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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언론상 대상 수상작 다큐 2부작 <해무>의 김영경 KBS춘천 PD가 지난 24일 오후 프레스센터 시상식장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김영경 PD 통일언론상 대상 수상작 다큐 2부작 <해무>의 김영경 KBS춘천 PD가 지난 24일 오후 프레스센터 시상식장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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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앞에 나오면 또다시 간첩으로 잡혀가고 고문 받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언론이 무엇을 했는가'하는 의문감이 들었다."

통일언론상 대상 수상작, KBS 특집 2부작 <해무, 海霧>를 제작한 KBS 춘천 김영경 PD가 수상 소감에서 밝힌 말이다.

KBS특집 2부작 <해무, 海霧>는 생계를 위해 어업을 하던 중 북한에 납치돼 '조작 간첩'으로 살아온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지난 24일 오후 5시부터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PD연합회 주최로 열린 제29회 통일언론상 시상식에 <해무>를 제작한 김영경 KBS 춘천 PD가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영경 PD는 "처음에는 마냥 신기한 얘기라고 생각했다"며 "이야기를 점점 들어볼수록 저의 아버지 때나 할아버지 때 겪으셨을 얘기라고 생각하니 조금 더 공감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재미는 없을 수 있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얘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시작했다"며 "촬영하는 현장에서 피랍된 분을 만나고 취재하는 과정이 정말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카메라 앞에 나오면 또다시 간첩으로 잡혀가고 고문 받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언론이 무엇을 했는가' 하는 의문감이 들었다"며 "다시 한번 이런 좋은 상, 의미 있는 상을 줘 감사하다"고 피력했다.
  
통일언론상 대상을 받은 다큐 <해무>의 김영경 KBS춘전 PD와 제작진들이 24일 주최자인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 윤창현 전국언론노조위원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 시상식 통일언론상 대상을 받은 다큐 <해무>의 김영경 KBS춘전 PD와 제작진들이 24일 주최자인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 윤창현 전국언론노조위원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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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시상식 팸플릿에 나온 <해무>의 김영경 PD의 수상 소감 전문이다.

"KBS특집 2부작 <해무, 海霧>는 생계를 위해 어업을 하던 중 북한에 납치돼 '조작간첩'으로 살아온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50년 만에 용기를 내어 세상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3000여명의 납북귀환 어부들을 통해 분단의 비국이 우리 삶에 가까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싶었고, 누군가에겐 지나간 과거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겐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현재의 이야기라는 점을 시청자에게 전하고 싶었다. 올해로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았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 이렇듯 분단의 아픔을 겪고 계시는 분들이 많다.

지난 1년간 피해자분들을 직접 찾아다니고, 설득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언론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고, 촬영을 하면 또 나라에서 나를 감시하는 거 아니냐며 화를 내시고 연락 두절이 되는 모습을 보며 언론인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제작진을 믿고 큰 용기를 내 카메라 앞에 나서주신 많은 피해자분들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리고 싶다.

비록 과거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은 분들이 즐겨보지는 않겠지만,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을, 그리고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이야기는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역사를 꾸준히 기록함으로써, 작은 스크래치를 내는 것만으로도 이 사회는 조금씩 변화할 것이라는 믿음 아래 이 다튜멘터리도 시작됐다.

<해무>가 방송된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지난 8월 기점으로 출연하셨던 분들 모두 무죄를 받으셧고, 대검찰청에서 100명에 대한 직권 재심 또한 결정났다. 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한 피해자분들게 이런 움직임들을 보시고 세상에 나오시길 바랄 분이고, 늦었지만 무죄 선고를 기점으로 피해자분들과 가족들이 사회의 차가운 시선에 벗어나 평범한 삶을 오롯이 살아갈 수 있길 바라겠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로잡는데 최전선에서 뛰고 계시는 수많은 시민단체와 민변 모음 그리고 진화위 조사관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그리고 이렇게 뜻깊은 상을 받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드린다." 

태그:#다큐해무, #통일언론상, #김영경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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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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