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대 계곡물과 불과 30m 위쪽 지점에서 정화되지 않은 분뇨 침출수가 그대로 흘러들고 있다.
오마이뉴스 심규상
무주 구천동 계곡에 두 달 가까이 정화되지 않은 분뇨 침출수가 그대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문제의 화장실을 관리하는 곳은 구천동 국립공원관리공단이다.
추석인 지난 25일 무주 구천동 계곡인 무주군 설천면 두길리 수성대(水城臺)로 차를 몰았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관리하는 화장실 분뇨가 그대로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제보를 접한 때문이다. 이날 오후 찾은 수성대는 구천동 3대 경승지답게 비경을 뽐내고 있었다.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망국의 비분을 참지 못해 자결한 구한말 학자 연제 송병선이 지은 서벽정(기념물 제80호) 바로 아래에 문제의 화장실이 자리잡고 있었다.
화장실에는 좌변기 14개와 소변기 5개가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화장실 아래쪽에 설치된 분뇨정화시설에서 바람을 타고 특유의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렸다. 분뇨를 정화하는 시설은 전원이 꺼진 채 작동을 하지 않고 있었다.
가동상태를 알리는 센서도 먼지가 쌓인 채 꺼져 있었다. 수성대 계곡물과 불과 20~30m 떨어진 곳에 설치된 방류구도 역한 냄새를 토해냈다. 정화조 뚜껑을 열자 정화처리되지 않은 분뇨 등 오염물이 가득 쌓여 있었다.
인근의 한 주민은 "8월 초 부터 현재까지 두 달 가까이 정화시설이 작동을 멈춘 상태"라며 "정화되지 않은 오염된 물이 그대로 구천동 계곡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서철인 8월에만 하루 수 백명의 관광객이 몰려 화장실을 이용했다"며 "많은 양의 오염된 물이 그대로 계곡으로 흘러 들어 갔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