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에서 '학력'이란 대체 어떤 의미일까. 과시의 수단? 출세의 방편? 혹은, 자기방어 기제? 전 동국대 교수 신정아의 학력위조 파문으로 시작된 유명인들의 허위학력 의혹이 8월 넷째 주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이번 주에는 방송인 최화정과 김승연의 허위학력 의혹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톡톡 튀는 발랄한 진행으로 인기 라디오 DJ로 자리매김한
최화정은 '상명대 미술교육과 졸업'으로 알려진 학력이 허위임이 밝혀져 물의를 빚었다. 이 사건으로 최화정은 방송을 통해 눈물 섞인 사과의 말을 청취자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수십 년간 거짓말로 사람들을 속여왔으니 속죄하는 차원에서 라디오 진행을 그만 두라"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 역시 학벌만능의 한국사회가 만들어낸 희생자"라는 동정여론도 있었다. 어쨌든 터져 나오는 학력위조 파동마다 핫 이슈가 되는 걸 보면 한국이 학벌중심의 사회인 것은 분명한 모양이다.
8월 29일 SBS에서 방송된 '뉴스추적'도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른바 '얼짱 최지나'로 불리던 열 일곱 소녀가 친구에게 일상적으로 매매춘을 강요하고 돈을 강탈해 갔다는 이야기는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특히, 그렇게 빼앗은 돈으로 고급 옷과 액세서리 등을 구입하고, 성매매를 거부하는 친구를 폭행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고양이의 배설물까지 먹였다는 보도는 '예쁜 얼굴'이 곧 권력이 되는 '얼짱 숭배풍조'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반성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효리도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의 정점에 올랐다. 그녀가 최근 촬영한 '비달 사순' 샴푸광고의 선정성이 논란이 된 것이다. 일부 네티즌은 그 광고에서 오가는 대화를 문제 삼아 "화면을 보지 않고 들으면 야동(야한 동영상) 수준"이라며 세련되지 못한 성적소구를 조롱했다.
8월 31일엔 백두산에 출몰했다는 괴생명체가 네티즌들을 흥분에 빠뜨렸다. 중국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이 괴물(?)은 백두산 천지를 10여분간 유유히 헤엄치다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한다. 이를 목격한 관광객만도 100여명.
하지만, 상당수 네티즌들은 "조작이다" "착시에 의한 것이다" "중국언론의 과장"이라며 '백두산괴물'의 진실성에 의심을 보냈다. 사실 백두산 천지에 괴물이 출현했다는 중국언론의 보도는 이미 여러 차례 있었으나, 그 사실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된 바가 없다.
아나운서와 탤런트, 뮤지컬 배우의 결혼소식에도 네티즌들은 '반짝 관심'을 보였다. 차분하고 신뢰감 있는 진행으로 인지도가 높은 KBS 아나운서 윤인구가 오는 10월에 8살 연하의 플로리스트와 결혼한다는 뉴스, 탤런트 추상미와 뮤지컬 배우 이석준이 4년 열애 끝에 화촉을 밝힌다는 소식 등을 전한 기사엔 축하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이외에도 일본에서 활동을 재개한 탤런트 겸 가수 박용하의 성형의혹, 미남 축구스타 카카가 유럽축구연맹 선정 '올해의 선수'에 뽑혔다는 소식, '라이언 킹' 이동국의 데뷔골, 모델 출신 탤런트 여욱환의 택시기사 폭행, 참혹한 교통사고 장면을 여과 없이 내보낸 '교대역 교통사고' 뉴스 등이 8월 넷째 주 인터넷을 장식한 화제의 기사였다.
지루했던 폭염이 걷히고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는 느낌이 완연한 8월 31일엔 부산에 사는 한 할머니가 말벌에 쏘일 위험에 처한 손자와 손녀를 구하러 나섰다가 숨졌다는 슬픈 소식이 네티즌들의 안타까움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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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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