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발단속 때문에 자퇴" 파장 일 듯

광주 한 부모, 시교육청 홈페이지에 성토

등록 2007.09.10 17:57수정 2007.09.1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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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교사라고 밝힌 한 여성이 '학교의 지나친 두발 규정 때문에 자식을 자퇴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의 게시물을 광주광역시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려 파장이 일 것을 보인다.

박아무개(실명 게시글)씨는 9일 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에 '학교자퇴유발한 두발 규정 반드시 학생참여케 해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두발 규제에 대해 비판했다.

박씨는 게시글을 통해 "교육부에서는 학생이 참여한 두발 규정을 권고하지만 학교장 재량이라는 단서 때문인지 학생의 통제 수단으로 용이해선 지 실제로 그런 절차를 거친 학교는 뉴스에서나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학교가 보다 현실적이고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의견이나 실질적인 참여방식을 마련해 규정을 정해 달라"며 "강제로 정한 규정이나 단속에 아이들은 불만을 갖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충남교육청의 사례를 언급하며 "학생들의 복장 및 두발 규정은 학생 자치회 의견을 수렴하여 스스로 정한 약속을 스스로 이행해 부작용을 줄일 수 있게 적극 추진해 주세요"라고 호소했다.

박씨는 '자퇴서를 제출하며'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해당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글의 일부를 함께 올렸다.

그는 자퇴에 대해 "더 이상 설득할 수도 없었다"면서 "내 아이도 사실은 두발 규정 때문에 학교를 기피하게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신도 교사라고 밝히고 "학기 초나 방학이 끝나고 나면 학생들의 머리를 사생결단의 의지로 단속하느라 교사는 60년대 장발 단속하는 허접한 경찰 꼬라지가 되고 만다"며 "많은 교사는 불필요한 단속에 의한 학생들과의 괴리로 고심하거나 모른척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자녀의 자퇴의사 표시에 "'그래 오래 참았다', '그래 그만 다니자'"라고 말했다고 소개하고 "이것은 허락이 아니라 허탈하고 부끄러운 포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에 근무하는 엄마라는 사람이 포기를 가르치고 말았다. 절반은 나의 잘못이고 절반은 학교의 잘못"이라며 "절반의 책임은 학교에 묻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광주 S중학교 한 교사가 두발 자유를 주장하는 학생을 체벌하며 "강제 전학시키겠다"고 협박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청소년인권단체 아수나로는 지난달 31일부터 S중학교 앞에서 두발 자유와 체벌금지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편 박씨는 두발 규제와 관련 자신의 자녀가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해당 학교가 어디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앞서 국가인권위에서는 지난 2005년 두발 규제와 관련 "두발 단속시 규정을 어긴 학생에 대하여 교사가 강제로 학생의 머리를 자르거나 여학생의 머리를 묶지 못하게 획일적으로 규정한 학교생활규정은 학생의 인격권 및 행복추구권상의 자기결정권,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권의 침해"라고 밝힌 바 있다.

광주 S중학교 학생 55% "두발 단속 체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가 광주 S중학교 학생 10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최근 두발 규제를 당한 적이 있으냐'는 질문에 87명(78.9%)가 "있다"고 답했다. 반면 22명(21.1%)는 "없다"고 답했다.

두발 규제를 당했다고 답한 학생 중 56명이 체벌, 45명이 강제이발, 훈계 18명 순으로 답했다(복수응답). '두발 규제가 수업권을 방해한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 49명이 "매우그렇다", 26명이 "그렇다", 11명이 "아니다", 3명은 "매우 아니다", 무응답은 20명으로 조사됐다.

'최근 체벌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70%인 77명이 "있다"고 답했다. 제재 방법은 매로 때리거나 손·발 등을 이용한 체벌(뺨, 뒤통수), 강제이발 등으로 조사됐다.

'학교에서 인권이 보장되고 있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 '학교 내 인권 보장은 잘 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60명이 "매우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33명이 "아니다"라고 답해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해당 학교에서는 "정문으로 나간 학생들은 두발 규제, 체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이 설문에 응한 것으로 그 결과를 응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3일 오후 S중학교 정문 앞에서 45여 분 동안 이뤄졌으며, 총 응답자 수는 전체 학생의 10% 여에 해당하는 109명이다.
#두발규제 #강제이발 #광주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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