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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전 법무부 감찰담당관(현 광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이 2022년 10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으로 향하는 모습.
 박은정 전 법무부 감찰담당관(현 광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이 2022년 10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으로 향하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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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대립 관계였던 현직 검사들에게 연이어 해임 징계가 내려지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처분 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서 감찰·징계 청구 실무를 주도했던 박은정 광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해임 처분을 받았다. 소위 '윤석열 사단'을 '검찰 내 하나회'에 비유하는 등 강도 높은 비판 목소리를 냈던 이성윤 전 서울지검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게도 해임 처분이 내려졌다. 지난달 15일 해임됐던 신성식 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까지 세번째다.

박 부장검사와 이 전 서울지검장은 모두 해임 징계에 반발하며 법정 투쟁을 예고했다.

지난 27일 2차 회의를 연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두 검사에 대해 검사징계법상 5단계 징계(견책, 감봉, 정직, 면직, 해임) 중 최고 수준인 해임을 의결했다. 현재 형식적인 승인 절차만 남은 상태다. 이 징계가 확정되면 향후 3년간 변호사를 할 수 없다.

박은정 부장검사는 4일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해임 통보 사실을 알리며 "이런 식의 보복 징계는 결국 법원에서 취소될 것"이라고 향후 행정소송을 낼 뜻을 밝혔다. 그는 "징계 과정에 참여한 징계위원들에 대해서도 반드시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박 부장검사가 올린 글은 다음과 같다.
 
법무부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습니다.

징계의결요지서를 접하고 서울, 부천, 대구, 원주와 춘천 그리고 광주까지 검사로서 지나온 24년의 삶이 아득하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주로 교통사고, 사기, 절도, 폭력, 여성, 아동 등 민생범죄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매달 주어진 사건을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처리하고자 최선을 다했던 그저 평범한 형사부 검사였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서 보신(保身)과 명리(名利)만을 취하며 우리 검찰이 본연의 모습에서 훼절(毁折)되는 것을 지켜만 볼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보복을 당할 것이라 짐작했지만 그저 최선을 다했고, 대한민국 검사로서 부끄럽지 않게 일했습니다.

이런 식의 보복 징계는 결국 법원에서 취소될 것입니다. 아울러 징계 과정에 참여한 징계위원들에 대해서도 반드시 책임을 묻도록 하겠습니다. 검사로서 일한 모든 순간들이 보람 있었고 또 행복했습니다. 함께 했던 동료 선후배들과 응원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해임 사유는 무엇?

법무부가 문제 삼은 박 부장검사의 징계 사유는 크게 세가지다. 2020년 말 윤석열 검찰총장을 감찰하는 과정에서 ▲ '채널A 사건'과 관련한 수사자료를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무단 제공 받았고 ▲ 그렇게 확보한 자료를 감찰위원회에 누설했으며 ▲ 소위 '판사사찰문건' 관련 검토보고서를 부당하게 수정 지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부장검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자료는 법무부 감찰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감찰위원회는 비공개 회의다, 감찰위원들이 모두 비밀 엄수 서약서를 작성한다, 누설 자체가 될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부당 수정 지시에 대해서도 "서울행정법원(검찰총장 징계 취소소송 1심)에서도 판사 사찰 문건 전달 행위가 직권남용으로 인정이 될 여지가 있다는 취지로 판단했다"면서 "설사 수정 지시를 했다 하더라도 오히려 지시 내용이 정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장검사는 "전부 다 비위 사실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면서 "부당한 보복징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선 중인 이성윤도 행정소송 예고 "계속 싸울 수 있게 도와달라"
 
지난달 14일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리는 경기도 과천정부청사 법무부 앞에서 "자신은 어떤 핍박과 고난이 닥치더라도 잘못을 바로잡고자 하는 노력을 멈출 수 없다"며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리는 경기도 과천정부청사 법무부 앞에서 "자신은 어떤 핍박과 고난이 닥치더라도 잘못을 바로잡고자 하는 노력을 멈출 수 없다"며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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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날인 3일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도 자신에 대한 해임 징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에 영입 인재로 들어가 전주을 후보 경선을 치르고 있는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내용과 절차 모두 부당한 정치적 해임 처분"이라며 "반드시 행정소송으로 다툴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윤석열사단은 하나회'라고 비판하고, 조국 전 장관과 교류하며, 검찰을 모욕했기 때문에 해임한다고 한다"면서 "이것은 윤석열 사단을 위한, 윤석열 사단에 의한, 윤석열 사단의 처분"이라며 "윤석열 정권과 계속 싸울 수 있도록 도와달라"라고 호소했다.

태그:#박은정, #이성윤,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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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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