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암중학교 유해열 음악교사가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있다.
김한내
깔끔한 세로줄무늬 남방에 살짝 벗겨진 머리, 안경 뒤로 보이는 서글서글한 눈매가 인상적인 유해열씨는 환한 웃음으로 첫인사를 대신했다. 학창시절 음악을 못했다는 나의 말에 그는 "음악은 잘하고 못하는 게 아니라 즐기는 거죠"라며 음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유해열씨는 23년 동안 교직에 있었다. 그는 지난해 운암중학교에 부임한 이후 '행복지킴 실내악반'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음악연주에 관심 있는 학생 24명과 '평생교육 플루트반' 학부모 8명, 그리고 교사 2명이 함께하는 '행복지킴 실내악반'은 음악을 통해 행복을 나눌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간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계신 양로원, 입원환자들이 있는 병원, 정신지체 아이들이 생활하는 사회복지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지하철과 시청로비 등 학생들은 어디에서든 희망을 주는 '작은 연주회'를 할 준비가 되어있다.
학생들이 체육대회 때 아이스크림을 팔아 번 돈으로 병원에는 물티슈를 준비해가고, 양로원에는 떡을 해가기도 한다. 유해열씨는 "제가 하는 건 없다"며 "학교 공부하고, 학원 다니느라 바쁜데도 아이들이 정말 열심히 한다"고 학생들을 자랑스러워했다.
지하철역에서 연주를 하면 지나가던 시민들이 발길을 멈춰 음악에 귀 기울이고, 박수를 보낸다. 환자들은 항상 음악과 함께 오는 학생들을 반겨준다. 양로원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음악에 맞춰 민요도 부르고, 춤도 추고 흥겨워 하신다.
유해열씨는 "아이들이 기사를 본 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사람들에게 정신적 위로를 줄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좀 더 열심히 봉사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부족하지만 인터뷰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음악 봉사활동 통해 많은 것 얻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