해도 거의 없습니다. 채소 가운데 거의 무공해로 먹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채소이지요.​ 조그만 텃밭 땅이나 화분 몇 개에다 누구나 쉽게 가꿔먹을 수 있습니다. 주로 쌈으로 먹는 상추. 가히 쌈채소의 대명사라 할 수 있습니다.

아내가 텃밭에서 소쿠리 가득 상추를 뜯어왔습니다. 무슨 속셈일까?

"이걸로 상추 물김치를 해보게요."
"겉절이가 아니고 물김치?"
"친구네 가보니까 반찬으로 해놨는데 색다른 맛이더라고요."
"그렇게도 해먹나?"


아내는 상추를 참 좋아합니다. 저녁에는 어김없이 상추쌈을 먹습니다. 상추가 수면제라면서 깊은 잠을 유도한다나요?

상추는 특별히 요리하는 것도 아니고, 깨끗이 씻어서 만들어 놓은 쌈장에 싸 먹기만 하면 됩니다. 간단한 양념장을 끼얹어 겉절이로도 먹습니다. 막걸리 한잔할 때 삼겹살을 상추에 싸서 입이 미어져라 먹으면 꿀맛이 따로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상추 물김치라? 무슨 맛일까 기대가 됩니다.

상추물김치 이렇게 만들어요
 
 액젓에 살짝 절인 상추.
액젓에 살짝 절인 상추. ⓒ 전갑남

"당신은 흐르는 물에 서너 번 씻어주세요. 나머진 내가 할 테니까."

나는 상추를 씻어 물기를 털어내었습니다. 아내가 상추를 젓국에 살짝 절입니다. 상추가 절여지는 사이 양념장을 준비합니다.

아내가 자기만의 비법을 동원하려는지 부산합니다. 미리 준비한 다시마 육수와 믹서로 간 보리 밥물이 그것입니다. 약간 탑탑한 밥물에 연근가루, 생강즙, 매실청을 넣고 손수 가꾼 햇양파와 마늘도 넣어 양념장이 완성되었습니다.
 
 배, 햇양파, 햇마늘이 들어가 신선한 맛이 더해졌습니다.
배, 햇양파, 햇마늘이 들어가 신선한 맛이 더해졌습니다. ⓒ 전갑남
 
 아내의 역작 상추물김치. 국물도 맛있습니다.
아내의 역작 상추물김치. 국물도 맛있습니다. ⓒ 전갑남

절인 상추에 양념장을 끼얹습니다. 짜지 않을까? 자박자박 잠긴 상추김치! 말 그대로 상추물김치가 완성되었습니다. 상추의 아삭한 맛이 살아있으며 걸쭉한 감칠맛이 입맛에 딱 맞습니다. 내가 엄지척하고 손가락을 치켜들자 아내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별미 아닌 별미죠?"
"상추가 이렇게 변신하니 참 맛있네!"


아내는 친구 집에서 맛본 것보다 자기가 한 게 더 맛있다고 넉살을 피웁니다. 처음 해 먹는 새로운 맛의 발견입니다. 아내는 상추 대궁이 올라오면 그것으로도 상추김치를 해보겠다고 합니다. 상추대궁김치도 기대가 됩니다.

상추는 맛이 좋아 '천금채(千金菜)'라고 불릴 만큼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습니다. 어디 맛뿐일까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빈혈 예방에 좋습니다. 줄기에서 나오는 우윳빛 즙액에는 진통과 숙면효과가 있다고 널리 알려졌습니다.

여름이 끝나고 또 상추를 심어야겠습니다. 가을에도 상추가 잘 자라고 맛이 좋으니까요.

#상추#상추김치#상추물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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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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