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언론, 이제 소모적 논쟁은 그만하자"

언론개혁시민연대, 취재시스템 개편 관련해 정부와 언론에 사실상 중재안 제시

등록 2007.09.12 08:09수정 2007.09.1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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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언론개혁시민연대는 11일 오전 한국언론회관에서 '취재시스템 개편에 관한 입장'을 발표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11일 오전 한국언론회관에서 '취재시스템 개편에 관한 입장'을 발표했다 ⓒ 오마이뉴스 이경태

언론개혁시민연대는 11일 오전 한국언론회관에서 '취재시스템 개편에 관한 입장'을 발표했다 ⓒ 오마이뉴스 이경태

 

언론개혁시민연대(이하 언론연대)는 11일 오전 한국언론회관에서 '취재시스템 개편에 관한 언론연대의 입장'을 발표했다.

 

언론연대는 기자협회, 언론노조 등 4개 현업 언론단체와 연대해 지난 8월 27일 총회를 열고 '취재시스템개편특위'를 구성해 논의해왔다.

 

양문석 언론연대 집행위원은 "몇 달간 지속된 이 논쟁으로 인해 정부와 언론의 관계가 마찰을 넘어 적대적으로까지 변했다"며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현재 이 같은 상황은 정보의 유통과정이 왜곡되는 등 오히려 국민들이 피해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취재 자유 제한하는 독소조항은 폐지돼야

 

a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이 세종로 정부합동청사 브리핑실에서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설명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이 세종로 정부합동청사 브리핑실에서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설명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이 세종로 정부합동청사 브리핑실에서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설명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언론연대는 취재시스템 개편에 대해 3대 기본원칙을 세웠다. ▲ 합의에 따른 정보공개법 개정 ▲논의체 구성 통한 내부고발자 보호방안 ▲브리핑 내실화 ▲ 전자브리핑 활성화를 제기했다.

 

그러나 취재 자유를 제한하는 독소조항을 분명히 지적하며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공무원과 면담 시 사전에 정책홍보담당부서와 협의를 거치고 정해진 장소에서 대면 취재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설사 취재지원이 목적이라 할지라도 통제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마땅히 폐기되어야 할 것을 요구했다.

 

또 정부가 엠바고 파기에 따른 불이익을 줄 수 있도록 한 조항도 엠바고 문제는 담당기자들과 사안마다 협의하여 운영하는 것이 옳다며 언론자유를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독소조항으로 지적했다.

 

그리고 홍보처 등록기자제, 출입증 전자 칩 부착 등 역시 취재 통제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폐지하고 청사 출입 시 별도의 확인절차 없이 바로 출입증을 방문증으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다.

 

브리핑룸 및 기사송고실 통합 ... 조건부 동의

 

그러나 브리핑룸 및 기사송고실 통합 문제는 조건부로 동의했다. 대신 시행 후 분기별로 그 효과를 평가하고 개선 및 보완책을 마련할 것을 주장했다.

 

언론연대는 "이를 통해 그동안 언론학계와 언론관련 시민단체들이 주장해 온 부처별 출입기자 폐해를 없애는 데 기여할 것으로 일단 기대한다"며 "이에 앞서 정보공개법 개정안과 전자브리핑제 활성화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검찰청과 경찰청 기자실 운영에 대해서는 정부와 기자 안의 합의안을 존중하고 일선경찰서의 경우 인권침해 소지가 있기 때문에 현행대로 기자실을 유지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주류매체와 비주류매체간의 불평등은 없어져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언론연대의 입장을 정리해 발표한 양 집행위원은 "언론연대가 이 문제를 가지고 정부와 협상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현 발표의 한계를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이 입장을 정부에 공식 전달할 계획이며 지금의 소모적인 논쟁을 넘어 생산적이고 폭 깊은 논의가 진행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취재봉쇄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한 것" ... 아직 봉합되지 않은 갈등

 

a  정일용 한국기자협회 회장

정일용 한국기자협회 회장 ⓒ 오마이뉴스 이경태

정일용 한국기자협회 회장 ⓒ 오마이뉴스 이경태

한편, 자리에 함께한 각 단체 대표들은 이번 언론연대의 입장에 대해 대다수 공감했지만 일부분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 회장은 "기자의 입장에서 물리적 공간의 통합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체 간 다른 입장을 보인 것은 사실이나 이는 매체 간 갈등이 아니라 각자 다른 특성 때문에 따른 의견 차이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리적으로 양자 간 접점이 어디에 있는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우선 이 안을 통해 지금의 논쟁을 봉합시키자는 것이 아니니 계속해서 다양한 논의들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취재지원선진화방안 백지화 요구'를 위해 청와대를 방문할 예정이었던 정일용 한국기자협회 회장도 "이 자리에 나와야 하는지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다"며 복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기자실 통폐합이 취재 봉쇄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 기자들이 우려를 하고 거센 반발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만 언론연대가 그동안 언론개혁 활동을 열심히 해왔고 언론의 최대 현안에 대해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는 것에 대해서는 충정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론 #취재선진화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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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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