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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동료 2명은 입사 후부터 1년 동안 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 인도네시아 노동자 A씨
"월급을 받지 못했습니다." - 미얀마 노동자 B씨
"근로계약에 없는 수많은 장소에서 일하게 했습니다." - 캄보디아 노동자 C씨
"제 친구는 사업주의 사업장변경 동의를 받지 못해서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인신매매, 강제노동, 노예제도라는 이 사회의 오점을 씻어 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 네팔 노동자 D씨


지난 20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전국이주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이주노동자 강제노동철폐!', 'ILO협약 이행!', '사업장변경의 자유 보장!'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이주노동자대회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이주노동자대회
ⓒ 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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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위원장 양경수는 이날 대회사를 통해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착취에 눈감는다면, 이는 내국인 노동자들의 권리를 약화시키고, 전체 노동자 일자리의 질 하락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한국사회 모든 노동자들의 권리와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라며,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답게 120만 조합원이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외쳤다.
  
서울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이주노동자 대회에서 발언하는 이주노조 위원장
 서울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이주노동자 대회에서 발언하는 이주노조 위원장
ⓒ 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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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이어진 발언에서 "그동안 잘못된 인종차별적인 법제도 때문에 이주노동자가 많이 희생되었다"며, "이주노동자의 희생과 강제노동을 철폐하고 사업장 변경을 비롯한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노동허가제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전국이주노동자 대회. 투쟁!
 전국이주노동자 대회. 투쟁!
ⓒ 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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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주노동자대회에 참여한 인도네시아 노동자 A씨는 "회사에서 사업주로부터 1년 동안 성추행에 시달렸지만, 노동부나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두려웠다"고 토로했다. 비자가 취소될까 걱정이 컸고 다른 회사로 옮기고 싶었지만 방법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참가자가 쇠사슬을 감고 '사업장 이동의 자유보장!' 손팻말을 들고 있다.
 한 참가자가 쇠사슬을 감고 '사업장 이동의 자유보장!'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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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발언에 나선 남양주외국인복지센터 이영 대표는 고용허가제는 단기, 비숙련, 순환의 3대 원칙을 갖고 있었지만 이미 붕괴되었다며 고용허가제 철폐 및 노동허가제로의 전환의 필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최초 고용허가제 시행 당시 3년이었던 고용허가 기간은 현재 최대 9년 8개월간 노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단기로 보기 어렵고, 9년 8개월 일한 노동자를 비숙련 노동자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고용허가제 입국자 중 미등록 체류인원이 연간 1만 명에 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모든 원칙을 상실했다."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이주노동자 대회 참가자들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이주노동자 대회 참가자들
ⓒ 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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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문 낭독은 참가한 이주노동자 모든 아시아 국가 언어로 진행되었다. 한국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네팔, 방글라데시아, 미얀마, 베트남, 스리랑카 총 8개국 노동자가 직접 자국의 언어로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주노조 부위원장 섹알마문은 "1994년 산업연수생부터 지금까지 이주노동자는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박탈된 채 차별과 착취, 폭언과 폭력 속에서 사실상 노예노동을 하고 있는데, 정부는 사업장 변경 요건을 완화하기는 커녕 사업장변경 제한에 이제는 지역제한까지 추가해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에 거주 이전의 자유까지 침해하는 등 기본권을 후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허가제 노동자에 대한 사업장변경의 자유는 속히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고용허가제도에 따르면, 외국인노동자는 사업주가 동의하거나 노동자 귀책사유가 아닌 경우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사업장변경이 가능하다. 경영계는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사업장변경 제한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노동계와 국제사회는 강제노동과 노동인권 등을 이유로 사업장변경 자유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등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정부가 사업장변경 제한에 더해 지역제한까지 추가하면서 노동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편, 최근 미국 국무부는 2023 인신매매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한국정부는 이주노동자 사이에 인신매매가 만연해 있다는 보고에도 불구하고 강제노동피해자를 특정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을 2년 연속 2등급 국가로 분류한바 있다. 

참가자들은 용산역 광장에서 대통령실 앞까지 거리행진을 한 후 집회를 마무리했다.
 
전국이주노동자 대회에서 거리행진하는 참가자들
 전국이주노동자 대회에서 거리행진하는 참가자들
ⓒ 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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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주노동자대회에서 거리행진하는 참가자들
 전국이주노동자대회에서 거리행진하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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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주노동자 대회에서 거리행진하는 참가자들
 전국이주노동자 대회에서 거리행진하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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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주노동자대회에서 거리행진하는 참가자들
 전국이주노동자대회에서 거리행진하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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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주노동자대회에서 거리행진하는 참가자들
 전국이주노동자대회에서 거리행진하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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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참가자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참가자
ⓒ 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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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파이팅챈스'블로그에 함께 게재합니다.


태그:#이주노동자, #고용허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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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익법률센터 파이팅챈스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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