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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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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이 현행 최저임금의 80% 수준인 실업급여의 '하한'을 낮추거나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제도에 대한 폄훼이자, 수급자를 향한 모욕"이라며 일제히 반발했다.

이재명 대표는 1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실업급여의) 하한선을 낮추겠다, 폐지하겠다는 등 수급자를 모욕하는 한심한 발언을 보면서 국민을 위한 정부 여당인지 의심스러웠다"며 "경제와 민생이 어려울수록 국민들의 어려운 삶을 챙기는 게 정치의 책무인데 왜 제도를 폄훼하고 혜택 보는 사람들조차 모욕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실업급여는 노동자가 스스로 내는 부담금으로 받겠다는 건데 '적선'이라는 생각이 한심하다"고도 덧붙였다.

박광온 원내대표 역시 "(정부·여당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실업급여) 받는 분들을 조롱하고 청년, 여성 구직자와 계약직을 모독하고 비하하는 발언이 나왔다"며 "실업급여 받는 국민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고 인간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업은 사회적 재난, 일부 도덕적 해이는 제도 보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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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왼쪽은 이재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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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원내대표는 또 "일자리가 없어 서러운 국민들을 위로하고 미안해 하진 못할 망정 조롱하고 모욕하는 건 힘 있는 자의 오만이자 폭력"이라며 "실업은 사회적 재난이다. 일부 도덕적 해이가 있다면 제도를 보완하면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실업급여 제도를 비난할 게 아니라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게 옳은 자세"라고도 언급했다.

이날 강선우 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여당이 (실업급여 하한선 하향 혹은 폐지를) 왜 이렇게 강력하게 추진할까. 결국은 세수 펑크를 메우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며 "세수 펑크는 본인들이 내놓고 예산 축소의 책임을 국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실업급여를 둘러싼 논란의 발단은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 12일 개최한 실업급여 간담회에서 시작됐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서울고용지방노동청 관계자는 "(실업급여 수급을 신청할 때) 남자분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오시는데, 여자분들 특히 계약기간이 만료된 젊은 청년들은 '이 기회에 쉬겠다'고 온다"며 여성·청년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또 "(수급자들이) 해외여행에 가거나 일 할 때 자기 돈으로 살 수 없던 샤넬 선글라스나 옷을 사며 즐기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런데도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에 화답하며 "실업급여가 악용돼 달콤한 보너스라는 뜻의 '시럽급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며 제도 개선에 무게를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