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최윤종씨가 지난 8월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23.8.19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최윤종씨가 지난 8월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23.8.19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지난 8월 서울 관악구 둘레길에서 3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윤종씨 사건의 20일 공판. 증인으로 나온 최씨 모친 김아무개씨는 "부모로서 피해자 유족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피고인 최씨 측 변호인 질문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죽을죄를 지었다. 너무너무 죄송하다. 죽을 때까지 가슴에 못이 박힌 채 살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런 생각까지 못했다"며 "돈 문제는 힘들다"라고 선을 그었다. 

재판정에서 모친 김씨의 증언을 지켜본 최씨는 소회를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굳이 (모친이) 안 나와도 됐을 거 같은데 나왔다"며 "어머니는 잘 모른다. 이런 상황을 잘 모른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모친이 용기를 내서 나온 것에 감사하는 마음은 있느냐"고 재판장이 다시 묻자 최씨는 "잘 모르겠다"며 "할 말이 없다"라고 입을 닫았다.

풀색 수의를 입고 뿔테 안경을 착용한 최씨는 이날 공판 내내 눈을 감은 채 고개를 45도로 숙인 자세를 유지했다. 모친의 증언 내용에 따라 간간이 고개를 상하, 좌우로 흔드는 모습도 보였다. 최씨는 모친을 끝까지 쳐다보지 않았다.

최윤종 모친 "학폭 당한 뒤 성격 변했다" 주장... 당사자는 부인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6부(재판장 정진아)는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및 살인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최씨 모친은 재판정에 들어와 증인선서까지 했지만 곧바로 불편함을 호소했고, 결국 화상 증언실로 자리를 옮겨 증인신문에 임했다.

최씨는 지난 8월 17일 서울 관악구 관악산생태공원과 연결된 목골산 등산로에서 30대 여성 피해자를 성폭행하려 철제 너클을 낀 주먹으로 무차별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지난 9월 12일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의 모친은 "고등학교 진학 후 친구 데려온 적이 전혀 없었다"며 '학교 폭력을 당하고 나서 성격이 변했다'라고 증언했다.

최윤종 변호인 : "증인과 피고인 부친 진술을 보니 피고인이 고등학교 다닐 때 친구들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한 적 있다는데 사실인가?"

최윤종 모친 : "사실 같다."

변호인 : "고등학교 다닐 때 학교에 가기 싫다고 말한 적 있나?"

모친 :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몸에서 멍투성이를 확인했고, '학교 폭력을 당했구나'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


그러면서 모친은 "최씨가 군입대 이후 복무부적합으로 조기전역을 했고 이후 우울증 때문에 병원에 데리고 갔지만 최씨 덩치가 커지고 치료를 거부해서 데리고 가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며 "외톨이로 너무 오랜 세월을 지냈다. 정신과 치료를 잘하고 살았어야 했는데 뒷받침을 못해줬다"라고 덧붙였다. 
 
8월 2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야산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 현장에 시민이 피해자를 추모하며 두고 간 편지와 꽃다발이 나무에 걸려 있다.
 8월 2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야산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 현장에 시민이 피해자를 추모하며 두고 간 편지와 꽃다발이 나무에 걸려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이에 대해 검사는 모친을 향해 '최윤종이 학폭을 당했다고 증인에게 말했는지'를 따져 물었다. 최씨의 모친은 망설이며 "전혀 없다"라고 답했다.

검사 : "(멍을 발견했다고 했는데) 학폭과 무관한 거 아니냐? 학폭 없었던 거 아니냐?"

모친 : "(답 없음)"

검사 : "피고인은 학폭을 당한 적 없다고 진술했는데. 무엇을 근거로 학폭을 당했다고 말한 것인가?"

모친 : "(당시) 허리 부분에 멍이 너무 심하게 있었다. 퍼렇게."


이날 공판 현장에는 피해자 유족들도 참석했다. 최씨 모친의 아들에 대한 선처 취지의 증언이 이어지자 방청 중이던 유가족은 "고통스럽다"며 "(증인의) 증언 시간을 제한해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12월 11일 피고인 최윤종씨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태그:#관악구, #신림동, #등산로, #최윤종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