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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등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회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정문에서 육군사관학교의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등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회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정문에서 육군사관학교의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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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등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회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정문에서 육군사관학교의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등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회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정문에서 육군사관학교의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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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운산 장군은 봉오동 부대의 기반을 마련했고, 홍범도 장군은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흉상 철거는 국가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최운산 장군 친손녀 최성주씨)

"그 어떤 보수 정권도 그러지 않았는데, 이번 정권은 항일 독립 투쟁의 역사를 통째로 지우려 하고 있습니다. 선열들의 눈물을 생각하며 저희도 투쟁할 겁니다." (운암 김성숙 선생 외손자 민성진씨)

2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육사) 앞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 움직임을 두고 한 말이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홍범도 장군의 광복 전 소련 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을 문제 삼으며 육사와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흉상 철거를 추진중인 가운데, 독립운동 기념 단체들은 정부가 항일 독립운동사에 이념적 색깔을 입히려는 '역사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반발했다.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은 이날 오후 육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1혁명,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의열단 창단 100주년을 기념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역사가 거꾸로 흘러 제2의 독립운동을 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며 "국방부는 항일 독립전쟁 영웅의 흉상 철거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항단연은 독립유공자·유족과 25개 독립운동기념사업회로 구성된 연합 단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시민들을 비롯해 강민정·우원식·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0여 명이 대거 참석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등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회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정문에서 육군사관학교의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등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회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정문에서 육군사관학교의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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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우원식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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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은 의병, 목적은 독립... 홍범도는 항일투쟁의 상징"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범도 장군은 1927년 생활상의 이유로 공산당에 가입했을 뿐, 앞선 1922년 모스크바 극동민족대회에 참석하기 전 작성한 소련 입국 조사서에서 자신의 직업을 '의병'으로, 참가 목적을 '고려 독립'으로 적었다"며 "홍 장군의 독립운동은 빼앗긴 조국을 되찾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육사 교정에 세워진 다섯 독립운동가의 흉상은 우리나라 국군의 뿌리가 독립군과 광복군에 있음을 선언한 것"이라며 "정부가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며 독립 영웅들을 모욕하고 있는데, 이미 검증된 역사적 사실이 있음에도 진실을 왜곡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작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37년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되어 어려운 노후를 보내다가 광복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애국 열사에게 무슨 죄가 있단 말이냐"며 "홍범도 장군은 무장 항일투쟁을 주도한 역사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육군사관생도가 배우고 따라야 할 모범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함세웅 항단연 회장은 "육사 교정에 순국선열의 얼을 잘 모시는 것이 우리의 도리"라며 "정부가 오히려 이들의 얼과 아픔을 짓밟고 있다. 다섯 분의 흉상을 비롯해 독립 영웅 수백 명 수천 명을 이곳에 모실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소속 단체가 육군사관학교 진입로에 내건 규탄 현수막.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소속 단체가 육군사관학교 진입로에 내건 규탄 현수막.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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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진(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회 회장)·채수창(무후광복군기념사업회 회장)·최성주(최운산장군기념사업회 회장)씨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이회영 다섯 선열은 일제와 맞선 항일전쟁의 중요한 지휘관들이자 자신과 일족의 재산을 모아 만주 땅에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분들"이라며 "흉상 철거는 민족공동체의 역사를 부정하고 군 고유의 정신을 지키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배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독립운동 기념 단체들은 육사 정문 앞에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는 독립운동 흔적 지우기(민족대표33인기념사업회)', '독립운동가는 건들지 마라(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등이 적힌 현수막을 걸어 흉상 철거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2018년 6월 8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과 항일 독립운동에 일생을 바친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 등의 흉상에 신흥무관학교 107주년을 맞아 꽃목걸이가 걸려 있다.
 2018년 6월 8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과 항일 독립운동에 일생을 바친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 등의 흉상에 신흥무관학교 107주년을 맞아 꽃목걸이가 걸려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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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의중 반영됐나... "국방부·육사가 결정할 일"

국방부는 지난 26일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소련 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여러 논란이 있는 분을 기념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며 육사에 설치된 독립운동가 5명의 흉상을 철거·이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이종선 국방부 장관이 2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장교 양성 기관에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홍범도 장군)이 있어야 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됐다"고 발언한 데 따른 것이다.

홍범도 장군은 일제 강점기 만주에서 독립군을 지휘하며 봉오동·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독립운동가다. 광복 이전인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입당해 사회주의 계열 독립군 지도자로 분류되지만, 소련 공산당 활동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는 기록은 나오지 않는다. 1962년 박정희 대통령이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하고, 2021년 문재인 대통령이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수여하는 등 그는 항일 무장투쟁을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한편 이날 인권연대는 '육사 독립운동가 5인 흉상 철거 중지 가처분 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홍 장군 흉상 이전에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대통령실과 여당은 "국방부와 육사가 결정할 일"이라며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태그:#홍범도, #흉상, #육군사관학교, #독립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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