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 번개 모임에서 건배 제의를 하고 있는 문국현 후보.
장승현
인터넷을 달구는 이른바 '문국현 현상'이 대전에서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9일 대전 카이스트 정문술관에는 문국현 후보의 강연회가 열렸다. 이 강연회에는 카이스트의 연구원들, 사회단체 회원, 문국현 후보의 지지자 등 300여명이 몰렸다. 강연 이후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대전시 만년동 호프집 '쉬었다가리'에서 문함대(문국현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번개 호프모임이 열리기도 했다.
문국현 후보도 직접 참석한 뒷풀이에는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모였다. 기존의 범여권 후보인 이해찬 후보의 모임이 주로 정치권에 있던 민주화운동 세력들이 대부분이라고 하면, 문국현 후보 초청 강연회에 모인 사람들은 시민사회 단체나 순수한 네티즌들이 대부분이어서 신선함을 느낄수 있었다. 각자 다른 공간에서 활동하는 평범한 시민들이 문국현씨에게 거는 기대는 어느 정도일까. 참석자들을 만나봤다.
사회단체 활동을 하는 A씨는 "대전지역의 대선후보 지지 현황을 보면 기존에 있던 노사모나 민주화운동 세력들이 복잡한 형태로 분포되어 있다"고 전했다. 기존의 민주화운동 세력들은 대부분 이해찬 캠프에 속해 있지만, 노사모나 네티즌들은 유시민 후보와 한명숙 후보쪽에도 나뉘어져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문국현 후보쪽으로 쏠림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민주화운동 세력이 이해찬 후보와 문국현 후보 사이에 교집합 형태로 머물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따라서 이해찬 후보 등과 문국현 후보가 서로 상생해 가며 함께 지지율이 높아져 서로 이명박 후보의 대항마로서 커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해찬 후보와 문국현 후보가 서로 반목할 게 아니라 건전한 경쟁을 통해 나중에는 후보단일화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문국현 후보가 말해왔듯, "각각의 당이 합당할 필요는 없고 대선까지 문국현 후보의 신선한 이미지의 정당이 새롭게 태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화운동을 해왔던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냉정하게 따져 보아 문국현 후보는 민주화운동 세력이 아니고 재벌을 운영했던 건전한 CEO에 지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가 전한 말 속에는 민주화운동을 해왔던 사람들이 원칙을 지키지 못한데 대한 안타까움이 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