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양심수들 석방하고 평양가라"

국가보안법 피해자 가족모임, 국보법 폐지 및 양심수 석방 촉구 1인 시위 시작

등록 2007.09.27 16:13수정 2007.09.2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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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국가보안법 피해자 가족모임은 27일 오전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보법 폐지와 양심수 석방을 촉구했다

국가보안법 피해자 가족모임은 27일 오전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보법 폐지와 양심수 석방을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이경태

국가보안법 피해자 가족모임은 27일 오전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보법 폐지와 양심수 석방을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이경태

국가보안법 피해자 가족모임 10여명이 27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가족모임은 "누구보다 이번 정상회담을 기뻐하고 그 순항을 가장 간절하게 바라고 있을 사람들이 양심수와 정치 수배자의 신분으로 억압받고 있다"며 "이번 회담을 계기로 이들을 이적행위자로 몰아 탄압해온 역사를 더는 연장하지 말아야 한다"며 국가보안법 폐지와 양심수 석방을 요구했다. 

 

"국보법 잣대로는 노 대통령도 탈출·잠입죄"

 

a  시인 정설교씨가 자작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을 낭독하고 있다

시인 정설교씨가 자작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을 낭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경태

시인 정설교씨가 자작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을 낭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경태

권오헌 양심수후원회장은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으로 향하는 노무현 대통령 역시 국가보안법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오히려 7년 간 남북 정상 간의 만남을 어렵게 했던 것이 바로 국가보안법이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판문점을 넘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오면 국가보안법 상 특수목적을 가진 탈출 · 잠입 혐의로 사형까지 언도받을 수 있다. 더군다나 반국가단체로 규정된 이들에게 향응 및 편의를 제공받는다는 것도 용납되지 않는다. 노 대통령은 평양으로 가기 전에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양심수들을 석방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글과 삽화 내용이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작년 5월부터 수사를 받아온 정설교 시인도 국가보안법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지난 5월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미 1년 전부터 위반 혐의가 있어 조사를 해오고 있었다고 한다. 농민시인인 내가 한미FTA를 비판하고 민족을 이야기한 것이 국가보안법 위반인가."

 

문치웅 가족모임 간사는 "작년 10월 '일심회' 사건부터 국가보안법 사건으로 인해 구속되는 이들의 수가 늘고 있다"며 "존재해서 안될 국가보안법이 한가위에도 가족들을 또 다른 이산가족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12명이 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보안법 구속자는 641명이던 1997년 이래 줄곧 하향세를 보여 법 폐지 논쟁이 한창이던 2005년 18명으로 감소한 뒤 지난해 22명으로 다시 조금씩 느는 추세다.

 

국보법 위반 혐의자 12명, 구속자 22명

a  사진작가 이시우씨가 27일 오전 11시 30분 청와대 앞에서 국보법 폐지와 양심수 석방을 위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작가 이시우씨가 27일 오전 11시 30분 청와대 앞에서 국보법 폐지와 양심수 석방을 위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경태

사진작가 이시우씨가 27일 오전 11시 30분 청와대 앞에서 국보법 폐지와 양심수 석방을 위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경태

 

이날 '일심회'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10여명의 수감자들도 공동성명문을 보내왔다.

 

이들은 "일방적인 선악의 잣대로 같기를 강요하는 제국주의적 시각의 시대는 종말을 고했다"며 "제국주의적 시각 중 하나인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이 아닌 무덤 속에 집어넣는 것이야말로 민족적 임무"라고 단언했다.

 

또 "인정하고 존중해야 할 통일의 한 주체를 없애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대립과 갈등을 강요하는 국가보안법은 결코 평화, 통일과는 양립할 수 없다"며 "우리는 반드시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키고 자주와 통일의 시대를 넘어 존엄한 인류평등과 평화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민족의 하나됨에 앞장 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과 함께 수감되어 있다 지난 14일 보석으로 석방된 사진작가 이시우(40)씨는 이들의 성명서를 낭독한 후 청와대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와 양심수 석방을 위한 1인 시위에 나섰다.

 

이씨는 "나온 뒤에도 도청당하는 것 같고 미행하는 것도 몇 번 확인돼 석방됐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며 "좀 더 큰 감옥에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은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국가, 우리 민족 전체의 갑갑함, 어느 순간에 잊고 살 땐 모르지만 문제가 닥쳤을 때 갑갑하고 답답한 짐"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모든 실천을 해야겠다"고 덧붙였다.

 

국가보안법 피해자 가족모임의 1인 시위는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는 10월 2일 전까지 청와대 앞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마지막 날인 10월 1일에는 가족모임의 요구를 담은 서한을 청와대에 직접 전달한다.

2007.09.27 16:13ⓒ 2007 OhmyNews
#국가보안법 #남북정상회담 #이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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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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