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7일 열린 산황산 용뿔느티나무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
 17일 열린 산황산 용뿔느티나무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
ⓒ 고양신문

관련사진보기

 
이동환 경기 고양시장이 산황산 골프장 증설 반대운동을 펼쳐왔던 시민들의 손을 잡아주었다.

고양시는 산황동 골프장 증설계획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의 실효성 만기 시점(7월 2일)을 이틀 앞둔 30일, 골프장 증설 관련 실시계획인가에 대해 '미수용' 결정을 발표했다. 이번 미수용 결정으로 산황동 스프링힐스 골프장 증설은 사실상 어려워지게 됐다.

지난 10년 동안 끈질기게 저항했던 시민 환경운동의 큰 결실을 맺게 된 것. 시의 실시계획인가 결정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시청 현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던 조정 고양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등 '산황산 지킴이' 시민들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컸다. 

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미수용 사유에 대해 ▲사업자가 제시한 자금조달계획서 상의 구체적인 자금 확보현황과 계획이 없어 사업추진이 불확실하다는 점 ▲토지보상법에 의한 토지 수용권 미확보로 사업의 정상적인 추진이 불투명하다는 점 ▲2010년에 조성된 9홀에 대한 준공조건이 완벽히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었다.

지난 3월 산황동 골프장을 기존 9홀에서 18홀로 증설하기 위한 실시계획인가를 제출했던 골프장 사업자는 이번 고양시의 미수용 결정으로 큰 제동이 걸리게 됐다. 사업자가 골프장을 증설 추진을 계속 이어가려면 한강유역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아야 한다. 환경영향평가를 받는 데 최소 6개월 이상 걸리고, 평가 기준도 예전보다 엄격해졌다.

무엇보다 더 거세진 골프장 반대 시민운동의 저항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진행된 산황동 골프장 증설을 위한 환경영향평가는 보통 1년 가까이 걸리는 평가를 2개월 만에 졸속 추진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더구나 사업자가 운영하던 스프링 골프장은 수년 동안 경매물량으로 올랐고, 현재 투자신탁회사에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을 정도로 재정건전성이 취약한 상태기 때문에 골프장을 증설을 계속 추진하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

그동안 고양시는 골프장 증설에 대해 법적 절차에 어긋나지 않으면 허가한다는 입장을 줄곧 비쳐왔다. 이재준 전임 시장 역시 사업자가 거의 부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직권취소를 하지 못한 채 긴 시간을 방치해왔다. 고양시 담당부서인 도시정비과는 "법적인 하자 없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추진되는 사업을 시가 막을 방법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이번 골프장 증설 관련 실시계획 미수용 결정은 이동환 고양시장의 결단이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실시계획 인가는 담당 국장 전결권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워낙 길게 끌어온 이슈였고, 10년 간 긴 싸움을 해 온 시민사회의 저항도 큰 사안이어서  이동환 시장의 의지가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 이 시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 조정 고양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등 산황동 지키기 운동에 나선 시민대표들과 공식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골프장 증설에 반대한 시민들은 즉각 환영의 입장을 내비쳤다. 10년에 걸친 기나긴 싸움과 3년 6개월 이어졌던 텐트 농성, 15일 이상의 단식을 주도했던 조정 고양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비록 직권취소는 아니지만 직권취소에 버금가는 큰 결정을 이동환 시장이 하셨다. 전임시장과 달리 시민들의 골프장 증설에 대한 우려에 공감을 했다는 점에서 이동환 시장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윤영학 고양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도 "허가하기 않으면 행정소송에 휩싸인다는 입장만 되풀이해왔던 전임시장 시절의 공무원들과 달리 이번에 이동환 시장의 결정을 환영한다. 이번 결정으로 산황산이 지켜지게 됐다"며 기쁨을 나타냈다.   

태그:#산황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