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과 날줄로 읽는 중국사와 세계사

등록 2007.09.06 12:04수정 2007.09.0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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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는 부모님의 눈을 피하여 숨어서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요즘은 만화가 교육용으로 많이 나와 부모님들도 만화를 아이들에게 많이 사주지만 옛날에 만화책이 눈에 뛰는 순간 만화책은 갈갈이 찢기고, 회초리는 장딴지에 불을 뿜었다. 어쩌면 만화보는 재미는 옛날이 더 나은 것 같다.
 세계사와 함께 읽는 중국사 대장정
세계사와 함께 읽는 중국사 대장정궁리
만화를 손에 놓은지 오래되었는데 '래리 고닉'의 <세계에서 가장 재미있는 세계사>를 읽고나서부터 만화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한 번 접하기 시작하자 만화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변영우의 <세계사와 함께 읽는 중국사 대장정 1.2.3>를 읽었다. 변영우는 중국사 전공이 아니라 철학이다.

중국의 시대별 주요 인물과 정치, 사회, 문화를 씨줄로 삼고, 같은 시대 세계사를 엮어간 인물과 사건을 날줄로 삼아 중국사와 세계사가 동떨어진 역사가 아니라 시대는 같았지만 살아가는 공간이 달랐던 인간의 역사를 재미 있게 그리고 있다.


유행이 되어버린 교양, 학습만화 시리즈 중 하나로 여길 수 있다. 변영우 자신도 '교양만화'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교양이란 의미속에 가르치려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 약간 부담스럽지만 <중국사 대장정>을 읽고 가면 만화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교양과 흥미가 함께 하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필력과 스케치 능력은 만화라는 공간을 통하여 중국의 정치와 인물, 문화와 세계사를 동시에 만날 수 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공부는 통합적인 사고를 하는데 부족하다. 역사를 공부함에 있어서 로마는 로마의 역사, 영국은 영국의 역사만을 공부하지 동시대 로마사와 영국사를 보는 통찰력을 가르치지 않는다. <중국사 대장정>은 앞에서 설명한대로 중국사를 씨줄 삼아 같은 시대 세계사를 날줄로 엮었다. 이것은 흥미로운 접근이지만 흥미가 세계사를 읽는 통찰력을 가지게 한다.

만화 속으로 들어가보자.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제' 시대는 BC 221년이다. 천하를 통일한 최초의 황제이다.

"그는 군현제를 실시, 도량형, 문자, 화폐를 통일하였다. 함양을 중심으로 도로를 건설하였다. BC218년에는 그를 노린 암살사건이 있었다. 214에는 만라장성을 건설, 213년에는 그 유명한 분서, 212년에는 갱유가 있었다."(<중국사대장정 1권> 27쪽>

이 중국의 씨줄과 연결되는 세계사의 날줄은 어떤 사건과 연결될까? 2차 포에니 전쟁이다.
"에스파냐 총독이었던 한니발은 세력 확장을 위하여 로마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 한니발 군대를 막기 위하여 로마로 통하여는 유일한 관문인 마실리아에 로마군은 집결하지만 한니발은 허를 찔러 피레네 산맥으로 우회한다. 그리고 BC216년 로마는 칸나이 벌판에서 숙명의 대결을 벌인다. 한니발의 승리, 하지만 그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로마를 전멸시키지 않고 그리스, 마케도냐와 동맹을 맺는다. 왜 그는 로마의 숨통을 힘으로 끊지 않았을까? 그 사이 로마는 카르타고로 진격한다. 로마의 승리였다. 한니발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중국사 대장정 1권 39쪽>)


진시황제와 포에니 전쟁을 통하여 알 수 있는 것은 세계사 어디를 보더라도 '전쟁'은 항상 있었고, 한 번의 오판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알게 한다. 역사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개인의 자질과 능력도 필요하지만 하늘의 뜻이 그에게 임해야 한다. 또한 역사의 주인공은 피를 부른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된다.

만화이기에 흥미로 <세계사와 함께 읽는 중국사 대장정>을 접하지만 3권을 다 읽고나서 중국사를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중국사를 바탕으로 세계사를 읽는 눈을 가지게 된다. 역사란 일어난 사건의 순서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통시적 능력을 가지게 한다. 대학입학용 역사에만 매물된 역사와 세계사가 얼마나 역사를 왜곡시켰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변영우의 <세계사와 함께 읽는 중국사 대장정>을 통하여 통시적인 역사 공부를 하면 좋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변영우도 세계사를 서양사에 제한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사는 로마와 유럽, 미국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 서남, 동남 아시아도 있다. 이런 면에서 래리 고닉의 <세상에서 가장 재미 있는 세계사>보다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좋은 만화책이니 한 번 읽어보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세계사와 함께 읽는 중국사 대장정 ㅣ변영우 글 ㅣ그림 ㅣ 궁리


덧붙이는 글 세계사와 함께 읽는 중국사 대장정 ㅣ변영우 글 ㅣ그림 ㅣ 궁리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세계사 1~5 세트 - 전5권

래리 고닉 글.그림, 이희재 옮김,
궁리, 2010


세계사와 함께 읽는 중국사 대장정 1 - 중국의 기원부터 춘추전국시대까지

변영우 글 그림,
궁리, 2006


#세계사 #만화 #중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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