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도장골 사람들의 한가위 축제

마을 주민들의 울력으로 만든 화합 한마당

등록 2007.09.26 11:59수정 2007.09.2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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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화순군 도암면 도장마을에서 열린 대동한마당.
25일 화순군 도암면 도장마을에서 열린 대동한마당.최연종

옛 생활도구를 비롯해 각종 농기구에서 400여년 된 고문서에 이르기까지 지금은 골동품 대접을 받은 물건이 마을 회관에 즐비하다.

그 뿐인가. 두원(斗苑) 김민자 선생의 서예작품과 옥수수 고추 마늘 호박 각종 산나물 등 마을에서 수확한 우리 농산물도 보인다.


25일 추석날 화순군 도암면 도장마을에서 열린 '2007 한가위 도장골 대동한마당'의 모습이다. 지난해 2월 설을 맞아 '도장골 사람들의 삶과 꿈'이라는 주제로 마을 사진전을 개최한 것이 옛 생활도구 전시회 등으로 확대되면서 이젠 어엿한 마을 축제로 발전한 것이다.

 윷놀이 등 전통놀이도 열렸다.
윷놀이 등 전통놀이도 열렸다.최연종

도장마을 입구 다리 난간에 걸린 만장들이 축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가 하면 플래카드에  클로즈업된 마을 주민들의 얼굴이 낯선 손님을 반긴다.

마을회관 곳곳에는 윷놀이, 널뛰기, 떡메치기 등 전통놀이가, 후미진 곳에서는 장승 깎기가 한창이다.

주민들이 다슬기 잡는 모습을 비롯해 김 메는 광경, 마을 전경 등 마을의 사계를 사진에 담은 마을 풍경 사진전도 눈에 띈다. 지난 설에는 주민들의 얼굴사진을 전시했는데 이번 추석에는 마을의 풍경사진이 전시됐다.

 400년된 분재기 등도 전시됐다.
400년된 분재기 등도 전시됐다.최연종

마을회관 입구에는 쟁기를 비롯해 써레, 도리깨 등 각종 농기구가 발길을 붙잡는다. 마을회관에는 화로, 향로, 신선로, 나무 재떨이, 물레, 석작 등 지금은 자취를 감춘 그릇들과 200여년 된 호적, 교지, 1600년대 자식들에게 재산을 나눠준 기록인 분재기(分財記)도 나왔다.


마치 작은 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도장골 대동한마당은 마을 주민들이 울력을 해서 만든 잔치다.

 마을 입구에 내 걸린 마을 주민들의 얼굴사진.
마을 입구에 내 걸린 마을 주민들의 얼굴사진.최연종

연일 계속되는 폭우에도 불구하고 옛 농기구며 그릇들을 모으고 다리 난간에 만장을 걸고 짚으로 아치를 만들었다.


김성인(49) 도암역사문화연구회장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촌에서 희망을 찾고 도시민에게는 사라져가는 우리 문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기 위해 작은 축제를 마련했다"며 "마을의 합동세배 전통에 사진 전시회와 민속놀이, 옛 생활도구 전시회를 곁들임으로써 마을 재발견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마을의 사계를 담은 마을 풍경사진전.
마을의 사계를 담은 마을 풍경사진전.최연종

이날 오후 1시 마을 농악단의 길놀이로 시작된 대동한마당은 도장 밭노래 공연, '도장마을 사람들 동영상 보기', '우리 마을 명창 뽑기' 등 다채롭게 진행됐다.

김범순(70) 도장마을 이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축제는 잊혀져 가는 우리의 옛것을 되살려 도시에서 자란 학생들에게 우리의 문화를 알게 하고 마을주민들의 화합을 다지는데 의미가 깊다"며 "행사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판일 도암면장도 "작은 마을에서 축제를 여는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내년에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마을 축제를 더욱 확대 발전시키자"고 말했다.
#화순군 도암면 #도장마을 #대동 한마당 #김성인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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