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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일 간 비밀 접촉을 보도하는 <아사히신문>
북일 간 비밀 접촉을 보도하는 <아사히신문> ⓒ 아사히신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 정상회담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면서 양국 관계자들이 올봄 두 차례에 걸쳐 동남아시아에서 비밀 접촉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9일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올해 3월과 5월 동남아 주요 도시에서 북한 노동당 관계자들과 비밀 접촉했다"고 여러 양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소규모 비공식 모임을 가졌고, 양국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북, 일본과의 대화에 긍정적... 납북 문제 입장은 변함 없어"

일본 측은 모임에 나온 북한 측 관계자가 북한 내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가까운 당 간부로 연결될 수 있는 인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북한 측은 일본과의 대화와 북일 국교정상화 협상에 긍정적인 자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 일본인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대화가 오갔다. 북한은 부정하지 않았지만 '납치 피해자'라는 단어는 사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북한은 "납북자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1970∼1980년대 일본인 17명이 북한으로 납치됐고, 이중 5명이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귀국했으나 아직 12명이 북한에 남아 있다면서 귀국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12명 중 8명은 사망했고, 나머지 4명은 아예 북한에 온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납북 문제는 해결이 끝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일본은 납북문제, 북한은 경제협력... "입장 차 커"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 조선중앙통신/AFP=연합뉴스
 
일련의 양국 간 접촉은 기시다 총리와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에게 보고됐다. 기시다 총리는 납북자 문제 해결을 주요 과제로 내세우며 북일 정상회담과 국교정상화 의지를 여러 차례 나타낸 바 있다. 

지난 20일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북한의 일본인 납치 및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고 북일 국교정상화를 목표로 하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라며 "김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기 위해 총리 직할 고위급 협의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지난 5월 29일 외무성 부상 담화를 통해 일본과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일본이 먼저 납치 문제 등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시다 총리는 북일 정상회담을 위해 올가을 정부 고위 관리를 평양에 파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총리실 관계자는 "당장 사태가 움직일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가까워지는 등 국제 정세 변화도 있어 북일 정상회담 실현을 위한 교섭이 현재 정체된 상태"라며 "납북 문제 해결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일본과 국교정상화 이후 경제협력을 기대하는 북한과 입장차도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북일 관계#기시다 후미오#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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